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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학파 엄마가 홈스쿨링을 시작하게 된 이유


내가 홈스쿨링에 대하여 고민을 시작했던 건 언제부터 일까?

15살, 중 2였던 걸로 기억한다.

당시 끊임없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정말 내 숨통을 조여왔다.

획일화된 시험 문제에서 나란 사람을 증명하는 일이 싫었다.


그래서 나름의 반항심으로 학교 공부를 열심히 하지도 않았고, 적당히 했다.

대신 책을 많이 읽었고, 음악을 자주 들었다.

학교 시험에는 목숨 걸고 싶지 않았다.


이 세상에는 무엇인가 더 신나고 흥미로운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았다.

나는 책을 읽으며 나만의 세계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그때는 홈스쿨링이란 단어가 있는 줄도 몰랐다.

그냥 나만의 방법으로 이 세상에 대해 알고 싶었다.

가장 쉬운 것으로는 책과 여행, 음악, 영화 보는 것을 좋아했다.


하지만 나는 부모님께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집중해서 하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없었다.

학교를 그만 다니고 싶다고는 몇 번 말했던 걸로 기억난다.

당연히 엄마는 안된다고 하셨다.


그래서 난 중 2 때 엄마에게 미국 유학을 보내달라고 했다.

"우리 집 형편은 그럴 수 없어"라는 이야기만 들었다.


나는 다시 학교 교육 제도에 내 몸을 구겨 넣었다.

매 학기마다 반복되는 시험과 방학, 그 획일화된 틀에서 나는 나의 찬란한 십 대를 그렇게 시간을 보내기로 결정했다.


한국에서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졸업하자 나는 평범해졌다.

특별한 꿈을 꾸지도 않았고, 토익점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어디에 취직을 해야 하지? 돈을 벌고 싶은데 아르바이트를 할까? 결혼을 할 수 있을까? 이런 평범하고 진부한 고민들로 남들과 똑같은 하루를 보냈다.

하지만 가슴 저 깊은 곳에서는 나만의 특별함을 찾고 싶다는 생각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렇게 현실에 살며 이상을 잃어버릴 때쯤 나는 결혼 후 미국으로 가게 되었다.

그리고 미국 대학원에서 공부하며 대학교에서 일을 했다.

자연스레 미국 대학에서 수많은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다.

미국 대학생들은 한국 대학생들과 많은 면에서 달라 보였다.

그들은 청춘이 주는 상쾌함과 상큼함이 있었다.


그 들 중에서도 무언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학생들이 있었다.

건강한 에너지가 돌고, 자기만의 세계가 분명하며, 어떤 자신감이 꽉 차 보이는 학생들...

그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그들의 공통점을 찾아냈다.




바로 홈스쿨링으로 컸던 것이다.

제도화된 시험으로 자신을 증명해 내느라 지쳐있던 학생들과는 사뭇 달랐다.

그들의 삶은 무언가 생기가 넘쳤고, 자기가 하는 일에 확신이 있었다.


그때 나는 다시금 깨달았다.

아! 홈스쿨링!

그래, 나는 하지 못했지만 우리 아이들은 홈스쿨링으로 키워야겠다.




오늘 샬롯 메이슨의 <부모와 자녀>라는 책을 읽었다.



시험에 지배되는 제국인 중국처럼 끔찍한 평범성으로 축소되지 않으려면, 우리는 경쟁적인 시험제도를 반드시 제거해야만 한다.

by 샬롯 메이슨




그래. 나는 이 끔찍한 평범성이 싫을 뿐이었다.

누구나 똑같은 모습의 평범성.

나는 자신만의 고유한 장점대로 우리 아이들이 잘 크기를 바랐을 뿐이다.

그래서 아이들의 독창성과 주도성을 살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우리 아이들을 홈스쿨링으로 키우기로 결정한 것이었다.




이것이 내가 홈스쿨링을 시작한 계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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