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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문가 Dec 13. 2023

누구는 나를 좋아하고 누군 날 싫어하고

브렌든 웬젤 '어떤 고양이가 보이니?'를 읽고  

도서관에서 애들 책을 빌리다 말고 그만 주저앉아 천천히 읽게 된 책. 한 장씩 넘길 때마다 '이야~' 하며 감탄을 하게 된다. 매번 같은 고양이가 걸어갈 뿐인데 보는 이의 눈에 따라 천차만별 다른 모습이 펼쳐지는 것이다.


개의 눈엔 사악한 고양이가, 벌의 눈엔 색맹검사하는 검사지처럼 보이는 게 여간 재밌는 게 아니다. 모두 같은 고양이다.


이야기가 재밌던 것은 다름 아닌 아이가 얼마 전 털어놓은 고민이 떠올라서다. 반에서 어떤 친구는 자기랑 친한데 어떤 친구는 자기를 미워하는 것처럼 느껴져 불편하단다.


"그럴 수 있어. 누구나 나의 모습을 보고 같은 걸 느끼지 않거든."


아무리 이야기해 줘도 아이가 그걸 이해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마침 이런 책을 만나니 어찌나 반갑던지. 바로 빌려와서 이걸 읽어주는데 그림책의 커다란 힘을 느꼈다. 자세한 걸 이야기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이런 상황을 그대로 이해하는 것 같았다.


아무 잘못을 안 해도, 착하게 굴어도, 의도가 없어도, 때론 좋은 의도로 뭔가를 해도 사람들은 자신만의 안경을 낀 채 나를 판단하기 마련이다. 입장을 바꿔 나도 마찬가지겠지. 때론 내가 고양이였다가 벌이었다가 개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를 보려면 신중해야 한다. 뭔가 판단하고 내뱉기 전에 지켜보고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다. 때론 다른 이가 날 먼저 판단하고 오해하더라도 시간을 주고 진심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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