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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눈경영 Nov 19. 2023

사업의 네 번째 조각: 설계/디자인 [1/3]

제품/서비스의 부모는 사업모델, 조부모는 가치사슬이다

내가 하는 모들 업무는 좋든 싫든 어떠한 가치사슬에 속해있다. 가치 사슬의 선택이 사업모델을 좌우하며, 사업모델이 제품/서비스의 설계 및 디자인에 영향을 주기에 먼저 가치사슬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상적으로 이해하거나 잘 못 이해할 경우 사업모델 설계에 혼란을 가져올 수도 있고, 전략적 오류를 범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Value Chain의 정의부터


가치사슬(Value Chain)이란, 경영학의 대가 Michael Porter가 그의 책에서 정립한 개념이고, 아래 그림같이, 한 기업 내에서 뭔가를 구입 후에 가공해서 판매하는 과정을 구분했다.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는 철강, 유리, 플라스틱 등을 공급받아 (Inbound Logistics) 자동차를 생산 (Operation) 후에 딜러들에게 운송 (Outbound Logistics)하고 판매(Marketing & Sales)한다. 이후 블루핸즈를 통해 고장수리(Service)를 해준다. 구매/인사 등의 Support Activities로 묶었다.

Michale Porter's Value Chain

Porter의 가치사슬은, 기업 단위, 즉 미시경제학의 측면으로 봐야 하고, 산업단위의 Value Chain을 정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를 Industry Value Chain이라고 하고, 덩어리가 큰 개념으로 보면 된다. 아래 그림의 Industry Value Chain에서 원재료(Raw Material)는 철광석 회사인 Vale가, Intermeidate Goods는 철강회사인 Posco가, 나머지는 현대차가 수행한다고 보면 된다. 


산업 가치사슬 vs. 기업 가치사슬 (Source: strategicmanagementinsight.com)


1. 가로가 아니라 세로다

기업 내 가치사슬은 가로로 표현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산업 가치사슬은 세로로 표현하는 것이 맞다. 예를 들어 삼성이 폰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인 칩을 Qualcomm에서 구입하는 옵션 외에 Exynos라는 칩을 직접 만들면 이를 수직적 수직적 통합 (vertical Integration)이라고 부른다. 즉, 세로로 구성된 가치사슬 상에서 상류 (Upstream)으로 진출했기 때문이다. 한편 원유를 정제한 하던 정유사가 주유소 네트워크를 운영하면 이를 하류 (Downstream)으로 진출한, Downstream Vertical Integration이라고 부른다. 따라서 가로가 아닌 세로로 개념을 정리하고 가자. Porter교수에게 양해는 나중에 구하고.


수평적 통합 (Horizontal Integration)은 반독점에 걸리기 전까지는 교섭력 및 이익 극대화 차원에서 유리하나 수직적 통합 (Vertical Integration)은 조심해야 한다. 보통 내가 구입하는 기업, 또는 내가 판매하는 기업들의 이익이 탐나거나 말을 잘 안들을 경우에 추진하는데 두 가지 위험성이 있다. 

1) 상류로의 진출 (Upstream Integration): 기술의 확보는 의미가 있으나 장치산업은 조심해야 한다. 예를 들어 LG디스플레이는 OLED패널을 만들어서 LG전자와 Sony에게 동시에 판매한다. LG전자 입장에서 "왜 나와 직접 경쟁하는 Sony에게 팔아?" 하면서 통합을 했다고 치자. 그러면 Sony의 OLED TV가 단종되면서 LG전자의 매출이 단기적으로 늘 수는 있지만 LG디스플레이 사업이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적자를 보게 되고, 그로 인한 가격 인상은 LG전자에게 직접 전가된다. LG그룹 전체로 보면 악수가 된다. 반면, 자체 수요를 충분히 충당할 수 있다면 원천기술 확보 목적으로는 충분한 가치가 있다. Apple이 배터리나 Display를 직접 만들면 타 회사에도 팔아야 본전을 뽑는 난처한 상황에 직면하겠지만, Chip 분야의 기술을 내재화했기 때문에 ipod 등을 차별화할 수 있다. 

2) 하류로의 진출 (Downstream Integration): 과거 LG전자, 삼성전자가 모두 통신 시스템 사업을 하고 있었다. 1990년대 말 PCS사업자에 한솔, 신세계, LG 컨소시엄이 선정되면서 당시 LG텔레콤을 제외한 모든 통신사가 갑자기 LG를 경쟁사로 간주, LG전자의 통신장비를 배척하기 시작했다. Downstream Vertical Integration 때 반드시 계산기를 두드려봐야 하는 요소이다. 

가치에도 "두께"가 있다

자동차 회사 예를 들어보자, 유리/금속/타이어/Chip 등을 $30에 구입해서 전 세계 공장을 통해 제조한 뒤 비싼 임대료와 인센티브 $60을 감당하고, 마진 $10를 남긴 뒤 고객에게 $100에 판매한다고 가정하자.  자체적인 Value Add가 $100중 60%나 된다. 이는 산업의 특징이다. 다만 마진을 10% 밖에 못 얻는 것은 경쟁이 주요한 원인이다. 럭셔리 업은, 제조보다는 마케팅/유통이 두껍고, 마진도 높은 편이다. 

 


반면, 부띠끄 온라인 유통업체 예를 들어보자. 기성품을 $80에 구입해서 e-commerce site 운영비, 마케팅 등 비용을 감당하고, 마진 $10를 남긴 뒤 고객에게 $100에 판매한다고 가정하자. 공장/영업사원/매장이 없기 때문에 비용이 적게 든다. 이미 완제품 제조사가 다 지불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용이 10%, 마진이 10%이다. 더욱이 완제품 재고를 두지 않고 판매를 중계만 하고 수수료를 받으면 비용이 더 줄기 때문에 유리한 점도 있지만 이익의 당위성도 같이 줄어든다. 고객이 굳이 중계 사이트를 이용할 이유가 적기 때문. Amazon이나 쿠팡이 비싼 재고/운송 비용을 지불하고 직접 제품을 구입 후 판매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즉, 일반적으로, 사치 사슬상 "두께"가 두꺼울수록 Value Add가 커지며, 이는 경쟁력의 최소 요인이 되며, 산업 내 경쟁에 따라 마진이 좌우된다. 한편, 브랜드 인지도가 매우 높거나 기술력이 뛰어나면 두께는 얇으나 마진이 높은 경우도 많다. 


사업모델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정확히 가치사슬 상 어디서 어디까지 영위할 것인가를 정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는 투자비를 결정하고, 위에서 설명한 Vertical Integration과 연계된 경쟁 강도를 좌우하기 때문에 마진도 결정된다. 이러한 가치사슬이 정의되면 다음 장에서 다룰 사업모델을 설계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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