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유언 #9 [2025년 7월 10일]

올해도 유언을 씁니다. 오늘도 죽음 전의 삶을 씁니다.

by 즐거운 사라

어느덧 2025년 하반기가 됐다. 상반기는 예고편처럼 짧고 강렬하게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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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쁜 일


지난 수개월은 인생에서 조금 특별한 시간이었다. 좋은 시간은 아니었다. 나쁜 일이 연속으로 계속, 또 계속 생겼으니까.


나쁜 일이 계속 생기니, 상황을 수습하고 최선을 다해 일어나 버린 일들이 더 크게 나빠지지 않도록 할 수 있는 건 다 한 거 같다. 그렇다고 해서 상황이 드라마틱하게 좋아지거나 역전하는 건 없었다. 어쩌면 최선을 다한 그 기간이 머쓱할 만큼 결과는 냉정했다.


최선을 다해 더 망가지지 않도록 한 것은, 우선 내 마음을 지키는 게 가장 컸다. 이미 엎어진 물은 담을 수 없으니, 물을 닦고 잔을 채우고, 다시는 물을 쏟아지지 않도록 스스로 다독이고, 조심하기로 다짐하고.


내가 힘써도 상황은 미동하니까. 불행해하고, 원망하고,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을 최소화하고자 마음의 평정을 찾고자 힘쓰는 시간이었다. 죄책감, 원망, 후회, 우울감 그런 것은 어느 정도 겪었다. 죽지 않게. 다시 일어설 수 있을 만큼 겪었다. 더 오래 겪었다면, 다시 일어서기에 오랜 시간과 에너지가 들 것이기에 빠르게 부정적인 것들을 손절하도록 노력했다.


그러니까 내가 느낀 것을 간단하게 말하자면,

‘나쁜 일은 계속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대개 나쁜 일이 생기면, 다른 좋은 일이 생길 거야, 라고 위로하곤 한다. 그러나 나쁜 일은 또, 계속 일어날 수 있다. 더는 막연한 좋은 것을 기대하지 않고, 모든 것은 나의 몫이니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니 마음을 지킬 수 있었다.


나쁜 상황이지만, 불행한 상황이지만, 위기의 시기지만, 그래도 마음을, 정신을, 그러니까 내 중심을 지키면 극복할 에너지를 재생할 수 있다.


어차피 겪어야 하는 불행이다. 다른 수는 없다. 내가 감당해야 할 내 몫이다.


그래서 하반기는 좋은 일이 생길 거야, 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 그저 내 앞에 놓인 상황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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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평범하게 흘러가는 삶


더위에 지쳐, 물놀이를 할까, 여행 앱을 둘러본다. 지난번에는 멘탈 에너지 저하로 휴양도 다녀왔다. 어려운 상황이어도, 더 어렵지 않도록 할 거 다 했다.


외상으로 활동이 어려운 시기에 갑자기 강의 제안들이 쏟아졌다. 나는 하나도 거절하지 않고 불편한 몸을 이끌고 강의를 다녔다. 제안 자체가 고마워서. 그리고 내가 모든 상황에 열심히 살아야 하므로. 스스로 죄책감에서 해방하려면 진정성 있는 행동으로 의미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믿기에.


지난 몇 개월의 시간은 내 미래 시간을 끌어내리는 사건들이었을까? 그렇든, 아니든, 내가 더 이상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


그저 일상이다.

일상을 사는 것.


그런데 조금 더 영리하게 살 수 있도록 공부하고, 애쓰고, 선택하는 것.


증권 앱에서는 각 주식마다 애널리스트의 최고가 – 평균가 – 최저가 예상치가 나온다. 내 일상도 그렇다. 내가 애쓰지 않는다면, 최저가를 기록할 확률이 높다.


애써도 평균 근처에 머물거나, 운이 나쁘면 최저가 근처에 위치할 수 있다.


운이 좋으면, 그러니까 운이 좋아질 방향으로 내가 살아가다 보면, 어쩌면 최고가 근처에 머물 수 있다. 일단, 방향이 최고가를 향했기에.


방향에 맞게 살아가는 것. 현재 북서풍인지, 남동풍인지, 남서풍인지 계절을 인지하고, 이를 대비하고 닥치면 닥치는 대로 알맞게 지내는 것.


언제든 상황은 나쁠 수도, 좋을 수도 있다. 그 절망을 잡는 것. 그 도파민을 조절하는 것. 내 중심을 지키는 것. 그렇게 지내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