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인생’이라는 주제가 굉장히 버겁게 다가오기도 가볍게 다가오기도 한다.
아마 인생을 바라보던 나의 시선이 무거운 압박감에서 언젠가는 끝이 날 여행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전의 나는 삶을 너무 잘 살아내 보고 싶었다. 무언가를 하기로 했으면 어떤 일이 있어도 해야 했고 그렇게 애써서 해놓으면 더 높은 목표치를 만들어 도달하지 못하는 나를 채찍질했다. 만족을 몰랐고 타인의 인정에 고팠다.
그러던 어느 날 삶의 브레이크가 걸렸고 깨달았다. 그 누구도 나에게 나만큼 박하게 구는 사람은 없었다. 그 누구도 나에게 나만큼 큰 기대를 거는 사람은 없었다. 물었다. 왜? 이렇게 스스로를 몰아세우면서 사는 이유는 뭔데? 이렇게 살면 뭘 얻을 수 있는데? 평생 도달하지 못할 목표치를 바라보며 사는 삶은 발전은 있을 수 있지만 너무 지치지 않니. 어디까지 발전하고 싶은 건데. 스스로를 옥죄면서 발전하는 삶이 가치가 있니.
언제 끝나게 될 인생 일진 몰라도 어찌 보면 긴 여행이 될 수 있는데 스스로를 괴롭힐 이유는 없다. 그렇게 인생을 가볍게 바라보는 연습을 하게 되었다. 너무 이루고 싶었던 꿈도, 가지고 싶거나 지키고 싶은 사랑도 변할 수 있다. 그래도 내 삶은 지속된다.
이거 아님 절대 안 돼라는 무거운 족쇄를 벗어던진다. 시험을 쳐서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해도 이 정도 나온 게 어디야 만족하고 또 치고 싶음 치면 된다. 일을 하다 실수를 해도 다음에 또 반복하지 않으면 된다. 새로 배우는 운동에 서툴러도 하는 자체를 즐기면 된다. 하기로 했던 것을 하는 것에 의의를 둔다. 누군가는 자기 합리화라고 할 수 있지만 자기 합리화를 해서 삶이 가벼워진다면, 긴 호흡을 유지할 수 있다면 나는 그걸로 만족한다. 그래도 아직 서툴다. 아마 평생 만족하는 연습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