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쉬운 것 같으면서도 가장 힘든 것
드디어 첫 글.
나에게 있어 시작(始作)이라는 것은 '설렘'보다 '두려움'과 '망설임'이 더 크게 느껴지는 존재다. 실제로 지금까지의 나를 돌아보면, 아주 간단한 일도 쉽게 시작하지 못하고 이것저것 고민을 거듭하다 때를 놓쳐버리는 일이 많았다. 어쩌면 약간의 귀차니즘도 섞여 있었겠지.
그러면서도 어쩜 그렇게 하고 싶은 건 많은 건지, 조금만 재미있어 보이는 것이 있으면 기웃기웃. 결국 제대로 할 줄 아는 것 하나 없이 아주 얕디 얕은 개울물과도 같은 상태에 이르렀다. 쉽게 바닥이 드러날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들켜선 안된다는 강박감까지 더해져 자신감마저 사라지니 더더욱 모든 것들이 쉽지 않았다.
브런치를 시작하는 것 역시 그랬다.
이런 멋진 곳이 생겼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도 다른 이들의 빛나는 삶을 동경만 할 뿐 선뜻 가입하지 못한 채 몇 달이 흘렀고, 용기를 내어 가입하고도 이 첫 글을 끄적이기까지 또다시 오랜 시간이 흘렀다. 왜 이렇게 힘든 걸까. 그냥 부딪쳐보면 될 것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런 내가 너무나도 바보 같고 한심스러웠다. 매번 같은 자리. 아니, 오히려 너무 쉽게 포기해버리는 내 모습에 화가 나고 실망스럽기까지 했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렇게만 지낼 수는 없다고 계속해서 마음을 다잡았다. 무엇이든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테니까. '발행'이라는 간단하면서도 무섭고 떨리는 그 단어를 누를 용기를 내지 않으면, 나의 존재를 그 누구도 알지 못할 테니까......
누군가가 그랬지. 무엇이든 시작한다는 것이 중요한 것일 뿐, 늦어버린 시작은 없는 거라고. 분명 이 글을 누군가가 읽고 있다면, 그건 정말 큰 용기를 내고 나 자신과의 수많은 싸움에서 큰 승리를 거둔 결과일 터. 이것 하나만은 다짐하자. 묵묵히 내 일에 최선을 다하며 부끄러움 없고, 후회 없는 인생을 살자고. 그리고 지금보다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발돋움하자고. 비록 그 첫걸음이 엉성하고 부족하더라도 실망하지 말고 한 걸음씩 나아가자고.
그렇게 조금씩 나아가다 보면 당당히 내 글을 모두에게 내보이며 진정한 시작(始作)을 해낼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