현대 사진의 트렌드요? 제가 현대사진을 이야기하고 그 트렌드를 따라가자고 하는 것이라고요? 아닙니다. 저는 현대 사진의 트렌드를 따라 가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서 요즘 젊은 세대에게 새롭게 유행하는 필름 카메라로 돌아 가자는 말도 아닙니다.
물론 제가 추구하는 사진 스타일은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제 스타일이고, 그것을 여러분들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들은 지금까지 쌓아 오신 사진의 길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요즘 스트릿 포토가 유행하고, 스마트폰 사진이 대세를 이루며, 미니멀리즘과 추상사진이 트렌드라고 하더라도, 소위 살롱사진이라고 하는 고전적인 풍경사진이나 인물, 정물 등의 사진은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다만 1980년대 이후의 현대 사진이 사진시장에서 거래량이 320% 정도 증가하면서 그 가치를 새롭게 인정받고 있는 것입니다.
고전적인 사진 교육이, 사진기술과 암실 작업, 그리고 구도와 조명 이론 등에 집중되었다면, 현대사진은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사회적인 변화, 사진예술의 다양한 확장 등이 사진교육의 새로운 접근 방식을 원하는 것 뿐입니다.
저는 그래서 ‘내 사진을 바꾸는’ 사진 수업에 필요한 부분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다양한 특수 효과를 사용한다든지, 포토샵으로 내가 원하는 사진을 만들 수 있습니다. 물론 그런 사진도 사진예술의 한 분야입니다.
하지만 저는 항상 말씀 드리듯이 ‘기본에 충실하자’입니다.
1. 사진가라면 당연히 알아야 할 사진술에 대한 것,
2. 구도를 확장하는 사진디자인에 대한 것,
3. 내 사진의 의미를 담아내는 상징성과 기호에 관한 것,
4. 내 사진에 깊이를 더해주는 인문학 공부,
이런 모든 기본 말입니다. 이 모든 것들에 대한 ‘학습과 생각’이 내 사진을 바꾸고 창의적으로 만들어갑니다.
사진은 당연히 메이킹 입니다. 놓여진 현상 그대로를 재현 하는 것이 아니란 말이죠. 다들 이 말은 잘 알고 계시면서도, 우리는 또 다시 어느 시기가 다가오면, 그 어느해인가 촬영했던 그 장소, 그 앵글로, 누구나 담아내는 현상을 재현합니다. 물론 이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나쁜 사진은 하나도 없으니까요.
단지 이제는 내 사진이 다양성을 가지고,
내가 정말로 원하는 사진이 무엇인지,
나는 어떤 주제와 방향을 가지고 갈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할 때가 되지 않았는가 하는 것입니다.
나는 사람들하고 어울려서 아름다운 풍경이나 촬영하는 게 좋다면 그것도 내 사진의 주제입니다. 그 주제가 장노출일 수도 있고, 접사일 수도 있고, 별 궤적일 수도 있으며, 멀리 해외로 나가는 이국적인 풍경일 수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을 포함하고, 이제는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사진이 무엇인지도 고민하고 방향을 찾아보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길에 제가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고요.
이 새벽 DM을 받고서 괜시리 말이 길어졌습니다. 편안한 밤 되시고 활기찬 아침들 맞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