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현실편 - 월급 적게 주는 거 모르고 공무원 시작했니?
공무원 월급 적게 주는 거 모르고 이 일 시작했나? 아니,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월급을 적게 주는 게 아니라, 물가 상승률을 사기업에 비해 거의 반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새우깡 가격도 20년 전에 비해 이렇게 많이 올랐다! 그런데 공무원 연봉의 평균 인상률은 고작 해마다 1~2%남짓. 올해 물가 상승률은 6%에 달한다. 그렇다면 실질적으로는 임금을 삭감시킨 것과 다름이 없다. 인간적으로 먹고살기 위해서 최소한 임금 보존은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치사해서 더 달라고도 안 해!
공무원 연금 받으니까 참으라고? 그거 우리가 더 내서 더 받는 거다. 게다가 공무원 연금이 국민 연금에 비해 훨씬 많이 내고 훨씬 적게 받는다는 사실은 알고 있는가? 공무원들이 2000원 내고 나중에 연금 200원 받고, 국민연금은 500원 내고 100원 받으면 누가 손해인가?
다행히 국민들의 정서도 어느 정도 공무원의 어려움을 이해해주고 공감해주기 시작했다. 언론에서도 드디어 공무원들의 어려움을 보도해준다. 이제 공무원들이 좀 사람 취급을 받는 점에서 감격스럽다.
여기는 공산주의 사회가 아니다. 대한민국은 자본주의 사회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받는 만큼 일한다는 것은 자본주의 윤리에 어긋나지 않는다. 왜 공무원들은 도대체 돈은 적게 받으면서 열심히 일하려고 하는가? 변태인가? 내게 주어진 업무는 내 옆의 동료에게 민폐가 되지 않도록 확실하게 처리하되, 적은 월급을 주는 악덕 고용주를 위해 더 열심히 해줄 필요는 없다. 그리고 자본주의를 떠나 모든 한국의 역사에서 하는 일에 비해 천대받던 계층은 절대 가만히 있지 않았다. 군량미에 돌을 섞어 군인들에게 나눠주니 군인들이 임오군란을 일으킨 것은 지극히 정상이다.
공무원들도 이제 살 길을 찾아야한다. 퇴직까지 얼마가 남았건 퇴직준비한다고 생각하고, 우리 함께 제 2의 인생을 찾아보자. 그것은 내가 먹고 살기 위한 일이 아니라,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로. 부동산, 주식, 유튜브, 아니면 내가 돈 때문에 포기했던 좋아하는 어떤 예술이건. 부캐가 본캐가 되는 그날까지 전국의 박봉 월급쟁이들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