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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라쇼 Oct 30. 2017

디스코, 내 취향에 맞는 글은 언제쯤 추천해줄라우?

네이버 디스코에 바라는 점

극찬 받기에 써본 앱 '디스코'


디스코를 쓰기 시작한 지 개월째. 이찬진 대표가 페이스북에 올린 소개글을 보고 호기심에 쓴 게 지금까지 이어졌다. 정체가 몹시 궁금한 신중호 첫눈 창업자이자 라인플러스 대표가 계정을 운영하고 글 쓰고 댓글도 단다기에 아니 쓸 수가 없었다.


디스코란, 네이버가 2017년 월에 공개한 서비스이다. 모바일 전용 앱과 웹으로 이용할 수 있는데 가입은 네이버 계정을 연동해야 가능하다. 취향에 맞는 글을 추천하는 걸 콘셉트로 하였으며 글쓸 때엔 무조건 링크를 걸어야 한다. 링크는 사진이나 동영상 또는 블로그 등 무엇이든 상관 없다. (이미지: CC0, pixabay geralt)



너무도 높은 장벽 '네이버 로그인'


디스코 존재를 처음 알았을 땐 깔았다가 바로 지웠다. 네이버 계정을 연동하는 데에 거부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눈치를 보는 성격 탓인지 나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네이버, 브런치 등 서비스마다 목적과 활용도를 구분한다. 네이버 계정으로는 사회적인 정체성을 드러내고 싶지 않아서 쇼핑할 때나 쓰는데 디스코는 네이버 계정 연동을 요구한다.


이 거부감은 신중호 대표에 대한 호기심에 밀렸다. 초기 트위터와 같은 느낌이 난다는 이찬진 대표의 사용평도 크게 작용했다. 2009년 2010년 트위터는 정말 즐거운 공간이었다.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듣고 길에서 마주칠 수도 없는 유명인사가 하는 말을 직접 듣는 통로였다. 지금도 트위터를 쓰지만, 그때만큼의 재미와 흥은 덜하다. 디스코가 그 흥을 불러올지 모른다는 기대는 그토록 싫은 네이버 계정 연동을 하도록 등을 밀었다.

여기에서 로그인은 네이버 로그인이다. 스마트폰에 네이버 앱이 깔렸고, 로그인한 상태이면 '네이버 로그인' 단추를 눌러 원터치 로그인이 가능하다.



재미있던 느낌은 급속도로 사라지고


처음 몇 주는 재미있었다. 내가 쓴 글에 신중호 대표를 비롯 네이버 직원들이 좋아를 눌러주는 게 신기했다. 써본 사람은 알겠지만, 그들은 모든 글에 바로바로 반응했다. 봇을 돌리는 게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테크수다 편집장이자 발행인인 도안구 선배는 "디스코는 네이버 사내 게시판이 아니냐"는 독설을 할 만큼 네이버 직원들은 새로 올라오는 글에 반응이 빨랐다.


(이미지 설명: 왼쪽은 글쓰기 화면이다. 링크를 채워넣고 내용과 키워드를 입력하면 오른쪽처럼 글이 작성된다. 작성자는 라인플러스 신중호 대표다. 현재 디스코 최고 인기인이다)


내글이 좋아서 좋아와 댓글을 받은 게 아니란 착각에서 점차 벗어나니, 흥이 가셨다. 디스코에 심드렁해지니 그 다음부터는 흠만 보였다. 취향을 찾아준다던 서비스인데 #꿀팁 이런 키워드가 달린 글을 보여줬다. 참고로 내가 제일 싫어하는 키워드다. 김류미 님 표현대로 한물 간 글을 이제 갓 발견한 듯 소개한 글을 추천해줬다. 이 또한 내가 별로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디스코가 보여주는 모든 글이 싫어졌다. 도대체 왜 손락이 움직이지 않는 글만 찾아주는 것인가. 알 수가 없었다. 이렇게 불만이 가득해지니 내 취향을 생각하게 됐다. 그래, 내 취향을 디스코가 알아차게 해야 한다. 

아, 귀찮다. 내가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 것인가. 인스타그램은 사진 몇 장 하트 날리고 계정 몇 개 팔로하니까 내가 보고 싶은 사진만 보여주던데.


(여행, 유머, 푸드, 맛집이 취향인건가, 알쏭하다. 디스코가 말하는 취향은 내가 생각하는 취향과 다른 단어 같다. 그리고 내가 받아보고 싶은 갈래의 정보에서 인기 글과 인기 사용자는 그닥 궁금하지 않다. 이런 거야 말로 '개취'이긴 하다.)




그런데 내 취향이 뭐지?


그래도 내 취향을 따져보기로 했다. 분야를 막론하고 알맹이 없는 글을 싫어하며, 요즘 내 관심사인 원예 관련한 글을 좋아한다. 그렇지만 네이버 블로그의 일반적인 글투인 초심자가 쓴 '해봤어요' 류는 어느 분야이든 됐소, 다. 글이 다루는 내용이 깊든 얕든 스티커 가득한 글도 싫다. 형식이 내용을 압도하여 가독성을 해치고 글에 눈이 가지 않고 눈살 찌푸리는 이미지가 먼저 들어와 정신건강을 해친다. 이런 건 작문 실력과 전혀 상관 없는 취향이자 선호다. 글 못써도 잘 쓴 글 읽고 싶지 않나. 영화팬이 영화를 만들 줄 아는 건 아니다.

아, 난 글의 내용보다 형식을 따지는구나. 이럴 때 꺼내 쓰는 속담이 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 좋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 

이건 링크 건 글에 대한 좋고 싫음의 조건이고 소개글에도 호불호가 있다. 태그가 꿀팁이나 글과 상관 없는 키워드로 달렸거나 링크의 내용을 모르거나 읽지 않고 쓴 듯한 소개글도 내 취향이 아니다.


왜 이렇게 말한 겁니꽈, 기대하게


(디스코를 더 쓰고 싶은 마음에 골라주는 글에 대고 '싫어' 단추를 눌렀다. 몇 번 연달아 누르니 위와 같은 메시지가 나왔다)


다음 국어사전 '취향' 우리말샘 설명


거, 참, 까다롭네, 싶겠지만, 이게 다 디스코가 '취향을 파악하여 콘텐츠를 추천'한다고 스스로 말한 탓이다. 디스코는 이 설명에서 '취향'이 공유되는 링크에 국한한 건지, 그 링크를 소개하는 글까지인지, 나아가 소개하는 사람까지 포함한 건지 뚜렷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그러니 이런 오해를 낳은 게 당연하다.

그러니까, 디스코, 내 취향에 맞는 글은 언제쯤 추천해줄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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