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 스물 ~ 스물아홉: 노잼 라이프 청산기 2
25세. 정식으로 첫 직장에 출근했을 때 나는 스물다섯이었다. 취업난과 청년실업으로 뉴스를 도배하던 시기에 졸업과 동시에 취업을 했으니 하늘이 도운 운이 좋은 아이였다. 고등학교 입시, 대학 입시를 넘어 취업이라는 퀘스트까지 수행했으니 이제 한숨 돌리며 버는 돈이나 재미지게 쓰면 될 줄 알았는데...... 이번에도 속고야 말았다.
어릴 적부터 우리 집은 큰아빠댁과 왕래가 잦았다. 큰아빠 생신날에는 할아버지, 할머니부터 우리 집 식구가 총출동했다. 그건 우리 아빠 생신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였을까. 집안 어름들이 보기에 큰아빠네 오빠 둘과 우리 집 삼남매는 한 세트였나 보다. 어렴풋이 떠오르는 어린 날의 기억에서도 사촌 오빠들과는 늘 가깝게 지냈다. 아니나 다를까. 내 어린 시절을 고스란히 모아놓은 앨범을 펼치면 사촌 오빠들이 여기저기 가득하다.
26세. 7살, 4살 터울의 사촌 오빠들이 차례대로 결혼하고 집안 어른들의 눈은 자연스레 나에게 꽂혔다. 내 나이 스물여섯이었다. 1년도 안 된 직장 생활에 발을 동동 구르고, 주말이면 어떻게 돈을 써야 잘 썼다고 소문날까 궁리하느라 몸과 마음이 바쁜 새내기였다. 26년을 살면서도 시간과 돈이 주어지면 어떻게 놀아야 행복한지 고민한 적이 없어 주말이면 더 혼란스러운 사회생활 새내기. 내 시간과 돈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는데 평생 시간과 돈을 함께 쓸 사람을 선정해서 오기를 바라는 눈길들이 뒤통수에 꽂혔다. 서른 전까지는 안전지대에 있는 줄 알았는데...... 어찌나 순진했는지! 어른들에게 중요한 건 나이가 아니라 순서였다. 큰 아들, 둘째 아들 보냈으니 그 다음은 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