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은 똥을 싸자
폴인에서 가수 윤종신 님과 송길영 님의 인터뷰를 봤다. 그중 콘텐츠를 향한 윤종신 님의 시선이 인상 깊었다.
작품이 보석?
내겐 똥이다
윤종신의 <월간 윤종신>을 좋아했다. 차트의 평가에서 벗어나 월마다 음악을 발매하겠다는 그의 선언은 여전히 센세이션 하다. 20대 초반, 창작 활동의 지속성을 고민했던 내게 그의 행보는 힌트였다. 그러나 자신의 꽤 많은 시간과 고민을 담았을 결과물을 “똥”이라는 직접적인 단어로 표현할 줄은. 머리를 댕- 맞은 것 같으면서도 공감이 가 피식 웃었다.
‘너는 어떻게 꾸준히 글을 쓸 수 있어?‘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생각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주간 꿀별'. 당시 나는 결심했었다. 평가를 떠나 묵묵히 해보자고. AI처럼.
보이시나요? 2024년의 첫 똥이.
윤종신은 여전히 무언가를 준비하고만 있는 이들에게 말한다. 작품은 창작적 배설물이라고, 오늘 낸 작품보다 앞으로의 작품이 더 중요하다고. 보석은 그것이라고.
김보통 작가도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다. 웹툰 <아만자>를 연재했을 때, 그는 '매주 어떻게 새로운 에피소드를 기획했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아만자>는 체계적이고, 완벽한 기획 후에 나온 웹툰이 아니라 했다. 새로운 회차를 기획할 때마다 괴로웠고, '다음 주의 내가 어떻게든 해주겠지'라는 마음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썼다고 했다. 그렇게 탄생한 웹툰 <아만자>는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오늘의 만화로 상을 받았고, 카카오 TV의 오리지널 드라마로도 재탄생되었다.
큰 상을 받고, 드라마로 이어지게 한 작가님도 이런 마음을 가졌다니. 어쩌면 지금 만드는 작품들이 나에게 보상을 주길 바라는 건 욕심일지도 모른다.
이런 취지를 기반으로 글쓰기 모임을 만든다면 '쓰레기 모임'을 이름 짓는 것도 좋겠다. 매주 쓰레기를 쓴다는 마음으로. 부담 없이.
그렇게 올해도 내년도 지속적으로 창작의 기쁨을 느낄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