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나는 왜 그렇게 물냉면을 먹기 위해 헤매었은지를 생각해봅니다.
여러 이유야 있겠죠.
찾아보고 생각해볼만한 그럴싸한 이유야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유를 나에게로만 향해보지 않아 봅니다.
어쩌면 이제 막 문을 연 어느 식당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서
혼자 밥 먹을 마땅한 식당을 찾는 누군가에게 텅 비지 않은 공간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
재고가 소진 되어야 하는 어느 공장을 위해서
어떤 이유가 있을지는 알 수 없겠지요.
그저 의미 부여를 하고 싶은 욕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사소한 행동과 발걸음이 나비의 날개짓 같은 파장을 일으키며 우리 모두는 연결되어 있음을 떠올려봅니다.
나에게 일어난 어떠한 일이 낭패스러울 때에는 더더욱 우주의 선한 의도를 떠올려보며 조금은 나를 달래 봅니다.
부주의하게 주차된 남의 차를 긁었을 때
나를 위로하기 위한 이기적인 이유에서
누군가에게 급하게 필요한 돈이 있었나 하고
나에게서 나와 차주에게 흘러갈 돈의 이유를
그럴 싸하게 생각해봅니다.
어쩌면 우주의 선한 의도가 없는 일일지도 모르지만
그저 내 마음 편하려고 그렇게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