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사용법-3
국회를 설명하는 데 있어 정당은 빼놓을 수 없습니다. 주인공이자 플레이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회를 그라운드라고 하면 정당은 그 안에서 뛰는 선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선거라는 경기를 통해서 승패를 가립니다. 그 승패를 가리기 위해 정책이라는 상품을 내놓고 유권자들의 투표를 호소합니다.
◇정당은 무엇이고 언제 시작했을까
정당과 유사한 것을 찾자면 '정파'를 들 수 있습니다. 정파와 정당 모두 정치 주도권을 쟁취하기 위해 경쟁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다만 그 형태는 차이가 있습니다. 여러가지 설과 이론이 있겠지만 의회라는 그라운드 안에서 국회법 등의 정해진 법률·규칙에 근거해 경쟁하는 게 정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치학자들이 일반적으로 보는 정당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정권 획득을 목표로 여러 사람이 함께하는 조직체.
2. 정당은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 '정당한' 수단을 활용한다
3. 정당은 선거 경쟁에 참여한다
4. 정당은 특정 사회 집단의 이익을 넘어서는 대표성을 추구한다
5. 정당은 비슷한 신조, 경향, 가치를 지닌 사람들이 모인 조직체
<출처 : 김윤철 ‘정당’ 책세상, 2009>
여러가지 학설과 견해가 있지만, 이런 현대적인 정당의 모습은 19세기 중후반 영국에서 먼저 나타납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보통선거, 그러니까 선거권의 확대가 이뤄진 시점이 바로 이때라는 것입니다. 경제성장과 교육의 확대로 시민 의식이 높아지고 정치 참여에 대한 욕구가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퍼진 때죠.
최초의 정당은 정파적인 성격이 강했습니다. 특정 집단의 이익과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죠. 예를 들면 노동자를 위한 당, 혹은 자본가를 위한 당으로 성격이 분명했던 것이죠. 대표적인 게 영국의 보수당, 노동당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미국은 공화당과 민주당을 들 수 있습니다.
1950년대부터 이들 정당은 대중정당의 길을 걷게 됩니다. 이또한 여성과 청년 등 비교적 사회적 약자에 해당되는 사람들에게까지 참정권이 확대된 결과로 해석됩니다.
◇한국의 정당사- 민주당계 정당 VS 보수당계 정당
붕당이 아닌 현대적인 정당, 그러니까 선거를 통한 정권 획득을 목적으로 한 한국의 정당은 해방 후에 나타났습니다. 그 전의 정당은 무장정파적인 조직의 성격을 띄고 있거나 독립 등을 목적으로 둔 결사체였었죠. 임시정부 내에 있었던 여러 인물들을 중심으로 계파가 나뉘어 있었구요.
초기 한국의 정치 정파는 소련식 사회주의냐 미국식 자본주의냐를 놓고 성격이 갈렸습니다. 그 안에서도 인물 중심으로 뭉쳤습니다. 대표적인 게 이승만, 김구 등 일제 치하에서 독립운동을 했던 보스급 인물들입니다.
초기 정당사 특히 보통선거를 치렀던 남한의 정당사는 이들에 의해 시작됩니다. 지금보는 보수정당 민주정당 간의 뿌리가 이때부터 시작한 것이죠. 현재 이들 정당도 지역적으로 지지도가 극명하게 갈리지만 특정 계층을 지향하지 않는 대중정당입니다. 이때문에 우파, 좌파라고 무 자르듯이 잘라서 보기 힘든 측면도 있습니다.
먼저 1948년 치러진 1대 총선부터 4.19 혁명이 일어나는 1960년까지 한국의 의회를 주도한 당은 우파에 가까운 자유당입니다. 자유당은 1954년 우파 정당을 통합해 만들어졌고 오늘날 볼 수 있는 여당의 형태를 띄게 됩니다. 대통령이 집권하고 대통령이 소속된 정당이 이를 뒷받침하는 형태입니다.
3.15 부정선거와 4.19 혁명으로 이승만 자유당 정권이 붕괴되고 1960년 5대 총선이 치러지고 야당이었던 민주당이 처음 정권을 잡습니다. 또 이때 한국 최초로 양원제가 실시됩니다. 상원과 하원의 형태를 띄는 것이죠.
그러나 이들 정당도 5.16 쿠데타로 해산됩니다. 1963년 총선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이끄는 민주공화당이 다수당이자 여당으로 자리매김하고 민주당 계열 정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하기 전인 1997년까지 야당으로 있게 됩니다.
중간에 12.12 쿠데타가 또 있었죠. 이때는 전두환 전 대통령 등이 이끄는 신군부 세력이 민정당을 이끌고 역당 역할을 합니다. 1987년 민주항쟁과 그 이후 직선제 개헌까지 이어집니다.
지금의 정당 체계는 1987년 5년 단임제 대통령에 기반한 6공화국 체계입니다. 이름만 달라졌을 뿐 이때 만들어진 헌법을 기반으로 정당이 운영되고 선거를 치르는 것이죠. 이 안에서 각자의 정당은 합당을 하거나 또는 분당을 하거나 창당을 하고 있습니다.
한가지 특이점은 선거 결과에 따라 정당의 명운이 바뀌곤 한다는 점입니다. 실체는 그대로인데 간판만 바뀐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보수정당의 예를 들어도 국민의힘 이전 이름은 미래통합당이고 그 이전에는 자유한국당, 또 그 이전에는 새누리당, 또 그 이전에는 한나라당이었습니다.
민주당 계열 정당도 마찬가지인데 더불어민주당 전에 새정치민주연합, 그전에 통합민주당, 그전에 열린우리당과 새천년민주당 등등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