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발견, 타라 웨스트오버 (2020)
작가인 타라 웨스트오버가 폭력이 가득하고 문명에서 고립된 가족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확장하는 이야기다. 엄청 두껍다. 에세이라고 하기엔 너무 두꺼운 책이다. 한 사람의 인생을 담았기에 당연히 두꺼울 수밖에 없겠지만, 선뜻 구매하긴 어려운 책이다. 그런데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 그리고 쉽게 아주 빠르게 읽힌다.
원제는 Educated. 교육을 통해서 한 사람의 세상이 얼마나 확장될 수 있는지. 게다가 교육받지 못한 자는 얼마나 본인과 타인의 삶을 틀 안에 가둘 수 있는지. 교육의 부재와 교육의 존재 그 양면 모두를 볼 수 있다. 책의 내용은 소설이라고 해도 될 만큼 끔찍하기도 하고 감동적이기도 하다. 이 모든 게 실화라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타라 웨스트오버는 미국 모몬(Mormon) 교 가정에서 태어났다. 공교육을 거부하는 아버지 탓에 학교에 가지 못했고 약초의 힘을 믿는 어머니 밑에서 병원에 가지 못하고 자랐다. 나와 동시대에 일어난 일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문명을 거부하는 삶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교육을 통해 생각을 넓히고 결국 박사 학위까지 받게 된다. 공교육조차 제 때에 받지 못했는데도 말이다.
난 교육의 힘을 믿는다. 책과 배움을 통해서 내가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지 스스로 경험했기 때문이다. 밀란 쿤데라의 무의미의 축제에서 나오듯, 우리 모두는 이 삶을 선택하지 않았다. 생명을 부여받게 된 사람들이 모여 이런 엄청난 세상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건 모두가 교육을 통해 성장했기 때문이다. 교육은 단순히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목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매일 똑같은 하루일지라도 내가 그 안에서 무언가를 배운다면 그것이 인생이 주는 가르침이고 교육이다.
고등학교 때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내가 너무 작아진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모르는 게 너무 많아서였다. 지식이 쌓이면 쌓일수록 내가 채우지 못한 결핍이 더 커 보였다. 교육은 자신감을 잃게도 하고 의기양양하게 만들기도 한다. 배움 앞에 항상 감사와 겸손이 필요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타라 웨스트오버가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교육에 눈을 떴을 때 만약 의기소침해졌다면 어땠을까. 과연 장학금을 받고 유학을 갈 수 있었을까?
인간은 스스로의 상상보다 더 커질 수 없다고 한다. 교육은 그 상상의 범주를 넓혀주는 도구 아닐까? 더 현명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생각, 세상에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다는 생각, 지금의 삶보다 한 단계 더 나아진 삶을 그릴 수 있다는 생각. 교육을 통해 사고를 넓히고, 영감 있는 행동을 통해 삶을 조금씩 조금씩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