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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멜북스 Oct 04. 2019

01. 회사는 누구의 것인가 上

손성곤 <나 회사 너무 오래 다닌 것 같아> 중

신입사원 시절 점심을 먹고 회사 앞 벤치에 앉아 있다가 문득 궁금한 것이 생겼다. 그래서 옆에 있던 선배에게 물었다.


“선배님. 회사는 누구 건가요?”

“글쎄 잘 모르겠다. 아마 월급 주는 사람 것 같은데.”

“그럼 우리 월급은 누가 주나요? 인사팀인가요?”

“어, 글쎄다…….”




회사는 기본적으로 소유자, 즉 ‘오너Owner’의 것이다. 상장을 하지 않은 회사라면 더욱더 철저히 오너의 것이다. 그래서 흔히들 회사의 주인은 ‘사장’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장이 회사의 주인이 아닌 경우가 더 많다. 어떤 사람은 ‘인사팀 사람들’이 회사의 주인인 것 같다고 한다. 하지만 이 또한 정답은 아니다.


다른 견해로 회사는 ‘주주’의 것일 수도 있다. 기업은 영리를 추구하며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집단이다. 그것이 주주 자본주의적인 견해다. 그래서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는 주주가 회사의 주인으로 평가받기

도 한다.


또 다른 관점은 ‘이해관계자 모두의 것’이라는 것이다. 주주뿐 아니라 일하는 직원, 경영자, 협력업체, 넓게는 고객까지 주인의 범주에 포함된다는 말이다.



사실 위의 견해들은 경영학원론 1장에 나오는 기본적인 이야기다. 기업은 이윤 취득을 목적으로 삼고 있다. 그리고 그 돈을 버는 행동의 주체가 바로 직원이다. 돈을 벌기 위해 기획을 하고, 상품을 만들고, 마케팅도 하고, 영업도 한다. 직원을 교육하고 투자를 하는 행동도 돈 버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방법 중 하나다.


가끔 직원에게 주인의식을 강요하는 회사들이 있다. 몇 년 전, 신입사원에게 주인의식을 함양시킨다는 이유로 가혹행위에 가까운 교육을 진행했던 기업이 뉴스에 나온 적도 있다. 이것은 교육이 아니라 주입이자 세뇌다. 또 직원들에게 필요 이상의 책임을 강요하는 행위다.


어느 직원이 회사의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일하라는 말을 듣고 정말 내 회사라는 마음으로 늦은 시간까지 고민하며 열심히 일을 했다. 그런데 그 노력으로 나온 결과를 두고 “왜 너 맘대로 하냐?”라는 말을 들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이것이 회사가 말하는 ‘주인의식’의 한계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주인처럼 일하는 것이 어떤 모습인지 명확히 이야기하지 않은 채 그저 주인의식만 강요한 것이다.


여전히 적잖은 회사들이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강요한다. 때로는 회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때로는 직원의 애사심과 충성심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말이다. 하지만 회사는 직원에게 주인의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다음 주 월요일, 다음화가 이어집니다.




"아, 회사 가기 싫어!"

가기 싫지만 가야 하는 회사.

어떻게 '나답게' 일할 수 있을까?


국내 1호 퇴사 컨설턴트,

그리고 직장생활연구소를 운영 중인

손성곤 저자가 전하는


'꼰대와 선배 사이'

'퇴직과 이직 사이'

월급쟁이들이

직장에서 진화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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