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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눈경영 Aug 15. 2023

WeCrashed

위워크의 성장과 몰락

2023년 8월 초, WEWORK  측에서 “회사가 존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는 메시지를 발표하면서 주가가 21센트에서 14센트로 약 63% 폭락했다. 그 다음날 장중 30센트까지 100% 오르다가 다시 12센트로 주저 앉는, 마치 한참 때의 코인과 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때 Airbnb/Uber와 함께 공유경제의 대표주자가 기업가치의 99.7%를 잃고, 이렇게 Penny Stock으로 몰락하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WeWork란 무엇인가?


잘 아시는 분들은 넘어가도 되는 부분이다. 흔히 “공유 오피스”라고 불리는 사업 카테고리를 만든 회사이다. 쉽게 말해, 오피스가 필요한 기업이나 개인에게 이를 제공하는 사업인데, 일반 오피스와는 달리, 사무기기가 구비되어 있어 “몸만 들어가면” 되고, 공간과 기간을 비교적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며, 커피/차 등 기반 서비스가 잘 구축되어 있다. 전 세계 약 40개 도시에 800개 가량의 오피스가 운영되고 있다. 여기서 오피스란, 한 건물을 통으로, 또는 여러 층을 레노베이션해서 고객들에게 제공한다.


WEWORK의 흥망성쇠를, 이 글 보다 1000배 더 재미있게 이해하려면, Apple TV+에서 2022년에 스트리밍 한 WeCrashed, 한국 제목 “우린 폭망했다”(제목 좀…)를 보시면 된다. 개인적으로 본 적은 없어서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주인공 Adam역에 Jared Leto, 아내인 레베카 역에 Anne Hathaway가 출연하니 연기력이 볼만 하지 않을까 싶다. 참고로, WEWORK에 큰 베팅을 하는 손정의 (Masayoshi Son) 역에 김의성 씨가 출연한다.
드라마 WeCrashed: 창업자 Adam역의 Jared Leto와 투자자 손정의 역의 김의성씨


Why WeWork?


한참 잘 나갈 때 WEWORK의 Valuation은 약 $47B, 오늘 기준 원화로 62조였다. 이는 한국 증시라면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SK Hynix에 이은 4위에 해당되며, 현재 전 세계 비상장 회사들 중에서도 5위에 해당되는 수준이다. ChatGPT로 유명한 OpenAI도 $29B이니, 당시 공유경제, 스타트업 업계의 호황 등을 감안하더라도 엄청난 수준이었다. 무엇이 이렇게 매력적이었을까?

WeWork 싱가포르 지점 중 하나

일단, 모든 WEWORK 에는 카페테리아 같은 공용공간이 있는데 모든 지점이 분위기가 약간 다르면서도 공통적으로 표출하는 아우라가 있다.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 트렌디한 음악, 무제한 커피와 맥주/콤부차 등 쉽게 매혹된다. 궁금한 분들은 투어를 예약해서 가보는 것도 방법이겠다.


두 번째는, 오피스를 알아본 분들은 공감하겠지만, 일반적으로 건물주들과 계약을 하려면, Agency를 끼고 해도 매우 불편하다. 가구 등 사무용품을 모두 직접 조달해야 하고, 원하는 넓이의 공간도 찾기 쉽지 않고, 대체로 인테리어나 분위기가 천차만별이다. 반면, WEWORK 등 공유오피스는, 기간을 짧게 끊을 수도 있고, 공간도 파티션을 조정함으로써 유연하게 확보가 가능하다, 즉, 사용하다가 늘리거나 줄이고 싶으면 쉽게 가능하다. 책상과 의자, 프린터, 커피머신 등이 완비되어 있어서 한층 편리하다. 이렇기 때문에, 특히 급성장하거나 미래가 불투명한 스타트업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옵션이다.


마지막으로, 해외 출장이 잦은 경우, 전 세계 모든 오피스에 자유롭게 출입이 가능하고 한국에서 문서 출력을 걸어놓고 뉴욕에 가면 바로 출력이 가능하다. 이는 로컬 공유오피스 업체들 대비 WEWORK 가 제공하는 차별점이다


WEWORK의 몰락


처음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은 창업자 Adam의 예측불가한 사생활과 이로 인한 스캔들과 상장 실패였다. 결국 투자자들이 Adam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2019년 1조 이상 안겨주면서 합의에 이르렀다.

그 이후는 모두가 아는 코로나 사태였다. 물론, 유연한 계약이 공유 오피스의 장점이라 유연근무 환경에 적합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당시 WEWORK와 경쟁하던 일반 오피스들 입장에서는 덤핑 계약을 제시할 수밖에 없어서 시장 자체가 무너졌다고 볼 수 있다.



근본적인 이유: 사업모델의 한계


일단, WEWORK의 재무제표를 보면, 2022년 매출이 4.2조인데, 총비용이 7조, 순손실이 2.6조 원이다. 물론 수익성은 개선되고 있지만 흑자전환 시점은 요원해 보인다. 또한 현금흐름이 버내지 못하니 기업 존속성에 대한 의문이 내외에서 나온다. 원인이 무엇일까?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겠지만, 필자가 보는 원인은 사업모델, 즉, Intermediary(중개인)의 한계이다.


내가 과수원을 시작했다고 하자, 사과를 수확하면 팔아야 되는데, 고객과 어떻게 과연 어떻게 컨택할 것인가? 내가 사과가 필요한 고객이라고 하자, 전국 과수원들을 어떻게 수배하겠는가? 이를 해결해 주는 것이 중개인이다. 동네 마트, 온라인 매장 등 모두 이에 해당된다. 이러한 가치 제공을 대가로 중개인은 판매자 가격과 고객의 구입가격 사이에서 이익을 취한다.

 

문제는, 바로 이 이익 때문에 중개인은 늘 위협에 시달린다. 직거래를 하면 판매자는 더 비싸게 팔고, 고객은 더 싸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WEWORK는 반대로, 건물주와 입차인 간 직거래를 비집고 중개인 역할을 하려고 하기 때문에 양 쪽에서의 압력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이는 전형적인 Porter의 Five Forces의 위협에 해당된다. 국가별 수많은 로컬 경쟁사들과 New Entry들을 상대해야 함은 물론, 특히 임차인 입장에서는 WEWORK의 장점 대비 높은 가격을 저울질할 수밖에 없고, 이는 대체(Substitution) 위협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WEWORK 가 누릴 수 있는 이익에는 구조적 상한선(Cap)이 형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Porter교수의 Five Forces

What’s next?


그동안 수익성 개선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고 효과를 보고는 있지만 아직 요원해 보이지만 수년간 처절한 고민을 해보았을 WEWORK를 고려하면 지금 여기서 한마디 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 보인다. 다만, Incremental 한 변화보다는 부동산 투자 모델로의 전환 등 근본적/구조적 전략 변화가 없으면 WEWORK의 미래는 암울해 보이며, 한 명의 Fan으로서 WEWORK의 turnaround에 응원을 보낸다.




#wework #공유경제 #전략 #사업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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