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 희망 편 - 먹고살기 위한 직업 말고, 내가 좋아하는 일은 무엇일까
좋아하는 일로 먹고사는 직장인이 얼마나 되는가? 우리나라의 직장인 대부분은 현실을 함께 고려해서 직업을 고른다. 내 수능 성적이 허락하는 안에서 학과를 지원하고 월급과 회사 복지가 괜찮은 직업을 고려해 취업을 준비한다. 설령 내가 좋아하는 일과 관련된 회사에 입사했다고 하더라도, 아주 싱싱하고 뛰어난 나의 창의력을 펼칠 기회도 없이 다수의 회사 규율에 나를 맞추어 따라간다. 회사 규율에 따라가야 다수의 합리성을 지킬 수 있으니까. 그러다 보면 내가 좋아하는 일은 다시 점점 희미해진다.
우리는 대부분 이렇게 직업을 골라 회사에서 일한다.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먹고살아야 하고 부양해야 할 부모님이 계시며 결혼도 해야 하니까. 하지만 회사 업무를 마치고 퇴근하는 길에 우리 마음은 왠지 모르게 허전할 때가 많다.
우리의 잘못이 아니다. 회사라는 시스템 안에서는 결국 좋아하는 일을 온전히 추구할 수 없다. 시스템적인 문제이다. 회사는 회사의 이익이라는 다수의 이익을 추구하기에 나라는 개인은 희미할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회사의 매뉴얼에 따르지 않으면 매뉴얼을 지키는 다수가 힘들어진다.
따라서 우리는 회사 퇴직을 염두에 두고 좋아하는 일을 구상해야 한다. 당장 회사를 때려치우라는 말이 아니다. 퇴근 후 남는 시간에 내가 좋아하는 일을 발전시켜보자. 퇴직까지 5년 이상의 시간이 남았다면 20대 ~ 50대 그 누구라도 충분한 시간을 가졌다. 회사 퇴직 후에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추구할 수 있도록. 그렇다면 좋아하는 일은 어떻게 찾으면 좋을까?
좋아하는 일을 찾는 방법은, 바로 "몰입"이다. 우리는 즐거운 무언가를 할 때, 시간 가는 줄 몰랐다는 표현을 쓴다. 실제로 사람은 어떤 일에 집중하면 시간이 굉장히 빨리 갔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한 연구에 따르면 시간이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현상을 뇌는 "재밌다"라고 느낀다. 재미를 느끼는 순간 우리의 뇌는 스트레스를 담당하는 뇌의 부분을 정지시킨다. 그 순간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가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면 그것이 바로 우리가 좋아하는 일이 되는 것이다. (출처 - 김창옥, 나이가 어떻든 자신을 위해 살아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강연 중 일부)
몰입할 수 있는 일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어렵게 몰입하려고 하지 말고 내가 가진 취미 중에서 가장 몰입되는 것을 찾아보자. 예를 들면 내가 캠핑을 좋아한다면 단순히 캠핑 가는 것에 그치지 말고 캠핑과 관련된 기록을 남겨보자. 기록들이 쌓이다 보면 전문적인 캠퍼로서 조금씩 전문성이 쌓일 것이고, 퇴직 전까지 그 기록들은 나만의 자산이 될 것이다. 전문성뿐만 아니라 재미있는 실수들도 나만의 컨텐츠가 된다.
거기에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직업과 몰입하는 것을 연결시켜보자. 내가 미생의 주인공처럼 영업직에 종사하고 있다면 캠핑에서 필요한데 아직 없는 캠핑 용품은 무엇인지 떠올려 영업을 구상해볼 수도 있다. 영업 일을 하며 알게 된 제조 공장이나 홍보 수단들을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혹은 내가 캠핑과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교육계에 종사하고 있다고 해도 연결시켜볼 수 있다. 흔히 캠핑을 시작하고 싶은 사람들이 처음에 어떻게 시작하고 어떤 캠핑 용품을 구매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캠핑 초보를 위한 교육 자료를 구상해볼 수도 있겠다. 교육 일만 몇십 년을 했으니 사람들에게 알려주기 위한 쉽고 좋은 교육 자료를 제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유명한 스티브 잡스의 스탠퍼드 연설에서도 이러한 연결을 강조했었다.
직장인들이 이미 갖고 있는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직업과, 퇴근 후 준비하는 좋아하는 일을 발전시켜 이 둘을 연결시킨다. 우리가 퇴직까지 5년 이상만 남았다면 시간은 충분하다. 5년 동안 퇴근 후 내가 좋아하는 일에 몰입해보자. 5년이라는 시간을 몰입한다면, 좋아하는 일의 수준은 취미를 넘어 어느 순간 퇴직 후 제2의 인생을 설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되어있을 것이다. 우리 함께 연결시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