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버스여행
버스는 마침 귤밭이 많은 동네를 지나고 있었다.
버스 안에서 갑자기 귤 향이 느껴졌다.
길가 귤밭에서 향이 날아왔나 싶었는데, 곧 앞자리에서
무언가를 몰래 입으로 가져가는 어깨를 발견했다.
고운 스카프를 두른 아주머니가 귤을 드시고 있었다.
버스에선 음식섭취가 안 되지만, 방금 깐 귤의 새콤한 향기만큼
공공장소에서 불쾌감이 없는 냄새가 있을까.
버스 기사님도 다른 손님들도 다 알 텐데,
아주머니는 오물오물 조심스럽게 팔을 모으고 귤을 입으로 넣는다.
버스는 마침 귤밭이 많은 동네를 지나고 있었다.
글/그림 YO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