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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양연화 Mar 02. 2020

고양이 두마리와 사는 일상 :-)

주방에서 뭐만 하려고하면, 심바랑 연이랑 식탁으로 올라와서 북적댄다. 눕거나 앉거나 엎드리거나 둘 중 하나겠지만, 좁은 식탁에서 둘이 복닥복닥 하는 걸 보고있으면 괜히 귀여워서 웃음이 났다. 친한듯 친하지않고, 친하지않은듯 친하고. 털복숭이 둘과 함께 살면서, 상차리는 일은 이토록 쉽지 않다 :-)


노트북을 펴 놓으면, 연이는 종종 내 노트북 근처에 와서 이렇게 엎드린다. 호박을 닮은 눈. 빤히 보고있으면 괜히 시간가는 줄 모르고 빠져드는데, 이 황홀경을 깨는 건 또 연이다. 오고싶을때만 오는 너란 고양이.

가지런히 모은 두발이 귀여워서. 발들을 꼬박꼬박 사진첩에 모았다가 책갈피를 만들어야지.

발이 찍인 길다란 책갈피로 '여기까지 읽었어요' 라고 쓴다면 얼마나 귀여울까.

작은방에는 책상과 서랍, 책꽂이와 수많은 책들. 그리고 내가 어릴적 사용했던 침대를 가져다놓았는데. 침대가 온 뒤부터 심바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 되었다. 심바가 보이지않아서 찾아보면, 항상 침대에서 둥글게 몸을 말아서 자고 있거나, 발라당 누워서 자고 있거나, 이렇게 앉아서 자고있다...........................

불편할까봐 눕혀서 재워주고 싶은데, 깰까봐 손은 못대고 옆에서 조심스레 누워본다.

호기심 대마왕 우리 심바. 심바는 오른쪽 눈이 가끔 붓거나, 울거나 한다. 고양이들은 눈이 약해서 결막염이 쉽게 걸린다고 했는데 안약을 넣어주면 괜찮다가 또 눈도 못 뜰정도로 붓거나 한다.

동물들에게 말을 가르친다면, 가장 먼저 어떤 단어를 가르쳐주고싶냐는 질문에 '아프다'라는 말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구절을 본 기억이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기 전에는 몰랐던 것들. 이제는 하나씩 마음으로 깨닫는다.


아침에 인스타로만 보던 어느 언니의 고양이가 무지개다리를 건너갔다는 얘기.

몇개월이 지나 이제는 괜찮아져서 블로그에 글을 올렸다고 했다. 보면 울게될걸 뻔히 알면서도 엉엉 울면서 봤다. 언젠가는 준비해야 할 이별들. 준비한다고해서 준비가 되는 일도 아니겠지만, 언젠가는 할 일들.


나는 네게 좋은 반려인까지는 아니더라도, 괜찮은 반려인이었으면. 괜찮은 사람이었으면 - 하고 바라본다.

부디 아프지않길. 그리고 네가 너무 울지 않기를.



매거진의 이전글 : 고양이는, 고양이는. 그리고 나는, 나의 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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