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오월 Feb 24. 2024

별일 없어도 괜찮아

식구들의 하루는 어땠었나

원래는 올해쯤 가족들과 해외여행을 가기로 했어요. 아버지는 회사에서 출장 겸 해외를 많이 다녀오셨고 제대로 대문자 YOLO 그 자체인 동생은 친구들과 해외여행을 가곤 했어요. 동생은 뒷일 생각 않고 일단 가자! 하고 지르고 보는 스타일이에요. 저는 출장도 다녀오고 친구와 남자친구와 많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몇 번 다녀오긴 했네요. 아쉽게도 어머니는 아직 한국을 벗어나지 못했어요.


올해는 우리 식구 모두가 다 같이 다녀오자! 라며 작년 한 해 다짐하고 계획했는데 왜인지 시간이 지나면서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네요. 속상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문득 오늘 저녁 무얼 먹을까 고민을 하고 있었어요. 동생은 점심을 제대로 먹지 못했고 피자를 먹고 싶다 했고, 언제나 좋아 좋아인 저는 역시 피자도 좋았습니다. 어머니는 저녁을 안 차려도 된다는 생각에 피자를 오케이 하셨지요. 늦게 퇴근을 한 아버지도 오늘은 피자 오케이로 통합했습니다.


네 식구가 한 식탁에 둘러앉아 피자를 나눠먹으며 오늘 있었던 일들을 한 명씩 늘어놓습니다. 해외를 가고 기념사진을 찍고, 유명 명소를 가고 너무 좋습니다. 그런데 우리 집 우리 식탁에서 모여 앉아 같은 음식을 먹고 일상을 공유하는 건 또 어때요. 그것 나름대로 행복하네요. 가족들이 다 같이 시간을 갖는다는 거 자체만으로도 근사한 시간이 되었네요.


물론 언젠가 여행은 가기야 하겠지만, 지금 이대로 누구 하나 아프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히 행복합니다. 내일은 부럼을 사 와야겠어요. 아버지가 저녁에 지나가는 말로 정월대보름이라던데, 부럼을 먹어야 하지 않나라고 하셨거든요.


내일은 (이미 오늘이지만) 강아지 산책도 시키고 당근거래도 하고, 부럼도 사 오는 별일 없어 보이지만 별 일인 일상으로 채워가 봅니다 :->

매거진의 이전글 추운 겨울 다 지나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