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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재소녀 Feb 18. 2021

성장의 도구


배움의 발견, 타라 웨스트오버 (2020)


작가인 타라 웨스트오버가 폭력이 가득하고 문명에서 고립된 가족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확장하는 이야기다. 엄청 두껍다. 에세이라고 하기엔 너무 두꺼운 책이다. 한 사람의 인생을 담았기에 당연히 두꺼울 수밖에 없겠지만, 선뜻 구매하긴 어려운 책이다. 그런데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 그리고 쉽게 아주 빠르게 읽힌다.


원제는 Educated. 교육을 통해서 한 사람의 세상이 얼마나 확장될 수 있는지. 게다가 교육받지 못한 자는 얼마나 본인과 타인의 삶을 틀 안에 가둘 수 있는지. 교육의 부재와 교육의 존재 그 양면 모두를 볼 수 있다. 책의 내용은 소설이라고 해도 될 만큼 끔찍하기도 하고 감동적이기도 하다. 이 모든 게 실화라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타라 웨스트오버는 미국 모몬(Mormon) 교 가정에서 태어났다. 공교육을 거부하는 아버지 탓에 학교에 가지 못했고 약초의 힘을 믿는 어머니 밑에서 병원에 가지 못하고 자랐다. 나와 동시대에 일어난 일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문명을 거부하는 삶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교육을 통해 생각을 넓히고 결국 박사 학위까지 받게 된다. 공교육조차 제 때에 받지 못했는데도 말이다.


난 교육의 힘을 믿는다. 책과 배움을 통해서 내가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지 스스로 경험했기 때문이다. 밀란 쿤데라의 무의미의 축제에서 나오듯, 우리 모두는 이 삶을 선택하지 않았다. 생명을 부여받게 된 사람들이 모여 이런 엄청난 세상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건 모두가 교육을 통해 성장했기 때문이다. 교육은 단순히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목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매일 똑같은 하루일지라도 내가 그 안에서 무언가를 배운다면 그것이 인생이 주는 가르침이고 교육이다. 


고등학교 때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내가 너무 작아진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모르는 게 너무 많아서였다. 지식이 쌓이면 쌓일수록 내가 채우지 못한 결핍이 더 커 보였다. 교육은 자신감을 잃게도 하고 의기양양하게 만들기도 한다. 배움 앞에 항상 감사와 겸손이 필요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타라 웨스트오버가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교육에 눈을 떴을 때 만약 의기소침해졌다면 어땠을까. 과연 장학금을 받고 유학을 갈 수 있었을까?


인간은 스스로의 상상보다 더 커질 수 없다고 한다. 교육은 그 상상의 범주를 넓혀주는 도구 아닐까? 더 현명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생각, 세상에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다는 생각, 지금의 삶보다 한 단계 더 나아진 삶을 그릴 수 있다는 생각. 교육을 통해 사고를 넓히고, 영감 있는 행동을 통해 삶을 조금씩 조금씩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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