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래이사 Aug 01. 2021

실종자를 찾습니다

210801

유난히 후덥지근했던 오후. 드러내 놓은 팔과 다리도 더운 숨을 쉬며 질려하던 날, 조금 늦는다는 엄마를 기다리며 횡단보도에 서 있었다. 잠깐이나마 더위를 잊어보려 달리는 차와 사람 없는 도로에 시선을 집중시켰다가, 얼마 안 가 '너무 덥다'며 고개를 돌리고 말았을 때 전봇대에 붙은 종이 하나를 발견했다.


사람을 찾는 전단지였다. 초록색이고 하얀색이고 연노란 빛이 들도록 바래 있었는데, 실종된 날을 보니 한 달도 안 된 거였다. 허연 종이도 그 짧은 새에 이렇게 바래고 우는데, 가족들 마음은 얼마나 더 그러했을까.


많이 덥고 습한 건 용서할 테니, 여름은 이 가족에게 죄짓지 말기를.


작가의 이전글 아우성치는 얼굴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