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덕이 선호하는 입지조건에 대한 지극히 주관적인 글
우리는 집에서 많은 것을 한다. 음식을 해먹기도 하고, 게임도 하고, 연애도 집에서 한다. 과거 비바람을 피하고,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주던 집은 현대 사회로 와서 그 가치가 더 높아졌다.
나는 자전거 타는 걸 좋아한다. 그렇다고 막 잘 타는 건 아니지만 일단 더 자주 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자전거 이외에도 게임이나 사진 촬영 등 다양한 취미 활동을 해야 되기 때문에 보금자리를 고르는 조건이 조금 까다롭다. 지금부터 지극히 주관적인 자덕의 안식처에 대해서 적어보고, 내가 집을 얻는 과정을 써보기로 한다.
필자의 나이 : 만 28살 (90년생)
예산 : 1억 5천 (부모님의 지원 없음. 중소기업청년전세자금대출 포함)
취미 : 자전거 타기, 게임, 사진 촬영, IT제품 모으기 등등등
사람은 본능적으로 귀차니즘이란 병을 안고 산다. 눈에 보여야 타고, 어떤 행동을 하기 위해서는 편해야 한다. 자전거를 편하게 타기 위해서는 주변에 자전거도로가 있거나 한강과 가까워야 한다. 물론 하천이 있다면 너무 가까워서도 안된다. 오폐수 냄새가 진동을 하고, 여름철 모기나 홍수 때문에 고생할 수도 있다.
자덕들은 겨울철이나 장마철 인도어 트레이닝을 한다. 하지만 평로라를 고속으로 돌리면 건물이 울릴 정도로 진동이 심하고, 고정 로라도 그렇게 소음이 작은 편은 아니다. 세탁기 돌리는 정도의 소음이라고 하지만 소음을 듣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괴롭다. 층간소음이 확실하게 처리된 건물은 비싸다. 베란다가 있거나 반지하 or 1층이 딱이다.
만약 반지하를 고려하고 있다면 채광이 매우 중요하다. 벌레가 들어오지는 않는지, 도둑이 들지 않도록 방범창은 설치되었는지도 잘 살펴봐야 한다. 이렇게 층간소음에서 자유로워지면 인도어 트레이닝 이외에도 다양한 장점이 있다. 밤에... 뭘 하든 신경이 안 쓰인다.. 헿....
얼마 전 영국의 의료보험사 '바이탤리티헬스'와 캠브리지대학이 공동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출퇴근 시간이 길면 길수록 우울증에 걸리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확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출퇴근 시간이 30분 이상 걸리면 건강과 생산성에 영향을 주고, 한 시간 이상 걸리면 정신건강에 매~우 해롭다고 한다.
그런데, 이건 한국인의 업무 스타일을 몰라서 하는 말이다. 회사와 집이 가까우면 정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승현아, 너가 집이 가까우니까 가서 컴퓨터 좀 키고 파일 좀 보내줘", "승현아, 행사 전에 짐 좀 챙겨놔라" 물론 이런 말을 모두 주말이나 휴가 중에 듣는다.
하... 참..ㅆ... $!$@@$$!%$@#!!!!!!
보고 있나!! 날 신림으로 오게 만든 회사!!!
회사와 적당한 거리 유지는 우리의 워라밸을 지켜준다. (꼬우면 짬이 좀 되거나)
갑자기 이야기가 이상해졌지만, 만약 자덕이라면 아마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는 걸 꿈꿀 것이다. 남들은 답답하게 막혀있는 도로 위에서 끙끙 앓는데, 아침에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출근해서 시원하게 딱 샤워하고 아이스 아메리카노 똻 원샷하면 두뇌회전이 SSD 마냥 쌩쌩 돌아간다. 하지만 거리가 너무 멀거나 땀을 흘릴 정도가 되지 않는다면 이런 기분을 느끼기 힘들다.
내가 생각하는 마지노선은 편도 30km, 왕복 60km 정도. 옷 입는 시간 포함해서 1시간이면 출근하고 30분 정도면 샤워가 끝난다. 9시 출근하는 사람이라면 7시 30분에 출발해서 샤워까지 끝낸 후 8시 50분에 출근을 마친다. (샤워는 건물 내 샤워실이 있으면 좋지만 헬스장을 이용하거나 숙박업소에 샤워만 할 수 있도록 부탁하는 것도 방법이다)
집 앞에 편의점이 있다는 건 커~다란 냉장고가 조금만 걸어가면 있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목마르면 나가서 사 먹으면 되고, 배고파도 나가서 사 먹으면 된다. 신선한 음식을 언제든지 구입할 수 있다는 건 축복 같은 일이다. 하지만 마트나 편의점이 있는 곳은 대부분 시끄럽다. 여기서 팁은 편의점이나 마트 앞에 야외테이블이 설치되어 있는지 꼭 확인해보자. 야외테이블이 없는 곳은 술 먹고 진상 부리는 아저씨들이 별로 없다.
이번에는 조금 주관적일 수 있지만 자덕은 자전거를 타기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난다. 여름철 동부 5고개를 가기 위해서는 5시에 일어나기도 하고, 어디 장거리 투어라도 간다고 하면 새벽 4시에 출발하는 건 예삿일이다. 맥도널드는 이런 라이더들을 위해 새벽 3시 50분부터 맥모닝 세트를 주문할 수 있다. 200km 이상의 장거리 투어가 예정되어 있다면 든든한 디럭스 브렉퍼스트, 간단한 라이딩이라면 베이컨 에그 맥머핀 세트면 봉크 걱정 없이 달릴 수 있다.
다음 편에서는 현재 다방 어플에 나와있는 매물을 살펴보고, 집을 찾아가는 과정을 이야기할 예정이다.
<다음 편에서 계속...>
아 혜리 귀엽다.
*이 게시글은 일체 금전적인 대가를 받지 않고 비상업적, 주관적으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