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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디학 LAB May 25. 2024

디자인에서 자유도가 너무 높으면 안되는 이유

제약을 통해 쉬운 디자인 만들기

선택지가 많으면 우리는 오히려 불행해진다고 합니다.


콜롬비아 대학교 심리학 연구팀에서 한 가지 실험을 했는데요.

플리마켓 부스 설치를 했는데, A부스와 B부스 이렇게 2개를 설치해두고, 잼을 팔았습니다.


A부스에서는 6가지 종류의 잼을 팔았고, B부스에서는 24가지 종류의 잼을 팔았어요.     

이때 A부스에 관심을 보인 사람은 40%, B부스에 관심을 보인 사람은 60%였어요.

확실히 B부스가 종류가 많아서 이목을 끌었죠?


그런데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전환율을 알아보니까

관심을 많이 보인 B부스는 고작 3%밖에 구매 전환이 되지 않았고,

A부스는 관심은 덜 받았지만 구매 전환이 무려 30%나 진행이 됐습니다.

이 실험에서 말하고 싶은 건,

선택지가 오히려 많으면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이것이 구매의욕까지 떨어뜨린다는 건데요.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내가 마음만 먹는다면 전 세계에 있는 모든 상품을 알아보고 가격비교를 해볼 수 있는 그런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사실 이것으로 인해서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다. 라고는 생각할 수 있지만

이것으로 인해서 행복한가?

이런 과정을 겪는 사람들은 스트레스 없이, 시간낭비 없이 이 과정을 기분 좋은 상태로 보냈는가?

라고 생각해보면 사실 그렇지 않은 쪽에 가까운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은 너무 많은 선택지가 있으면

그것이 오히려 우리에게 불행을 가져온다. 라는 것에서 출발을 해서,

디자인에서 어떤 ‘제약’을 통해서 사용자를 위한 쉬운 디자인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이런, ‘제약’과 같은 단어들이 부정적으로 느껴질 수가 있는데요.

실제로는 선택지를 줄여주는 이런 ‘제약’과 같은 방법을 통해서 사용자들에게 긍정적인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디자인에서 제약의 의미

디자인에서 제약의 의미에 대해서 알아보면요.

일단 제약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로는

1. 조건을 붙여서 내용을 제한함

2. 사물의 성립에 필요한 규정이나 조건

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거를 디자인에 대입을 해보면

디자인에서의 제약은

1. 디자인에 어떤 조건을 붙여서 내용을 제한함으로써 오히려 사용을 편하게 해주는 것

2. 그리고 어떤 규정이나 조건을 디자인에 적용해서 사람들에게 원활한 사용환경을 제공해주는 것

이라는 의미가 될 수 있겠습니다.          


우리 디자인에서 활용하는 ‘제약’에 대해서 이제 하나씩 살펴볼건데요.

그전에 먼저 이해하기 쉬운 제약과 관련된 사례 하나를 먼저 공유해볼까 합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레고’가 있는데요.

만약에 이런 오토바이를 만들 수 있는 레고가 있다면, 우리는 설명서 없이도 잘 만들 수 있을겁니다.     

왜냐하면 각 레고마다 우리가 오늘 얘기할 ‘디자인 제약’이 걸려있기 때문인데요.


지금 보이시는 그림에 조각은 총 15조각으로 되어 있는데,

각 조각이 짝을 이루는 조각이 아니면 연결이 되지 않도록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연결이 되는 레고로만 계속 조합을 해나가다 보면 쉽게 오토바이 형상을 만들 수가 있게 되는 겁니다.

이런 것이 바로 디자인에서 말하는 ‘제약’입니다.






제약의 종류 4가지

우리가 겪는 제약의 종류는 크게 4가지가 있습니다.

물리적 제약, 문화적 제약, 의미적 제약, 논리적 제약이 그것인데요.


첫 번째 물리적 제약은 말 그대로 어떤 물질에 대한 제약을 말합니다.

이런 레고가 있다면 우리는 다른 레고를 위에 붙이거나 아래에 붙일 수밖에 없습니다.

상, 하로 부착할 수 있도록 레고의 형태를 제한한 건데요.     

만약 하나의 레고에 상, 하 이렇게 2개가 아니라 상하좌우앞뒤 6개의 면에 모두 다른 레고를 붙일 수 있다고 하면 그 복잡성이 엄청나게 늘어날겁니다.

이게 누군가한테는 이런 형태가 창의성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일반 사용자한테는 너무 높은 자유도로 인해서 피로감을 주고

레고 자체를 쉽게 포기하게 하는 부정적인 경험을 제공해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문화적 제약입니다.

문화적 제약은 각 문화에 따라서 허용가능한 범위가 설정된 것을 말하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는 좋아하지 않지만 우리 에스컬레이터에서 오른쪽으로 한줄서기를 많이 하죠?

이런 것들이 어떤 물리적인 제약이나 법적 제약이 없음에도

문화적으로 이런 제약을 가지고 있는 것이 ‘문화적 제약’입니다.


이처럼 문화적 제약은 어떤 상황이나 문화에 있을 때

허용가능한 범위가 설정돼서 행동에 제약이 따르는 것을 말하는데요.

만약에 어떤 사람이 우리나라에서 에스컬레이터를 보고 사용한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행동하는 문화적 방식대로

문화적 제약에 따라 자신의 행동을 제한할 확률이 높습니다.



세 번째는 의미적 제약입니다.

의미적 제약은 주어진 상황의 의미에 따라서 가능한 행위를 제한하는 것 이라고 하는데요.

쉽게 얘기하면, 신호등에 빨간색이 켜지면, 우리는 “아, 빨간색은 가면 안된다는 의미가 있다.”, “지금은 가지 말아야겠다.”라고 생각하는 것을 ‘의미적 제약’이라고 합니다.     


이런 의미적 제약은 우리의 지식에 의존을 하는데요.

사실 이 지식이라는 건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의미적 제약은 시간에 따라 변하기가 쉽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 옛날에 선풍기를 틀고 자면 죽는다 라는 의미적 제약이 있었어요.     

저도 옛날에 이 얘기를 듣고 꼭 선풍기를 끄고 잤던 기억이 있어요.     

이런 어떤 잘못된 정보들이 의미적 제약을 만들어내고,

저의 행동을 제한을 했던겁니다.

사실 옛날에 사실이라고 믿었던 이 ‘선풍기 사망설’은

사망할 다른 이유가 있었던 사람들 옆에 우연히 선풍기가 그곳에 있었을 뿐이라고 합니다.     



네 번째는 논리적 제약입니다.

논리적 제약은 우리가 사고하는 과정에서 특별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일어나는데요.     

예를 들면, 우리가 레고 오토바이를 다 조립했는데,

“어? 부품 하나가 남았네?”라고 하면

우리는 “부품이 하나 남을 리가 없는데..”라면서 어디에 그 부품이 들어갈지 찾습니다.     

그리고 그 한 곳에 부품을 조립을 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우리가 논리적인 사고로 인해서 어떤 제약을 얻게 되고,

그 범위 안에서 행동을 하는 걸 ‘논리적 제약’이라고 합니다.     


만약에 우리한테 논리적 제약이 없었다면, 오토바이 레고 조립을 다 하고 나서 하나의 부품이 남았을 때

우리는 논리적으로 “그 부품이 오토바이에서 남은 한 곳에 배치가 될거야.” 라는 의미적 제약을 갖지 못하기 때문에

그 남은 부품 하나로 인해서 다시 다 해체하거나, 큰 혼란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논리적 제약은 우리에게 효율성을 제공하는 중요한 ‘제약’입니다.






행동을 강제하는 제약 4가지 방법

그러면 우리는 이렇게 물리적 제약, 문화적 제약, 의미적 제약, 논리적 제약을 가지고 살아가는데요.     

이러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제약에 대해서 알고 있는 상태로 우리가 디자인을 하고 기획을 한다면 사람들이 훨씬 효율적으로 행동하게 할 수 있고, 좋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해줄 수 있습니다.


특히 디자인에서는 이런 제약을 ‘안전’과 관련된 분야에서 많이 활용을 하는데요,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었을 때 정확한 행동을 유도하기 위한 활용하는 ‘제약’이나

아에 위험한 상황까지 가지 못하게 하는 ‘제약’과 같이 사람들의 안전을 높이기 위한 방식으로 ‘제약’이 많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디자인에서 활용하는 ‘제약’은 강제기능으로써 활용되는데요.

강제기능은 우리가 자동차를 운전하기 전에, 시동을 켜야지만 운전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어떤 중요한 엔진을 가동할 때에도 열쇠를 넣어야지만 작동을 하는 것

이런 것들이 강제 기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디자인에서 이러한 강제기능을 부여하는 ‘제약’은

그 방법으로 맞잠금, 안잠금, 바깥잠금이라고 크게 3가지로 형태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맞잠금(Interlock)은 조작이 올바른 순서대로 일어나게끔 강조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예를 들면, 전자레인지가 작동을 하가다가 시간이 안끝났는데도 우리가 문을 열면, 작동이 멈추죠?

전자레인지의 올바른 순서는, ‘문이 닫힌다’ 그리고 ‘작동된다’라는 맞잠금의 설계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문이 열리면 작동되지 않게 되는 겁니다.     


또, 이런 휴대용 유모차 같은 경우에도 유모차를 끌다가 갑자기 이렇게 접히면 위험하잖아요.


그런데 이런 손잡이에 이런 버튼이 있기 때문에 버튼을 실수로 눌러서 아이가 타고 있는데 접힐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위에 버튼과, 아래 버튼 모두를 한번에, 동시에 눌러야지만 유모차가 접히게끔 되어 있거든요.

이 유모차의 조작이 2개의 버튼을 동시에 눌러야지만 다음 순서인 접히는 순서로 이어지게끔 만든 ‘맞잠금’으로 사용자의 안전한 사용환경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안잠금(lock-in)입니다.

안잠금은 어떤 사람이 한 공간 안에 있도록 하거나 원하는 조작이 이뤄질 때까지 어떤 행위를 막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여러분들이 열심히 과제를 하다가 저장을 안하고 꺼버리려고 할 때, “변경된 내용을 저장하시겠습니까?”라는 안내문구가 나오는 걸 ‘안잠금’이라고 합니다.     

즉, 우리가 어떤 프로그램에서 나갈 때, 나가기 전에 프로그램 안에서 변경된 내용이 저장이 안됐다 라는 이슈를 알림을 줘서 현재 상황에 대해서 알려주고,

그 프로그램 ‘안에서’ 적절한 행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안잠금’입니다. 



세 번째는 바깥잠금(lock-out)입니다.

안잠금이 안에서 밖으로 나가는 걸 막았다면,

바깥잠금은 밖에서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겁니다.

어떤 위험한 장소에 들어가거나, 어떤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막는 걸 말하는데요.     

예를 들면, 건물에서 화재사고가 나면 계단을 통해서 급하게 이동하게 되는데,

사람들이 급박한 상황에서 1층을 지나치고 지하층으로 내려가게 되는 상황이 많이 생긴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바깥잠금’을 활용해서 이 사진에 보이시는 것처럼 지하로 내려가는 걸 막는 형태의 안전디자인이 적용되어 있기도 합니다. 






맺음말

디자인에서 ‘제약’이라는 의미는 우리가 단어에서 느껴지는 부정적인 의미보다는

부정적인 행위를 막는 ‘제약’의 의미로써 긍정적인 사용자 행동을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 방법으로 맞잠금, 안잠금, 바깥잠금에 대해서 알아봤는데요.

제가 설명드린 개념은 아주아주 기본적인 개념에 해당되고요.

이러한 제약의 방법을 더 확장해서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형태의 디자인으로 활용될 수 있을겁니다.     

여러분들이 경험한 ‘제약’은 어떤 것들이 있으신가요?

사용을 편리하게 해주고, 위험을 막아주는 ‘제약’을 여러분들의 디자인, 여러분들의 기획에 활용해보세요.   


 

Psychological 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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