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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원더 Jan 21. 2024

Ep.13 매장이 물에 잠겼다고?!

개미부부의 베이커리 창업 일지

2022년 더운 여름, 비가 많이 오던 장마철이었어요. 유난히 비가 종일 많이 와서, 서울 곳곳에 물폭탄 피해 뉴스가 들리던 날이었습니다.

그날은 매장의 휴무일. 남편은 아침에 매장에 나가 이런저런 제품 테스트를 하며 시간을 보내다 초저녁에 퇴근했고, 저는 재택근무를 했던 날이에요. 밤에 남편의 휴대전화에 부재중 전화가 떠 있었어요. 매장 건물주에게 걸려 온 전화였어요. 곧장 건물주 분에게 콜백을 해봤지만 전화를 받지 않으셨죠.

남편은 뭔가 싸한 느낌이 들어 곧장 가게로 갔어요.


골목은 온통 물난리로 점포 상인들이 물을 빼느라 난리가 났었어요. 우리 매장도 침수된 게 당연해 보였습니다.

가게 문을 열자마자 흙탕물이 쏟아져나왔어요. 오픈한지 겨우 석 달째, 매일 쓸고 닦고 깨끗하게 빵을 만들어 팔던 공간이 한순간에 쓰레기장이 되어버렸어요. 남편의 전화를 받고 저도 곧장 가게로 향했습니다.

처참한 가게를 보고 정말 울고 싶었지만, 절망할 시간도 없었어요. 그저 빨리 쓸고 닦고 청소하는 수밖에요. 기계가 망가지지 않았나 체크해야 하고, 물에 잠긴 각종 물건과 가전제품들을 쓰레기봉투에 담아 바로 버리고, 청소하는 일이요.


이걸 우리 부부끼리만 해결하기엔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아, 남편의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어요. 고맙게도, 늦은 밤인데도 두 명의 친구들이 와서 도와줬어요!

그렇게 친구들과 새벽 1-2시까지 청소를 하고. 이후 우리 부부는 새벽 5시까지 청소를 더 했어요. 저는 회사에 연차를 내고, 이틀을 더 종일 청소만 했어요. 물청소를 하고 히터를 틀어 건조시키고, 락스로 몇 번을 더 닦고 걸레질을 했답니다.  

천만다행으로 기계는 고장 나지 않았지만. 우리는 침수 피해를 입고 나서 트라우마에 고통받았어요. 이후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가게가 또 잠길까 봐 걱정하는 불안 버튼이 눌리는 거죠. 정말이지,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끔찍한 순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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