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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꿀별 Mar 24. 2023

개평범한 하루에서 글의 소재 찾는 방법

특별한 하루는 없다. 특별한 __만 있을 뿐.

글을 쓰겠다고 결심한 사람들이 책상에 앉은 지 3초 만에 맞닥뜨리는 현실이 있다.



하.. 뭐 쓰지..



아무리 내 하루를 뒤져도 '글감'이 없다. 집과 회사 또는 학교를 반복하는, 어제와 같은 오늘을 사는 내가 과연 글을 쓸 수 있을까?


이 글은 바로 그런 사람들을 위한 글. 일명 개평범한 나의 하루에서 글의 소재를 찾는 방법! (두둥 탁-)


방법은 딱 4가지이다. 아주 쉬우니 집중 안 해도 된다.



   

1. 무작정 기록하기


첫 번째는 ‘무작정 기록하기’이다.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한 사람일수록 꼭 습관을 들여야 하는 작업이다. 이는 “써보는 행위”를 몸에 익히는 것이 목적이다. 그렇기에 굳이 특별하거나 특이한 사건을 기록하는데 집착할 필요 없다.


나는 보통 아이폰 메모 어플에 큰 폴더를 잡고, 하위 카테고리에 맞게 메모를 한다.

지금은 카테고리가 많이 늘었다


남들에게 보여주기 부끄러운 구체적인 기록들은 다이어리에 손으로 직접 쓰고, 순간순간의 단상들은 카카오톡 나에게 보내기를 이용한다.



그렇다면 무엇을 쓸까?


ㄱ. 요즘 자주 하는 생각과 감정을 쓴다.

ex) 직장인이 되었지만 직장생활이 녹록지 않다.

-> <직장인이 꿈은 아니었습니다만?!>의 온 글감은 직장생활을 하며 느꼈던 감정과 생각에서 비롯되었다.


ㄴ. 전하지 못한 말을 쓴다.

ex) 글쓰기가 좋고, 친구들도 글쓰기를 하면 좋겠다. 하지만 꼰대처럼 보일까 봐 차마 말을 못 하겠다. 그래, 그럼 브런치에 쓰자!
-> <당신이 에세이를 쓰기 바랍니다>의 소재가 되고 있다.


ㄷ. 잘하고 싶은 일들을 공부하듯 쓴다.

ex) 나는 스토리텔링 능력이 부족한 것 같아.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자신의 이야기를 잘 전달할까?

-> 다른 사람들의 노하우나 공부한 내용을 리뷰 형식으로 썼고, 블로그에 모았다.


기록하기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무엇이든 일단 쓰자!




2. 굳이 관찰하기


두 번째는 ‘굳이 관찰하기’이다. 우리는 바쁜 현대사회를 살고 있다. 매일 일어났던 일은 의식하지 않는 한 스치고 없어진다. 저녁에 하루를 돌아보면 딱히 기억나는 일이 없다. 그렇기에 지금 멈춰 서서, 굳이 관찰할 필요가 있다.


굳이 관찰하면 뉴진스의 토끼가 보이는 기적


‘굳이 관찰하기’는 시간을 많이 들일 필요 없다. 그저 지금 나와 대화하고 있는 상대방의 얼굴을 집중해 보거나, 내 몸이 놓여있는 장소에 집중해 본다. 아이폰 카메라의 모양, 나이테 같은 내 손의 지문도 좋다. 그리고 그 순간의 나의 생각과 감정을 관찰한다. 아무 생각 없어도 좋다. 굳이 관찰했음에 의의를 둔다.


EX)

어제는 스카이트레인을 타고 이동했다. 그 와중 맞은편에 앉은 여자를 ‘굳이 관찰’했다. 날씨가 좋아 지하철 밖 밴쿠버의 자연이 더욱 아름답게 보였다. 여자도 비슷한 걸 느꼈는지 멍하니 창밖을 보다가 슬며시 웃으셨다.


여자는 화려한 옷을 입은 것도, 갓 세팅된 헤어를 하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다만 자연을 감탄하며 보는 여자의 눈에서 빛이 났다. 자연을 바라보는 인간의 눈이 저렇게 맑고 예쁘다는 걸 처음 알게 됐다.




3. 뭐든지 읽어보기

세 번째는 ‘뭐든지 읽어보기’이다. 여기서 뭐든지란 요즘 뜨는 뉴스레터일 수도 있고, 독서, 인터뷰집, 간판, 식당의 명품 전통을 자랑하는 프로필일 수도 있다.


글쓰기란 ‘글’을 다루는 일이다. 내 안에 내가 다룰 수 있는 언어와 문장이 많을수록 자신의 감정과 생각도 해석하고 글로 표현할 수 있다.


특히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당연 독서이다. 책에는 저자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담겨있다. 좋은 책을 많이 읽을수록 아름다운 문장을 많이 모을 수 있고, 그 작가의 시선 빌려 세상을 바라보는 연습을 할 수 있다.


 EX)

20대 초중반, 나는 빅터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을 읽었다. 책을 통해 처음으로 ‘불행한 상황을 인간답게 대처하는 방법’을 배웠다. 이때 배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썼던 책이 <직장인이 꿈은 아니었습니다만?!>이다.




4. 새로운 경험하기

이쯤 되면 '아니 무슨 글 한편 쓰려고 새로운 경험까지 해야 해! 아주 그냥 달에 착륙하라지 그래?'싶을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새로운 경험’이란 어제와 다른 선택을 의미한다. 어제 걷지 않았던 길을 걸어보거나, 새로운 라면을 사서 먹어보거나, 불을 끄고 머리를 감아보는 일이 있다.


이 과정에서 전에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볼 수 있다. 집 근처의 새로 생긴 가게랄 지, 라면 포장지에 있는 라면 끓이는 방법이랄 지, 불 끄고 머리를 감으며 느끼는 두려움이랄지, 또는 어릴 적엔 무서웠을 텐데 이제는 불을 끄고 머리를 감아도 전혀 두렵지 않은 자기 자신이랄지.


하루에 단 한 번쯤은 익숙한 것에서 멀어지는, 자신만의 경험을 쌓는 것이다.






지금 쓴 걸 모두, 한 번에 진행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하루에 한 개라도 실천해 보는 것. 퇴근하고 무작정 아무 말이나 적어보고, 출근길에 꾸벅 졸다 잠깐 지하철 안에 앉은 사람들을 둘러볼 수 있다. 컵에 적혀있는 글자를 읽어보고, 다른 가게에서 음식을 시켜 먹을 수도 있다.


고강도의 운동 1번보다 매일 꾸준히 걷는 1000보의 걸음이 몸을 변화시키듯, 차곡히 쌓인 경험들은 당신의 소재가 될 것이다. 운동으로 근육이 키워지듯 글쓰기의 힘, 글력도 늘어간다.




결론을 이야기하자면


소재를 얻을 수 있는 ‘특별한 하루’는 없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연예인의 하루도 계속해서 반복된다면, 어제와 같은 오늘로 변하는 게 삶이다. 다만 그런 하루하루를 특별히 바라보는 시선은 있을 수 있다.


캐나다 워홀을 하면서도 느끼는 것 중 하나가 결국 익숙해지면 마냥 멋져 보였던 해외생활도 한국과 비슷한 삶이 된다는 거다. 먹고, 자고, 돈 벌기의 반복이다. 그렇기에 글의 소재를 찾기 위해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글감이 될만한 상황이 아닌 두 눈! 바로, 시선이다.


작가는 별거 아닌 오늘에서 인간의 소소함과 권태, 아름다움과 비극을 포착하고, 눈에 보이는 무엇으로 만들어내는 일을 한다.


이제 당신의 그 아름다운 눈으로, 자기 자신만이 쓸 수 있는 글을 쓰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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