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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even Lim Sep 27. 2020

회계 천재 홍 대리의 신앙고백

<성경 머니?> 기독교인의 경제공부 개론서가 필요하다면

누구에게나 남들보다 관심이 많고 잘하는 일, 특기라는 게 있습니다. 보통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전문분야가 특기가 되기도 합니다. 이를 어느 방향으로 쓰는가는 중요합니다. 그저 가벼운 소일거리처럼 사용할 수도, 자기만족을 극대화하는 의도로 사용할 수도 있고, 사회적으로 더욱 선한 큰 목적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또는 반대로 쓰는 사례도 보이곤 합니다. 버네이즈의 선전(프로파간다)은 홍보ㆍ광고학의 발전을 가져왔지만, 괴벨스의 선동은 유태인 학살이란 비극을 만들어냈습니다. 이처럼 특기를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영향과 파급력이 완전히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성경 머니?>의 저자 손봉석 씨는 자신의 특기, 즉 <회계 천재가 된 홍 대리> 시리즈 등을 통해 선보인 재무, 회계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하나님을 믿고 따르는 방향’으로 잘 풀어냈다고 생각듭니다. 사실 지난해에 구매했던 책인데, 최근 책장을 정리하다 제목이 눈에 띄어 다시 살펴봤습니다.     

<성경 머니?>는 '~천재가 된 홍 대리' 시리즈로 유명한 손봉석 씨가  기독교인으로서 쓴 돈의 원리에 관한 책입니다.

우린 성경말씀을 통해 하나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어왔습니다. 또 저는 김영봉 목사가 <바늘귀를 통과한 부자>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돈은 본질적으로 악하진 않지만 위험하다는 것을 망각하거나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이 같은 인식 가운데 ‘어떻게 해야 돈을 잘 굴려 부하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직업을 지닌 이가, 자신이 가진 재능을 신앙생활의 관점으로 깊이 생각하고 말씀에 빗대어 펼쳐낸 것은 신선하고 흥미로웠습니다.

     

일단 잘 읽힙니다. 역시 다수의 저서를 낸 작가네요! 그리고 특히 돈에 대한 저자의 인식에 공감이 갑니다(저 현혹된 것인가요?^^). 또 단순하게 교회 다니는 사람이 ‘돈과 재물 관리를 잘하는 법’을 알고 지나치고 마는 게 아니라, ‘신앙의 본질에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금 돌아보게 해 줍니다. 이는 자기의 특기, 자신의 업을 하나님을 향한 온전한 방향에 맞춰 바라봤기에 가능했던 일이 아닌가 생각듭니다. ‘문서선교’라는 어릴 적 꿈이 나름 글을 좀 쓴다는 특기로 변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고민하는 제게 <성경 머니>의 저자는 좋은 힌트를 준 것 같습니다.     

돈, 우리 삶 가운데 뗄 수 없는 대상임이 틀림 없습니다. 저자는 신앙과 자신의 전문영역을 잘 연계시켰습니다.

‘저축과 투자, 투자와 투기를 구분해야 한다’는 손봉석 씨의 이야기가 인상적입니다. 각각 행위의 목적이 무엇인지 혼돈하면 안 됩니다. 그러면 저축을 한다면서 기대 이상의 투자금 회수를 꿈꾸고, 투기 실패의 잘못을 세상에 돌리기도 합니다. 이는 단지 돈 불리기에 관한 이야기만은 아니지요. 신앙생활을 한다지만 실제로는 의례적 종교 행위를 하거나, 하나님을 위한 결단이라면서 결국 세상을 좇는 모습을 하고 있진 않습니까? 그런 저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게 됩니다.     


진정한 진리를 깨달아 알게 되고, 이를 통해 삶의 패턴이 변했다는 이야기 또한 귀감이 됩니다. 특히 한 달에 한 번씩 성경을 읽는다는 것에 새삼 놀랍니다.

물론 ‘성경은 소설이나 자기계발서 읽듯이 읽어 넘기는 책이 아니다’라고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습니다만, 과연 그런 식으로라도 몇 번이나 살펴볼 수 있을까요? 정말 그 책이 꿀처럼 달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저의 경우 초등학생 때 뒤마의 ‘삼총사’를 한 100번은 넘게 읽은 것 같습니다. 아는 내용이지만 얼마나 흥분됐는지... 반복해서 읽으며 달타냥의 검술을 마음으로 그려보곤 했습니다.

성경을 정말 깊이 있게 깨달을 수 있다면... 하지만 아직 그 수준에 이르지 못한 저로서는 역부족입니다!   

지난 몇 년은 경영층 옆에서 조금 일했다고 꽤 어렵단 인문학책들 몇 권도 흥미롭게 살펴봤습니다. 하지만 성경은요? 한 해에 한 번 읽기도 어려웠던 게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정말 묵상하듯 깊이 있게 팠던 것도 아닙니다. ‘다른 여러 책을 접했던 습관이 (세상 모든 지혜가 담긴) 성경을 읽는 일상으로 변한’ <성경 머니?> 저자의 삶을 따르고 싶습니다.     


사실 이책 전반의 내용이 엄청난 숨은 진리를 가르친다거나 통찰을 준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저자의 담대하고 당당한 신앙고백이자, 신앙인으로서 삶을 자신과 같이하길 독자들에게 권하는 서신으로서 가치는 작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저는 <소원>이라는 찬양의 ‘내가 노래하듯이 또 내가 얘기하듯이 살길, 나 그렇게 죽기 원하네’라는 노랫말을 참 좋아합니다. 교회나 신우회에서 뿐만이 아니라 어느 곳에서나 신앙인으로 살고 싶습니다. 실제 그렇게 살아내지 못하고 있음에 늘 가슴이 아픕니다. 머지않아 <성경머니?>와 같은 신앙고백서이자 삶의 다짐을 담은 글을 쓰고, 또 쓴 대로 살아가는 제가 될 수 있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재미있는 독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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