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푸샵 Jul 03. 2023

[심플 운동] 몸, 마음에 쌓이는 모든 것! 스트레스

일상에 쌓이는 삶의 압력과 긴장 그리고 WHO의 경고

깨어 있을 때 겪는 생활 자체가 전부 스트레스이므로 그에 대응하기 위해 매일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이 분비되는 것이다. 
– 가바사와 시온의《당신의 뇌는 최적화를 원한다》중에서 

《당신의 뇌는 최적화를 원한다》의 저자 가바사와 시온은 깨어 있을 때 겪는 생활 자체가 전부 스트레스라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아침에 눈을 떠 일어나는 순간부터가 가장 고단한 일이다. 생리적으로 아침 기상(보통 6~8시 사이) 시간이 하루 중 코르티솔 수치가 가장 높기 때문이다. 


사람과 상황에 따라 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우리는 아침마다 알람 소리를 듣고 몸을 깨우기 위해 사투를 벌이지 않는가. 아이러니하게도 아침에 우리를 깨워주거나 일정을 알려주는 Alarm(알람)은 ‘불안ㆍ공포ㆍ경고 신호ㆍ불안하게 만들다’는 뜻이다. 알람 소리조차도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이유다.


사실 세상의 모든 것은 '스트레스 요인(Stressor)'으로 우리 몸과 마음에 쌓인다. 심지어 우리 몸을 이루는 37조 개의 세포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세포가 필요한 물질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거나 유해 물질에 노출됐을 때 세포는 DNA 복제를 멈춘다. 이를 ‘DNA 복제 스트레스(DNA replication stress)’라고 하며, 결국 암이 발생하는 원인이 된다.[1]

Alarm(알람)은 ‘불안ㆍ공포ㆍ경고 신호ㆍ불안하게 만들다’는 뜻이다. [이미지 출처: 구글]


WHO의 경고


‘우리 몸과 마음에 쌓이는 것’ 지금은 그것을 ‘긴장과 압력’이든 ‘스트레스와 과부하’이든 무엇이라 불러도 좋다. 최소 700만 년 투마이로부터 시작해 현생 인류의 조상인 호모사피엔스가 누볐던 야생에서는 ‘흥분과 근육의 긴장’이라는 '생리적 시스템'이 목숨을 구하는 민첩한 행동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을 경험하고 있는 우리에게는 좌절과 우울감, 요통과 같은 통증을 안겨준다.


인류가 탄생한 이래로 더위와 추위 같은 기후, 맹수와 독충, 인류 전체에 공포를 안겨준 전염병의 대유행, 안전하지 않은 산업현장에서의 노동, 쉴 틈 없이 반복되는 힘겨운 육체노동 같은 스트레스로부터 조금은 안전지대에 머무를 수 있게 된 건 고작 한 세기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반면 점점 고도화되는 사회는 우리의 삶을 또 다른 스트레스와 직면하게 만들었다. 몸에 직접적으로 쌓이는 스트레스는 줄어든 반면, 마음에 쌓이는 스트레스는 늘어난 것이다. 그리고

세계보건기구(WHO)는 2030년이면 스트레스가 세계 1위 질병으로 심장병을 앞지를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면서 우울과 불안 등 스트레스 관련 정신질환이 지금보다 더 만연해질 거라며 그 위험성을 경고했다.

사소한 일 속에 숨어 있는 스트레스


본래 ‘싸움 혹은 도망 반응(Fight-or-Flight Reaction)’이라 불리는, 뇌 속 깊은 곳에 자리한 호두 모양의 편도체(Amygdala)[2]가 주로 관장하는 것이 ‘인체 스트레스 시스템’이다. ‘생존 시스템’으로도 불리는 이 시스템 덕분에 우리가 지구상에 발붙이고 종을 이어가며 생존해 온 것이다. 


이 시스템은 새벽 6시 30분에 울리는 알람이나, 답답한 직장까지 오가는 장시간의 출퇴근을 처리하기 위한 용도로 마련된 것은 아니다. 이렇게 약하지만,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가져오는 원인이 오히려 해고나 이혼처럼 드물게 닥치는 불행보다 건강에는 더 해로울 수 있다. 통제력 결여에서 비롯된 부정적 영향은 사소한 일 속에 숨어 있다. 쉽게 말해 몸과 마음에 쌓이는 나쁜 스트레스가 꼭 거창한 것만은 아니란 얘기다.

싸움과 도망 반응은 인체 생존 시스템이자, 스트레스 시스템이다. [이미지 출처: 구글]

스트레스를 달리 표현하면 ‘부하(Load)’이다. 심리적 부하ㆍ긴장ㆍ불안ㆍ분노가 모두 일시적일 때는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우리는 부담스러운 업무량에 일시적으로 심리적 부하를 느낄 수 있고 소개팅에서 긴장할 수 있으며, 코로나19로 불안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오래 가지 않는다. 


문제는 이 상황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다. 쉽게 종식될 줄 알았던 팬데믹이 2년 넘도록 이어지는 상황에서, 경제적 압박을 견디지 못한 누군가는 몸져눕거나 자살하기도 한다. 심리적 부하ㆍ긴장ㆍ불안ㆍ분노가 해소되지 않고 쌓이게 되면, 몸과 마음은 현대의학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다양한 질환에 노출된다. 한마디로 ‘의학 검사상 이상이 없지만, 나는 많이 아픈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이 겪는 질병이나 손상은 절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그것들은 항상 그들이 받는 스트레스나 부하의 표현이며, 환경과 행동에 관련된 모든 것에 대한 반응이다.
– 캘빈 웰스,《BONES, BODIES AND DISEASE》의 저자

사소함이 임계점을 넘어서면 벌어지는 일


우리가 머무는 공간을 예로 들어보자. 인체와 우리가 사는 집은 유사한 점들이 있다. 전기는 신경계통, 상하수도는 심혈관계통, 냉난방은 체온을 조절하는 자율신경, 음식을 보관하고 음식을 만드는 곳인 냉장고와 부엌은 마치 지방세포와 소화기관과 유사하다. 화장실은 몸이 노폐물을 배출하고, 소화된 음식을 배출하는 소화기계통과 같다.

몸과 마음에 쌓이는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않으면 사람에 따라 저장 강박증에 시달릴 수 있다. [이미지 출처: 구글]

집에는 꼭 필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물건 그리고 치워야 할 것들이 있다. 몸도 마찬가지로 필수 영양소는 섭취해 체내에 반드시 간직해야 하지만, 필요량을 넘어 과다하면 문제를 일으킨다. 집을 제때 청소하고 정리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우리는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집안 곳곳에 먼지가 쌓이고 쓰레기통은 넘치기 시작한다. 냉장고엔 유통기한을 넘긴 식자재들, 옷장엔 언제 입을지 알 수 없는 옷들로 가득 찬다. 


더 심각한 것은 통제할 수 없는 스트레스가 쌓여 임계점을 넘어서게 되면, ‘충동구매증’[3]과 ‘저장강박증’[4]

으로 이어져 집은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과 쓰레기로 넘치게 된다. 결국 고유 기능을 상실한 집은 나를 집어삼키려는 숨 막히는 공간이자 스스로를 가둔 감옥이 된다. 그 안에서 의지로 삶을 향해 나아가는 존재가 아닌 살아있는 시체 좀비가 되는 것이다.


‘버티기 스트레스’와 ‘참기 스트레스’


집 정리? 물건 정리? 방법을 몰라서가 아니다. 몸과 마음에 쌓이도록 방치한 삶의 압력과 긴장에서 비롯된 것이고, 그것이 어떻게 우리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하는지 기전(Mechanism)을 이해해야 한다. 앞서 통제가 결여된 부정적 영향의 스트레스는 사소한 일 속에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와세다대학 인간과학학술원 구마노 히로아키(熊野宏照) 교수는 우리 마음과 몸에 영향을 미치는 스트레스는 크게 ‘버티기 스트레스’와 ‘참기 스트레스’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고 한다. 버티기 스트레스는 주로 ‘몸’의 스트레스 반응이 강해지고, 참기 스트레스는 주로 ‘마음’의 스트레스 반응이 커진다.[5]


우선 버티기 스트레스 예를 들면 직장에서 실적에 쫓길 때 생기는 스트레스 같은 것이다. 매출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영업 사원이나 납품 스케줄에 쫓기는 기술자, 하루에 육아ㆍ청소ㆍ세탁ㆍ식사 준비 등 여러 가지 집안일을 해내야 하는 주부에게 쌓이는 스트레스다. 매일 반복되거나 한 가지가 끝나면 또 새로운 과제에 내몰려 아등바등 ‘애쓰며 버티는 고단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상황’이 버티기 스트레스에 해당한다.

 

이 상황이 지속되면 스트레스 호르몬 가운데 아드레날린이 과잉 분비되어 혈압이 올라가는 등 여러 가지 신체적 반응으로 이어진다. 가장 심각한 사례가 매일 쉬는 시간 없이 일에 내몰렸다 과로사한 택배기사와 우편배달부, 공무원과 회사원 그리고 육아우울증으로 자살한 주부 이야기일 것이다.

장기간의 만원 지하철 출퇴근은 심신을 지치게 한다. 참기 스트레스의 전형적인 사례다. [이미지 출처: 구글]

참기 스트레스 예를 들면 만원 지하철과 콩나물시루 같은 버스를 이용한 장시간 출퇴근을 하거나, 싫어하는 직장 상사나 부하 직원을 매일 볼 때 생기는 스트레스다. 계속해서 참아 내야 하는 상황에서 생기는 스트레스를 말한다. 층간 소음, 복잡한 인간관계,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카톡을 통한 심리적 구속 등 참기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여러 요인이 존재한다. 


요즘 우리들은 끊임없이 ‘계속해서 참아내야 할 상황’을 힘겹게 견디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장 심각한 사례가 학교 폭력이나 직장 괴롭힘을 당해 자살하거나, 층간 소음을 끝내 참지 못해 이웃을 살인한 경우다. 그래서 WHO의 경고처럼 전 세계 연구자들이 이 ‘참는 스트레스’에 주목하고 있다. 왜냐하면 이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마음에 병이 생기고 끔찍한 반응을 우리 몸 안에서 일으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원문: [심플 운동] 몸, 마음에 쌓이는 모든 것! 스트레스


■ <나는 ‘살기 위해’ 운동한다> 다음 연재 글
2. [삶의 압력과 긴장] 몸, 마음에 쌓이는 모든 것
- 미래의 건강을 저당 잡히는 일


■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심플 운동] 나는 '살기 위해' 운동한다 

[심플 운동] #살아있다 하여 비울 것! 그리고 채울 것! 

[심플 운동] 살아있음의 무게를 알아채지 못하는 우리 

[심플 운동] 어쩌면 당신 이야기 1 | 피로 때문에 좀비가 되다 

[심플 운동] 어쩌면 당신 이야기 2 | 통증이 온몸을 공격하다 

[운동 안내서] 운동을 안내하다 

[운동 안내서] 삶을 변화시키는 힘! 운동이란 무엇인가? 

[완벽한 몸만들기] 17년 만에 다시 쓰는 몸만들기와 운동 이야기 

[완벽한 몸만들기] 몸만들기와 모든 운동 시작 전 꼭 알아야 할 사항들


참고 문헌


[1] <세포의 ‘DNA 복제 스트레스’ 해소법 발견> ibs 기초과학연구원, 2022.1.10

[2] 저자 주: 편도체는 감정을 조절하고, 공포 및 불안에 대한 학습 및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편도가 제거될 경우 공포나 불안 반응을 유발하는 상황들을 학습하지 못하게 된다.

[3] 저자 주: 충동구매장애(Compulsive Buying Disorder, CBD)는 강박장애의 일환으로 ‘소비중독증(Shopaholic)’이라고도 하며, 쇼핑중독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쇼퍼홀릭>이 있다.

[4] 저자 주: 저장강박증(Compulsive Hoarding Syndrome, CHS)은 물건에 대한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버리지 못하고 일단 저장해 두는 강박장애의 일환으로 ‘호더스(Hoarders) 증후군’이라고도 한다. 습관적인 절약 또는 취미로 수집하는 것과는 별개로 심각한 증세가 보일 경우 치료가 절실한 정신질환이다.

[5] P21-22, 전자책, 우메하라 유키, 아오야기 요시노리, NHK 특별취재팀의 《킬러 스트레스: 사람 잡는 스트레스, 그 정체와 대처법》


By 푸샵 이종구: <남자들의 몸 만들기, 2004> 저자
·자격사항: 개인/임상/재활 운동사, 미국체력관리학회 공인 퍼스널 트레이너(NSCA-CPT), NSCA-스포츠영양코치, 국가공인 생활스포츠지도사2급, 퍼스널 트레이너2급, 웃음치료사2급, 바디테크닉 수료
·사이트&SNS: http://푸샵.com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매거진의 이전글 [심플운동] 나는 살아있는 시체! 좀비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