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 원작
대리가 책상 위에
반쯤 고개를 떨구고 외면하고 있다.
눈 마주치면 일이 울컬울컥 쏟아질 때
대리는 퇴근 후 데이트를 지키려고
시선을 떨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고개를 숙였으리라
외면하였으리라
외면하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자신에게 떠 넘겨지는 것을
한룻밤의 야근꺼리를
대리는 체념하듯 받아들였으리라
하루가 먹먹해지기 전에전화로 그녀에게 말했으리라
야근이야
데이트를 미뤄야 할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