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기자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직업 특성상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현재 화학 철강 및 게임 분야를 맡고 있다.
가끔 홍보팀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필자와 비슷한 또래의 사람들을 만나곤 한다. 나름 대기업에 입사한 그들은 걱정이 없을까? 그들 역시 걱정 투성이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가끔 보면 오히려 주변 백수 친구들이 더 희망적일 때가 많다. 취직을 하거나 공무원이 되면 뭔가 세상이 달라 보일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고 산다. 그러나 막상 꿈을 이뤘을때 허무주의에 빠지는 경향이 있다. 필자가 보기엔 취업도 마찬가지다. 취업이란 생계를 위한 수단이자 자아실현을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 그러나 최악의 취업난 속에서 취업만이 일생일대의 목표가 된 지금 취업 후에도 우울함을 느끼는 건 어찌보면 당연하다.
후배나 친구들 중에 가끔 잘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고 제2의 삶을 찾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난 그들의 용기가 부럽다. 그러나 당장 생계가 급한 사람들이 그러한 용기를 내기란 쉽지 않다.
필자는 면접에서 입사 목적을 장황하게 묻는 것이 가장 어이없다고 생각한다. 면접관이나 그 회사에 지원한 사람들이나 모두 알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함이라는 것을. 회사는 돈을 지불하고 직원은 그 돈에 맞는 일을 하면 되는 것이다.
이 시대의 청년들은 우울하다. 어른들이 보기에 지금 세대만큼 인생을 즐기는 세대도 없어 보일 것이다. 그들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가득차 있다. 단지 남에게 뒤처지기 싫어서 행복한척 하는 것 뿐이다. 오죽하면 최근 북폭 이슈가 나오는 상황에서 전쟁이 나길 바라는 청년들의 글이 인터넷을 가득 채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청년세대가 기성세대에 비해 어렵게 살게되는 첫 세대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필자 역시 동의한다. 이미 모든 진입장벽이 기성세대에게 유리하게 만들어진 상황에서 이를 돌파하기란 쉽지 않다.
청년들이 결혼을 하지 않고 애를 낳지 않는 것은 결국 경제적인 요인에 기인한다. 모두가 정규직에 정년이 안정적으로 보장된다면 혼인률과 출산율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갈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는 불가능하다. 경제성장률이 2퍼센트가 안되는 상황속에서 기업들은 오히려 채용을 줄이고 있다. 정부가 주장하던 낙수효과는 허위로 판명난 지 오래다. 결국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위주로 경제 체제를 바꿔야 하는데 이는 지금와서는 불가능하다. 결국 답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은 대학생정도의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누구나 알 수 있다. 결국 희망이 보이지 않는 상황속에서 결혼도 출산도 하지 않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상황속에서도 엄청난 노력을 통해 잘나가는 청년들이 물론 있다. 그러나 모두가 그런 능력을 타고 나는 것은 아니다.
세상은 상위 10프로를 위해 돌아가면 안된다. 평범한 80프로의 사람들을 위해 돌아가야 한다. 그러나 이미 한국은 상위 10프로의 대기업 직장인이나 전문직 자영업자들만 잘 살수 있는 곳이 된지 오래다. 평범한 80프로는 겨우 현상유지나 하는 정도다.
해결책이 과연 있을까? 이번에 정권이 바뀌어도 청년들의 삶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지난 40년간 차근차근 누적된 문제를 단 5년만에 바꿀 순 없다. 지금 부터라도 하나씩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그래야 향후 40년 후에 모두가 살기좋은 세상이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