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언어산책 Feb 08. 2021

만약의 세계 : 선택이 가져올 결과가 나를 삼키려할 때

글, 그림 요시타케 신스케 <만약의 세계>, 주니어 김영사.

만약(if)
이라는 단어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일순간에 뒤바꾸기도 합니다.


요시타케 신스케는 길지 않은 메시지를 통해 ‘생각하는 것’에 대한 여러 질문을 던지고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작가입니다. <만약의 세계>도 무심하게 툭툭 간결하게 뱉어놓은 말들이 이어지지만 “그래서 너는 어떤 만약의 세계를 꿈꾸고 싶니?”  라는 단단한 질문을 제게 던졌습니다.


누구에게나 ‘만약’이라는 말로 붙잡고 싶은 순간과 사람들이 있을 겁니다.


만약 내가 그 때 그 일을 했더라면,

만약 내곁에 그 사람이 있다면,

만약 그때 그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이미 지나간 일이고, 그런 지나간 것들에 대해 꼬리를 물기보다는 지금을 잘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렇게 생각을 정돈하며 매일을 사는 이들에게 이 책은 이상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만약의 세계는 우리가 살고 있는 매일의 세계가 아닌 내 마음 속에 있는 또 다른 세계라고. 이제 그곳으로 가 보자고.


우리가 살고 있는 매일도 결국은 누군가가 소망한 ‘만약이 이루어진 세계’라는 생각이 드니, 다시금 내 앞의 풍경들을 보게 됩니다. 내가 살고 있는 오늘은 많은 이들이 ‘만약’이란 아이디어를 가지고 발명해낸 것들로 둘러싸여 있고, 누군가의 ‘만약’은 이야기가 되고 예술이 되어 문화를 변화시키고 있으며, 어떤 이의 ‘만약’이라는 용기로 인해 지금도 사랑은 시작되고 있겠지요.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과거에 이런 것을 해뒀더라면, 이라는 후회가 섞인 가정법 대신에 나의 현재에 소소한 만약들을 불어넣어 미래를 재미있게 만들어보자고 말입니다.


만약 내가 다시 외국어 공부를 시작한다면,

만약 엄마와 내가 미뤄두었던 여행을 떠나본다면,

만약 오늘부터 30분씩 근력운동을 해 나간다면,

만약 올해에 100권의 책을 읽는다면!


우리는 10초 후에 일어날 일도 알 수 없는 인생을 살고 있지만, 적어도 현재의 나는 미래를 향해, 꿈을 향해 계속해서 신호를 보내고 소통할 수 있는 놀라운 하루를 가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10초 뒤의 일이, 24시간 후의 일이, 한달 뒤, 일년 뒤의 시간들이 기다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은 사람의 작은 지혜로는 알 수도 없고 가질 수도 없는 신의 영역이지만, 인간을 사랑하기에 내어준 신의 선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 차근히 그 비밀스런 선물을 풀어나가며 누리고 관리해내는 힘을 길러야겠습니다.


매일을 살되, 일상에 압도당하지 않으며, 꿈을 꾸되, 꿈이 현실을 잡아먹지 않도록. 뒤뚱거리고 서성거리겠으나 곧게 걸어나가려고 하는 걸음들의 길에 마음이 쉬어갈 수 있는 꽃도 피어 있기를.

매거진의 이전글 너와 함께 : 이별해야 할 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