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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무 글쓰기 Mar 08. 2024

나는 sns글쓰기 강사다

“상무야 너 뭐 하냐?” “글쓰기 강의하고 있다”라고 하면 모두 부러워하는 눈치다. 다음 이야기는 내가 어떻게 글쓰기 강사가 되었는지 얘기하려 한다. 


2015년 4월 어느 날 종로 3가 ‘도심권 50 플러스센터’에서 운영하는’ SNS전문가양성과정’을 신청했다. 처음에는 강사가 되기 위해 공부한 게 아니고 그냥 SNS에 대해 좀 더 알려고 시작했다. 무료로 글을 쓸 수 있는 블로그, 페이스북 플랫폼과 구글 문서나 에버노트 같은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면 쉽게 글쓰기 할 수 있는 걸 알았다. 마치 삽으로 흙 파던 것을, 포클레인으로 파는 효과가 있었다. 특히 음성인식 기술이 좋아져 타자속도가 느린 시니어들에게 음성 인식은 글쓰기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영등포 50 플러스센터에서 함께 공부하던 수강생들과 강의 연습을 하고 2016년 연합회를 구성해 본격적으로 무료로 진행하는 열린 강의 준비를 했다. 처음 강의 시작할 때는 수강생이 없을까 봐 걱정했다. 센터에서도 수강생이 없으면 폐쇄된다고 가끔 엄포를 놨다. 가정주부였던 분이 강사가 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결국, 열린 강의가 끝나는 9월경에는 자리가 부족해 보조 의자가 필요할 정도로 수강생들에게 인기였다.


교학상장(敎學相長)이란 말이 있다. 가르치는 일과 배우는 일이 서로 자신의 공부가 된다는 말이 실감이 났다. 강의를 준비하며 더 확실하게 이해가 됐다. 가수가 되기 위한 데뷔 무대와 같은 역할을 해 주었다. 이런 경험을 쌓아 복지관이나 다른 50 플러스센터 등에서 강의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영등포 50 플러스센터의 특징은 무엇보다도 수강생 교육 수준이 상당히 높아 강의 준비를 철저히 해야 했다. 한 번은 스마트폰 강의하는 데 필요한 ‘모비즌’ 앱이 열리지 않아 쩔쩔매고 있을 때 수강생 중 한 분이 ‘팀뷰어’ 앱을 소개한 적도 있다. 강사가 오히려 수강생에게 배우기도 했다. 


글쓰기 강의안을 만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기본적인 원고 준비가 없어 처음부터 시작하려니 1시간 강의하는데 5시간 준비를 해야 했다. 강의하고 나면 고기를 먹어야 한다는 말이 실감 났다. 학교 다닐 적에 아르바이트로 과외선생도 해 본 적도 없었다. 말을 천천히 하고 발음을 정확히 하려고 혼자 중얼중얼하면서 연습했다. 강의는 연습량과 비례하여 발전했다. 수강생 중에는 시인이나 수필가도 있었다. 


인터넷이 연결 안 돼 식은땀을 흘린 적도 있다. 인터넷 환경을 파악하는 것도 필요했다. 공공기관은 보안 문제 때문에 와이파이가 안 되는 곳이 있었다. 전산시스템 오류로 인터넷으로 수강 신청을 못 받는 경우는 폐강되는 경우는 너무 아쉬웠다.


글쓰기 강의를 하면서 하루가 금세 지나갔다. 일거리는 단지 돈을 벌기 위함만이 아니었다. 아쉽게도 2020년 코로나 사태로 오프라인 강의는 중지되었다. 온라인 강의를 할 기회였으나 줌이니 웹엑스 사용할 줄 몰라 강의를 계속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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