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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게임 읽어주는 남자 Apr 21. 2017

07. 한국에는 왜 와우같은 게임이 나오지 못할까

필자는 기자 신분으로 게임업계에도 출입하고 있다. 사실 게임을 무척 좋아하는 한 사람의 유저이기도 하다. 중학생때부터 바람의나라를 시작으로 안 해본  온라인게임이 없을 정도다.


그러나 최근 필자가 플레이하는 게임은 월드오브워크래프트(와우), 오버워치, 스타크래프트로 한정된다. 이들 게임의 공통점은? 게임 좋아하는 사람들은 알고 있겠지만 모두 미국 블리자드사 게임들이다.


원래 필자도 국산 게임을 사랑하는 축에 속했다. 마비노기도 7년 가까이 했으며,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등 여러 국산 게임을 즐겨왔다. 그런데 취업을 하고 바빠지기 시작하면서 게임을 할 시간이 줄어들었고 자연스레 선택과 집중을 하게 됐다. 그리고 그 선택의 결과가 위에 나온 블리자드 게임들이다.


물론 개인적인 취향이 많이 작용하고 있겠지만 필자 입장에서는 현 RPG 중 와우를 따라올 만한 게임은 없다고 생각한다. FPS 장르에서는 원래 서든어택을 즐겼지만 오버워치가 나온 이후 오버워치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필자는 직업상 게임업계 관계자들도 많이 만나고 있다. 그들도 블리자드가 게임을 잘 만든다는 것을 인정한다. 자신들도 그렇게 만들고 싶어한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일단 한국에서는 비개발자 출신 경영진들이 전체적인 방향을 설정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참신한 아이디어들이 사라진다. 이후 게임을 잘 만들었어도 운영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이유로 개입이 망조에 접어드는 상황도 흔하다.


특히 전 세계 최악이라고 자부할 수 있는 개발자에 대한 대우도 참신하고 개성있는 게임들이 나오는 환경을 저해하고 있다. 경영진 입장에서는 이미 성공한 장르를 대충 배껴다 만드는 것이 훨씬 안전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러한 점도 이해는 한다. 특히 한국처럼 한번 회사가 망하기 시작하면 돌이킬 수 없는 구조에서는 안전이 제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마음 가짐으로는 와우와 같은 게임은 절대 나올 수 없다. 오버워치 역시 앞서 타이탄 프로젝트를 7년 동안 진행한 뒤 말아먹고 다시 만든 게임이다. 국내 업체였다면 아마 무리해서라도 출시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장인정신을 통해 블리자는 처음 도전한 FPS에서도 초대박을 터트렸다.


필자 개인적으론 일단 개발자에 대한 대우가 높아져야 한다고 본다. 크런치모드라 불리는 말도 안되는 업무일정을 밀어 붙일 것이 아니라 창의성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줘야 하는 것이다. 필자도 직장인이 되고 나니 왜 직장인들이 그렇게 무기력해 보이는지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그들도 처음 입사 했을 땐 무언갈 바꿔보려고 노력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말해도 바뀌는 게 없자, 포기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게임업계도 마찬가지다. 게임업계 환경에 대한 개선은 이미 10년전부터 말이 나왔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바뀐 것은 없다. 여전히 개발자는 과로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에는 인재들이 게임업계를 떠나는 추세이기도 하다. 더이상 열정만으론 버틸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게임업계 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이 현재 정체돼 있다. 중국은 창업열풍이 불고 있는 마당에 한국은 너도나도 공무원에 목매고 있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한국에선 창업에 한번 실패하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얼마 안 있으면 대선 투표가 다가온다. 사실 누가 대통령이되든 크게 바뀌는 것은 없을 것 같다. 이미 돌이키기에는 너무 멀리 온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하나둘 뭔가를 바꿔나간다면 10년후에는 지금보다는 살기 좋아질 것이라 막연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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