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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식왕소장 May 05. 2022

[06] 돼지고기의 트렌드 변화와 식당의 선택

왕소장의 '식자재 탐구생활'

돼지고기의 소비트렌드 변화에 따른 양돈 산업구조의 개편과 요즘 주목받는 돼지의 품종, 그리고 향후 방향성에 대하여 식당 관점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대한민국의 양돈업 트렌드

양돈업의 트렌드를 보면 지금처럼 돼지고기를 자주 소비하는 식습관이 생겨난 것은 40여년에 불과합니다.

한국의 경제성장 속도에 걸맞은 빠른 속도로 성장한 양돈업은 이제 ‘건강’이라는 시대적 키워드 앞에서 양적 중심이 아닌, 다양성과 지속가능성 중심의 공급환경 변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농장이 직접 고객을 만나고 농장과 지역의 브랜드가 다양하게 소비되며, 품종과 사육방식이 주목받는 뉴노멀 한돈산업 시대가 전개되고 있습니다.

[뉴노멀 한돈산업이란? 중단없는 고성장 소비를 올드노멀 한돈산업이라고 보고, 뉴노멀이란 저성장이며 지속가능한 한돈소비 시대를 말합니다]

자료출처 : 김태경박사

업계에서는 양돈업을 1기에서부터 5기로 구분하고 있는데, 현재 4기에서 5기로 넘어가는 시기로 보고 있습니다.


[1기] 부업규모 : 전쟁이후 전업으로서의 양돈업이 아직 형성되지 않은 시기

[2기] 전업규모 : 삼겹살 구이가 성행된 것과 맞물려 전업규모 양돈업이 형성된 시기

[3기] 기업양돈 : 저가의 수입돼지고기가 본격적으로 유입된 시기

[4기] 집중화한돈산업 : 삼원교잡종(YLD) 기반의 한돈 집중화와, 이베리코의 등장으로 한돈 프리미엄 지위가 위협받은 시기

[5기] 뉴노멀한돈산업 : 코로나19로 가속화된 뉴모멀 가치의 빠른 확산으로 품종과 지속가능성이 부각되는 로컬 브랜드 시기


뉴노멀 한돈산업의 시대로 접어드는 지금, 품종은 여전히 YLD가 물량의 주축을 이루겠지만, 차별화된 돼지고기 식당을 꿈꾸고 있다면 부위가 아닌 품종과 지속가능성의 관점으로 메뉴기획을 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돼지고기를 고르는 새로운 기준1 - 품종

                    


스페인 이베리코로부터 시작된 돼지고기의 품종에 대한 관심은 지난 수십년간 변하지 않았던 돼지고기 소비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고기를 품종별로 소비한다는 것은 단순히 선택의 문제가 아닌 생태환경의 변화까지 맞물려 있는 근본적 변화를 초래합니다. 이는 획일적 육류 소비의 폐해인 질병취약성과 생태계 불안정화를 해소하고 생산농가의 고소득화, 로컬브랜드의 확장, 건강한 생태환경 조성 등에까지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크라운돼지의 난축맛돈 목살 이미지

오늘, 삼원교잡종(YLD) 말고 난축맛돈 먹으러 갈까?

지난 수십년간 전세계의 돼지고기는 다산성, 포유능력, 육질의 장점을 결합한 삼원교잡종(YLD-요크셔/랜드레이스./듀록)이 대부분이었지만 선진국을 중심으로 지역별, 품종별 소비문화의 명맥도 계속 이어져 왔으며, 최근 국내에도 기존의 가격소비가 아닌 가치소비의 관점에서 돼지고기의 품종별 소비문화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연도, 다즙성, 마블링이 우수한 새로운 방식의 삼원교잡종인 YBD가 사육되기 시작했고 제주 흑돼지, 버크셔 K, 난축맛돈 등의 사육농가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관련 식당도 늘어 새로운 육류소비 트렌드를 이루고 있습니다.


요즘 주목받는 돼지고기의 주요 품종별 특징 알아보기

1. YBD : 한국의 대표적인 종돈기업인 다비육종에서 요크셔/버크셔/듀록을 3원교잡한 품종으로 흑돼지 계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YLD 대비 우수한 품질이 특징입니다. 일명 얼룩돼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2. 버크셔K : 버크셔K의 아버지라 불리는 박화춘박사가 미국에서 우수한 버크쇼 품종을 들여와 한국시장에 맞게 맛과 생산성을 개량한 품종입니다. 육지의 대표적 흑돼지 품종이며, 쫄깃한 식감과 진한 육향이 특징입니다. 지리산 흑돼지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3. 제주흑돼지 : 제주의 재래돼지와는 구분되는 품종으로, 영국 흑돼지인 버크셔 품종을 제주흑돼지 개량사업단에서 육종개선하여 20여개 제주 축산농가에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난축맛돈, 버크셔K에 비해 흑돼지 특유의 특징이 다소 적다고 할 수 있습니다.

4. 난축맛돈 : 제주 난지축산연구소에서 제주재래흑돼지와 렌드레이스를 교잡하여 고정시킨 토종품종으로 제주흑돼지중 난축맛돈만이 토종의 형질을 지니고 있습니다. 난축맛돈은 이베리코 흑돼지의 열풍에 대응하고 축산농가를 살리기 위해 서울대 문정훈교수님과 뜻있는 셰프님들이 직접 나서서 확산시킨 노고가 숨어있는 품종입니다. 근내지방의 함량이 높아 마블링이 좋은 편이고 앞다리나 뒷다리도 구이용으로 상품성이 좋습니다.

5. 우리흑돈 : 2015년에 축산과학원에서 이베리코 등의 수입 프리미엄 돼지시장을 잠식하기 위해 국산 재래되지 품종에 생산성이 우수한 듀록 돼지를 교잡해 만든 품종입니다. 일반돼지에 비해 근섬유가 촘촘해서 보수력(수분)이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감칠맛이 높은 편이나 육질이 단단합니다. 고기를 구울 때 버터에 빵을 굽는 냄새가 난다고 하여 일명 '팝콘돼지'로도 불리고 있습니다. 2021년 기준 전국 20여개 농가에서 사육을 시작하였지만 아직은 많은 양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다.


돼지고기의 주요 품종별 취급업소와 사육농가 현황

위 식당들의 특징은 아주 유명한 곳이거나 돼지고기 품종의 다양성을 풀어가는 곳들로, 특히 MZ세대에게 주목받고 있는 힙한 곳이라는 점에서 식육 식당들이 주목할만 벤치마킹 포인트가 있습니다.


돼지고기를 고르는 새로운 기준2 - 지속가능성 

농림부의 축산물관련 인증마크

축산물소비에 있어 맛이나 가격의 차이가 아닌, 가치의 차이를 고려한 소비를 대표하는 것이 지속가능성입니다.

축산물의 개인소비자 시장(마트/온라인)에서는 항생제나 성장촉진제를 맞지 않은 고기, 유기사료를 먹고 더 넓은 공간에서 행복하게 자라서 인도적으로 운송/도축된 고기를 소비하려는 움직임이 '미닝아웃(신념)소비' 트렌드로 자리매김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외식업에도 이런 니즈를 반영할 때가 되었습니다.


내 식당에 맞는 돼지고기 스타일은 무엇일까?

육류 메뉴의 차별화는 고기의 차이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고기의 차이는 품종>사육방식>사후숙성 순으로 구분됩니다. 고유한 특징을 가진 품종의 돼지고기 공급망은 이제 성장단계입니다. 따라서 당분간은 품종의 차별화 만으로 식당의 차별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사육방식의 차별화된 친환경 축산 공급망은 아직 시작단계입니다. 가격도 매우 높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외식업에서 적용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숙성은 이제 성장단계이나, 식당에서 할 수 있는 기술적 방법론이 다양하고 나만의 스타일을 찾아 적용하면 꽤 좋은 콘셉트를 개발할 수 있습니다.




*도움 주신 분들

김혜진(교열). 김태경박사(자료협조).


*왕소장 프로필

- 전 윈플러스(식자재왕) 상무이사.

- 식자재왕 브랜드/식자재마트 기획.

식품박람회 서울푸드어워즈(KOTRA) 심사위원.

한국체인스토어협회(KOCA) 강사. 

- 한국음식평론가협회 회원.

- 현 키친엑스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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