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푸른국화 Sep 11. 2022

혼자서도 충분히 즐거운

오히려 혼자라 가능한

저는 혼자서도 아주 잘 지내는 편입니다. 외로움을 잘 타지 않는 편이고 오히려 번잡할 것을 싫어합니다. 선을 넘는 사람들에게서 상처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라 혼자일때 비로소 평화를 찾습니다. 책을 좋아하고 글로 기록을 남기는 것, 그림그리기, 외국어 공부를 좋아해서 혼자서도 시간을 잘 보냅니다. 그래서 혼자여행도그다지 외롭거나 심심해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혼자여행이 처음이거나 혼자기 아직은 두렵거나 외롭다면 이런 방법들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1.한인민박이나 유스호스텔 이용


숙소를 호텔이 아닌 한인민박이나 유스호스텔을 이용하면 그 안에서 친구를 만들거나 마음이 잘 맞아 남은 여행 동행을 구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한인민박은 한인민박 손님들을 모아 특별한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하고 저녁시간에 파티나 여행정보를 공유하는 시간을 마련하기도 합니다. 유스호스텔도 함께 방을 쓴 인연으로 동행이 되거나 숙소에서 파티를 합니다. 저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만날수 있어서 유스호스텔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하루 한 끼 정도는 한식을 먹어야겠고 보다 안정감과 돌봄을 느끼고 싶다면 한인민박을 추천합니다.


2. 현지투어


혼자 자유여행을 하면서 현지여행사에서 운영하는 단시간 투어상품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적절하게 활용하면 휴식과 관광 사이에 적절한 균형을 이루며 보다 알찬 여행이 될 수 있습니다.

바르셀로나의 가우디투어(현지 여행사의 가이드에게 가우디 건축물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함께 투어), 사운드 오브 뮤직 투어(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촬영지를 방문하는 투어)와 같은 투어 상품은 반나절 정도 시간을 소요하며 필수코스를 편하게 둘러볼 수 있습니다.

또 웬만한 도시에는 야경투어가 있으니 어두울때 안전이 걱정되는 분들에게 유용합니다.

특별한 투어 프로그램으로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는 "북보르네오 증기기관차 투어"가 있습니다. 4시간 정도 증기기관차를 타고 북보르네오를 돌아봅니다. 아침식사와 점심식사 두 번의 식사가 나오고 중간에 아이스크림이 간식으로 나옵니다. 식사는 투어프로그램을 공동운영하는 고급호텔체인에서 퀄러티 좋은 식사를 제대로 대접해 줍니다. 기차에서 내려서 시간을 두고 둘러볼수 있는 지역은 두군데 정도였고 그 외에는 기차를 타고 맹그로브숲이며 바나나숲 등등을 구경하며 북보르네오 일대를 구경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데 다른데서는 경험하기 쉽지 않은 귀한 경험이었습니다.

술로 유명한 지역이라면 양조장 투어, 와이너리투어 등등 술과 관련된 투어 프로그램도 잘 되어 있습니다. 특히 독일의 오래된 맥주 양조장이나 스페인의 와이너리는 술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가 볼만한 곳입니다.


3. 공연관람


뉴욕 브로드웨이 뮤지컬은 그거 하나 보기 위해 떠날 이유가 충분합니다. 요즘은 한국에도 공연문화가 발달하여 양질의 다양한 공연을 즐길 수 있고 해외 오리지널 공연팀도 자주 초청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브로드웨이가 브로드웨이인 이유는 작품마다 그 공연만을 위해 최적화된 전용관에서 세계 최정상의 아티스트들이 만들어내는 무대를 감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브로드웨이 라이언킹 전용관에서 직접 관람한 라이언킹 무대의 감동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언어의 장벽은 사실 크게 문제되지 않습니다. 뮤지컬은 음악, 연기, 무용 모든 것이 합쳐진 종합예술인데다 배우들의  표정, 동작, 음악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선 헬리콥터 홀로그램을 사용해서 비난이 많았던 뮤지컬 미스 사이공도 브로드웨이의 전용관에서는 실물 크기의 헬리콥터가 등장하고 내 옆에서 막 이륙한다는 착각이 들만큼 음향효과와 무대연출도 생생했습니다.

브로드웨이에서는 라이언 킹, 미스사이공, 오페라의 유령까지 세 편의 뮤지컬을 감상했는데 모두 가치있는 경험이었습니다. 다시 뉴욕을 방문할 기회가 생기면 브로드웨이 뮤지컬 한 편은 필수, 봤던 작품을 다시 보는 것도 마다하지 않을 것입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뿐만 아니라 빈의 오케스트라 공연, 스페인의 플라멩고 공연, 포르투갈의 파두 공연 등 나라마다 놓치기 아까운 공연들이 있습니다. 또 유명하진 않지만 일본 유후인 지방의 전통공연도 독특하고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그 지역의 특색있는 공연을 즐기다보면 혼자라도 심심하거나 따분할 수 없습니다.


4. 쿠킹클래스


혼자 여행갔을 때 가장 난감한 상황은 사실 음식을 주문할 때입니다. 현지 음식을 이것저것 먹어보고 싶은데 일행없이 혼자면 먹을 수 있는 음식의 가지수가 한정적이고 심지어 어떤 음식은 종류가 맛도 못보는 수가 있습니다. 스페인 여행 중에 빠에야가 저에게 바로 그런 음식이었습니다.

 스페인에 왔으니 빠에야는 무조건 먹어보고 싶은데 빠에야는 1인분 주문이 가능한 곳이 거의 없습니다. 혼자 한 판을 시켜다 먹을 만큼 먹고 남길 수도 있겠지만 바람직하지는 않고 숙소 사람들에게 같이 먹으러 가자고 제안할 수도 있겠지만 더 좋은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바로 빠에야 쿠킹 클래스!

 바르셀로나의 직업 셰프와 같이 시장을 보고 재료를 손질 해 직접 빠에야를 만들어 먹는 일일클래스입니다. 쿠킹클래스와 같은 체험 프로그램은 에어비앤비 사이트를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 저는 묵었던 한인민박에 문의를 해서 예약을 하게 되었습니다.

빠에야 쿠킹클래스에서 셰프에게 재료 고르는 법과 손질하는 법, 요리법을 배우고 여러나라의 관광객이 함께 모여 빠에야의 원래 의미처럼 함께 빠에야를 만들어 나눠먹었습니다. 혼자서 주문하기 어려운 빠에야도 먹을 수 있고 여러나라의 관광객들과 대화도 나누며 전문셰프로부터 요리수업도 들을 수 있으니 저에겐 최고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그래서 여행을 계획할때마다 현지 쿠킹클래스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곤 합니다.


5. 사진 또는 그림


일행을 만들거나 투어를 하지 않더라도 사실 카메라 하나만 있으면 혼자 여행이 따분하거나 심심하지 않습니다. 일행이 있을때보다 자유롭고 마음껏 원하는 풍경을 담을 수 있으니 혼자 여행의 장점을 마음껏 느낄 수 있습니다. 여행지의 풍경은 어디 하나 빼놓을 데 없이 아름다워 보입니다.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모든 순간을 어딘가 담아두고 싶기도 하고요. 그러니 카메라 셔터를 멈출 수 없습니다. 그렇게 찍어온 사진은 두고두고 추억이 되고 가장 좋은 기념품이 됩니다.

한 컷 한 컷 남기며 여행하다 보면 심심할 겨를이 없습니다. 여행지의 모습과 내 감정에 훨씬 집중하게 되기도 합니다. 눈에 들어오는 풍경과 현재의 감정을 오롯이 느끼며 여행할 수 있습니다. 일행이 있다면 그럴 수 없죠.

사진을 찍다보면 그림도 시도해 볼만 합니다. 사진이란 게 원하는 구도를 택해 그 순간을 저장하는 것이니 그 순간을 카메라라는 기구가 아니라 내 손으로 남기는 것은 더욱 감성을 더하는 일입니다. 그러다보니 사진에 맛을 들이면 결국에 그림에도 관심이 이어지게 됩니다.

어쨌든 사진이든 그림이든, 혼자 여행의 가장 좋은 취미이며 여행을 훨씬 즐겁고 풍요롭게 하는 활동임에 틀림없습니다.


이 정도면 혼자 여행도 해 볼만 하지 않을까요? 심심하거나 외로울 일은 절대 없을 것 같은데요.

그렇다고 혼자 여행이 최고이고 여행은 혼자 가야만 제 맛이란 말씀을 드리는 게 아닙니다. 같이 여행도 당연히 즐겁습니다. 같이 여행은 같이 여행 나름대로 배우는 바, 행복한 포인트가 따로 있습니다.

다만 앞에서 말씀드린 것들은 혼자 여행 가 보고 싶은데 외로움을 많이 타서 걱정이라거나 혼자 가서 재밌을지 확신이 안 서고 시간낭비만 하다 오느것 아닌가 두려운 분들께 혼자 여행을 즐기는 작은 팁을 드리고 싶은 마음에 정리해 보았습니다.


Von voyage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