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성곤 <나 회사 너무 오래 다닌 것 같아> 중
다하리: 다섯 줄 하루 리뷰
“출근시간 동안 독서를 하려고 책 한 권을 가방에 챙겼다. 하지만 손흥민의 골 장면 동영상을 보다가 유튜브 자동재생의 덫에 걸려 회사에 도착할 때까지 핸드폰만 봤다. 계획 실패다. 그냥 아예 포기하고 맘 편히 유튜브의 개미지옥을 즐길까? 아니다. 내일 다시 한번 시도하자.”
우리는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고 상품평을 남긴다. 그 대가로 적립금을 받기도 한다. 이처럼 당신이 소비한 하루에 대해 리뷰를 남긴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할 것이다. 하루 리뷰의 대가는 적립금 수준이 아니다. 인생의 방향 자체를 조금씩 변화시키는 커다란 선물이 된다. 단순히 하루 동안 있었던 현상을 나열하지 말고, 인상 깊었던 한 가지 사건에 대한 생각과 감정을 글로 써 보자.
노트에 펜으로 적는 것이 좋지만 부담스럽다면 SNS나 블로그의 ‘나만 보기’ 기능으로 써도 좋다. SNS는 ‘과거의 오늘’을 보여 주는 기능이 있어서 예전에 했던 글을 쉽게 다시 볼 수도 있다. ‘내가 이런 유치한 생각을 했구나.’ 혹은 ‘지금은 이렇게 성장했구나.’처럼 매일매일 자극이 될 것이다.
일기를 쓰는 것은 회사에서 과거의 매출 데이터를 일자별로 뽑아 놓는 것과 같다. 과거의 데이터가 쌓여 있어야만 의미 있는 인사이트를 뽑아낼 수 있다. 데이터 없이는 인공지능도 생겨날 수 없다. 개인의 행동 그리고 생각이 담긴 누적된 데이터는 자신을 제대로 돌아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만약 ‘다섯 줄 하루 리뷰’가 습관으로 단단히 굳어지면 당신은 곧 계획을 세우고 싶어질 것이다. 당신의 행동은 다섯 줄 리뷰를 넘어 자연스럽게 내일의 계획, 한 달의 계획, 올해의 계획으로 확장될 것이다.
회사 밖의 상황을 안다고 말은 하지만 그 냉혹함을 이해하지 못한다. 또 현재 회사에서 하는 자기의 일과 능력을 과대평가하기도 한다. 회사가 준 계급장을 뗀 자신의 모습을 냉정하게 돌아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평일 퇴근 이후에는 쉬기 바쁘고, 주말에는 일주일간 힘들게 일한 나에게 힐링을 선물하느라 또 바쁘다. 그렇기에 자신을 돌아볼 시간은 더더욱 없다.
메타인지가 낮은 또 다른 이유는 평가를 남에게 맡겨 버리기 때문이다. 직장인은 늘 평가를 받고 그 평가는 대부분 상사로부터 이루어진다.일도 위에서 아래로 떨어진다. 남이 시킨 일을 하고 평가도 남이 하는, 수동적인 삶이 반복되면서 성찰하는 능력을 잃어 간다. 특히 잘해도 긍정적인 피드백이 없고, 평가에 대한 보상도 작기 때문에 스스로 돌아볼 필요조차 점점 없어진다.
나의 SWOT를 분석해 보고, 「계획 – 행동 - 리뷰」라는 기본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당신의 삶에도 적용해 보라. 가장 중요한 것은 리뷰이고 그시작은 ‘다하리(다섯 줄 하루 리뷰)’면 충분하다. 꾸준한 ‘다하리’는 당신의 삶에 긍정의 사이클을 만들어 줄 것이다.
강요는 하지 않겠다. 아니 할 수도 없다. 이 책은 언젠간 회사생활이 끝날 것을 알지만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는 이들을 위한 가이드북일 뿐이다. 늘 그렇듯 선택과 행동 그리고 결과는 모두 본인의 몫이다.
국내 1호 퇴사 컨설턴트,
그리고 직장생활연구소를 운영 중인
손성곤 저자가 전하는
'꼰대와 선배 사이'
'퇴직과 이직 사이'
월급쟁이들이
직장에서 진화하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