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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욱 Jun 03. 2021

내가 회사보다 귀중하다

행정하는 소설가




내가 없으면, 회사도 없어지고. 내가 사라지면, 세계도 함께 사라진다.
내가 회사고, 내가 세계다. 그래서 내가 회사보다 세계보다 귀중하다.

                                                                                                             

"남녀고용평등을 실현함과 아울러 근로자의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함으로써 모든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조의 내용이다.


이 법률이 제정된 목적과 이유가 우리가 그만큼 한쪽으로 치우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 즉, 언제나 일과 회사가 먼저라는 회사 지상주의 관행을 법률로써 개선하자는 의도일 것이다.


틀렸다.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이 목적이라면 일ㆍ가정의 양립이 문제보다 개인이 우선 이어야 한다. 모든 것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일, 가정, 조직, 국가, 세계도 결국 나로부터 시작된다. 즉, 내 삶의 질이 곧 국민의 삶의 질을 결정한다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굳이 따지자면 국가는 일ㆍ가정이 아닌 "나"를 먼저 지원해야 한다. 내가 온전히 나로 살 수 있도록, 내가 나답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게 우선이다.


조금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면 내가 회사의 구성원 아니라, 구성원인 내가 회사인 것이다. 즉, 내가 국가의 구성원이 아니라 국가 자체인 것이다. 그래서 회사나 국가의 모든 문제는 나를 중심에 두고 생각해야 한다.


'이 업무가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될까? 나는 이 업무로 인해 무엇을 이루려고 하는가?'

'이번 국가정책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나는 내가 살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어떤 정책에 참여해야 할까?'


개체가 있어야 군체가 있듯, 어떠한 집단지성도 개인의 개별 지성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다. 회사나 국가조직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건강한 조직이 존재하려면 우선 건강한 개인이 존재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회사에서 온전한 나로 살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1. 자신감


자신감은 자존감을 자양분 삼아 자란다. 자존감은 타인으로부터의 인정욕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우리는 학창 시절부터 자기 능력을 스스로 인정하는데 익숙하지 않다. 부모님, 선생님으로부터 '대단하다', '잘한다' 등의 타인의 인정을 통해 자기 효능감을 깨닫는데 익숙한 사회다. 물론 인정은 자존감과 한 몸처럼 연결돼 있다. 인정이 삶의 약처럼 활력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모든 지나치면 독이 된다. 인정욕을 충족하면 할수록 인정에 집착하게 되고 곧 강박으로 이어질 확률이 대단히 높다.


실제로 회사에서 성실하고 성과가 좋은 직원일수록 인정욕의 감옥에 갇히는 결과가 자주 일어난다. 즉, 일을 열심히 하고 많이 하면 할수록 타인의 기대도 그만큼 커지게 된다. 결국 점점 더 큰 기대와 인정이 나아가서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괴물처럼 커지고 나서야 번아웃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부담감으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경우다. 결국 물리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지경이 되어 기대에 부응했다는 자존감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자괴감으로 변질되는 것이다.


자신감은 해낼 수 있다는 능력과 의지가 인정욕(기대)에 비해 클 때 유지된다. 기대를 능력에 맞게 조율하고 적당히 부응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또 자신의 능력을 여러 개의 스테이지로 분산시키는 것도 방법이다. 회사 내에서도 노동조합, 동아리, 스터디, 상조회, 자원봉사 등의 다양한 활동이나 회사 밖의 다양한 개인 활동을 통해 자기 효능감을  여러 곳에서  높이는 게 중요하다.


'이게 안되면 다음'이라는 나만의 대안이 필요하다.  


2. 수평심


수평심이라는 단어는 국어사전에 없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쓰는 용어로, 설명하자면 모든 인간관계는 수평관계다. 모든 인간은 같다. 인간에 상-하는 없다. 평등과 비슷한 개념으로 권리, 의무, 자격 등이 모든 사람에게 고르고 똑같이 주어져 있으며 자기 뜻대로 행동할 권리가 있다. 그렇게 생각하자는 뜻이다.


회사는 의사결정의 효율성과 효과를 제고하기 위해 직급 및 직위를 두고 운영한다. 흔히, 상급자와 하급자로 칭한다. 회사가 경영효율을 최우선으로 두고 인력을 구조화하여 운영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 필자가 얘기하는 수평심이란 회사에서의 직위가 높다고 그 사람 자체가 나보다 높다는 생각 자체를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회사에서 부여한 권한에 따라 상급자가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조금 더 있는 것뿐이지, 하급자의 의견을 무시하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 하급자의 권한을 거부할 수 없다.


'사원-대리- 팀장-과장-본부장-실장-이사-대표'
모두 같은 인간종의 하나일 뿐이다.'라고 생각하자.


경험에 따른 숙련도의 차이일 뿐. 인간으로서 더 특별할 것도, 대단한 것도 인간들이다.


모든 관계는 상대적일 수밖에 없다. 내가 낮추면 상대는 높다고 느끼고, 내가 수평에 서면 상대도 같이 서 있다고 느낀다. 수평심. 모든 관계를 나와 수평에 맞춘다. 이것이 핵심이다.


국가로보면 대통령도 결국 대의민주주의 제도에 의해 대신하여 의사를 결정하는 사람 중에 하나일 뿐 나보다 위에 있거나 우월한 존재가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조금 쉬워진다. 누구 앞에서도 당당해질 수 있다. 지금 당장 행동해보자. 결재를 받기 위해 상급자 앞에 서서 두 손을 모으고 낮은 자세로 서 있을 필요가 없다. 상급자가 앉아 있으면 앉아서, 서 있으면 서서,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으면 같이 손을 넣고 이야기를 하면 된다. 상대방에 특히 상급자에 맞춰 행동할 필요는 없다. 어느 회사의 규범에도 그런 규정은 없다.


조금 과하게 이야기했지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내가 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내가 회사보다 귀중하다'


자신감과 수평적 태도를 갖고 회사생활을 하자.  가지 확실한 것은 세계는  사람의 행동으로 부터 변화한다. 내가 변하면 세계가 변한다. 회사도 내가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회사고 내가 세계다. 그게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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