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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정환 Mar 11. 2024

표지가 책을 열게 만든다-4

표지에 대한 에피소드-3

3. 지인이 출판한 책 -1 ; 책은 좋은데 표지가 책과 안 어울리는 경우


독서모임을 한지 거의 7,8년이 되어가는데 1,2년 전부터 독서모임을 통해 알게 된 지인분 중에 자신의 책을 출간하여 작가로 활동하게 된 경우가 더러 생기기 시작했다. 그중에 한 분의 이야기를 하자면, 출간할 책표지를 고민하던 중에 평소에 좋아하던 작가분이 표지 디자인을 맡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평상시에 좋아하는 작가가 표지디자인을 맡아줬으니 꽤나 만족스러운 표지를 가지고 나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 과연 어떤 식의 표지가 나올지 기대되기도 했다.


그러다 인스타 스토리에 몇 개의 안을 올리면서 표지디자인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신 걸 봤을 때 고르기가 조금 애매했다. 커다란 컨셉은 같고 약간의 색상의 정도 차이가 있을 뿐이었기 때문에 애초에 표지의 컨셉이 그 책과 딱 맞아떨어진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 색감적으로 가장 무난해 보이는 것을 고를 수밖에 없었다고 해야 할까. 그런 컨셉을 작가분이 스스로 정했다면 할 말은 없지만, 책을 다 읽고나서 그 책을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다.

 

표지에 특정 동물이 표지에 비중 있게 그려져 있었는데, 잘은 모르겠으나 표지를 디자인한 작가의 아이덴티티가 그 동물과 관련이 있다한들 개인적으로 그 동물은 책과 전혀 연관이 없어 보였다. 오히려 책을 쓴 작가분의 명확한 아이덴티티를 나타내난 이미지가 있었는데 그와 관련된 이미지가 들어갔으면 더 나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정확한 사정은 모르겠으나 작가분의 표지 디자인 요구사항들이 있었는데 표지 디자이너분의 아티스트로서의 정체성과 부딪혀서 엄청 원활하게 진행되진 않았던 고충이 있었다는 이야기도 들었던 기억이 난다.

어쨌거나 그 책이 출판되고 나서 작가님이 된 지인에 대한 오랜 팬심과 리스펙으로 구매를 해서 읽어보았다.책은 너무 괜찮았는데 평소 같았으면 썼을 인스타 독후감피드를 올리기가 망설여졌다. 표지가 그리 맘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책의 표지를 디자인 함에 있어서도 표지로만 봤을 때에 괜찮은 이미지로 뽑아내는 것 자체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그 책을 더 사고싶게 만들기 위해서를 넘어, 누군가에게 추천하고싶을 정도로 인생책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책의 내용뿐만이 아니라 책의 표지도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을 항상 해왔다. 자신의 인생책을 떠올려 보라. 그 책의 표지가 구리던가?


표지를 디자인함에 있어서, 표지를 디자인하는 사람이 책의 내용을 전반적으로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번 끝까지 전부 읽어보고 나서 책에서 중요하게 생각되는 핵심의 느낌을 잘 살려내어 책과 표지가 어울리게 디자인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잘 팔리는 것 같은데[책이 괜찮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기에 더더욱 표지 디자인이 더 좋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여전히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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