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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재소녀 Sep 23. 2021

백신 접종 후 심장 통증

구체적인 병명을 진단받은 적은 없지만 심장이 좋지 않다. 10대 때 스트레스를 받거나 시험의 긴장감이 극에 달하면 심장이 평소보다 아주 빠르게 뛰었다. 어찌나 빨리 뛰는지 누워있으면 몸이 흔들릴 정도였다. 정확한 진단을 받으려면 심장이 그렇게 뛸 때 병원에 가야 한다는데, 누워서 쉬면 보통 제자리로 돌아와 병원에 가본 적은 없다. 증상을 설명했을 때 부정맥이라는 이야기만 들었을 뿐 정확한 병명은 모른다. 


화이자 백신이 심장에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맞기 전부터 조금 불안했다. 오후 두 시 반에 백신을 맞고 15분 동안 대기하는 중에 속이 메스꺼워졌다. 멀미하는 느낌과는 달랐다. 다행히 그 증상은 15분 후에 사라졌고 주사 맞은 부위의 통증과 뜨끈함 외에는 괜찮았다. 백신 접종 한 시간 후에는 갑자기 졸음이 쏟아졌다. 피곤한 느낌이라기보다는 낮의 노곤함이었다. 


다행히 발열 증상은 없었다. 24시간 내내 근육통 외에는 별다른 부작용이 없었다. 다들 로봇 팔이 된다더니 다음날 아침부터 팔이 어깨 위로 올라가지 않았다. 재택근무를 신청했기에 망정이지 회사에 갔으면 책상에 팔도 올리지 못할 뻔했다. 머리를 감을 때도 고개를 왼쪽으로 숙이고 감아야 했다.


열도 나지 않았고 근육통도 견딜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심장 통증은 6일간 지속되었다. 백신을 맞은 날에도, 이튿날에도 심장이 빨리 뛰기 직전 여진 같은 쿵, 하는 느낌과 압박감이 자주 들었다. 백신을 맞고 5일 후까지 왼쪽 팔을 심장보다 위로 올리면 심장에 압박감이 생겼다. 그리고 호흡을 '후후' 하고 내쉬어야 할 정도로 숨이 가빠졌다. 


다행히 일주일이 지난 지금은 초기보다 증상이 많이 나아졌지만 100% 개운한 느낌은 아니다. 일상 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부작용은 아니라 다행이지만 증세가 더 심하다는 2차 접종이 걱정이다. 심장이 좋지 않은 사람이라면 백신 맞기 전에 마음의 준비를 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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