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와우 Aug 09. 2020

27세, 나의 근황

이런저런 생각들

요약.

한국 나이로 27세. 주된 일을 잠시 멈춘 상태. 중요한 가치들이 달라지는 중.


요즘은 글을 쓰는 것이 가볍기보다는 무겁고 무거워서 가까이하지 못했다. 그동안은(약 8개월 정도) 자신이 많이 변하고 있음을 몸소 느끼는 기간이었는데, 글을 쓰면서 스스로의 모순을 많이 마주했다. 괜찮지 않았던 것들이 괜찮아지고,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고, 신경이 쓰였던 것들이 쓰이지 않고 하는 과정을 몸으로 느껴가며 지냈다. 이러한 과정들이 명료함보다는 어지러움에 가까워서 짧은 글로 늘 마무리 지어야 했다. 이러한 변화를 처음 맞이한 것은 아니라 낯섦은 덜했지만, 내가 나로 존재하는 동시에 나를 움직이는 중심이 교체되고 달라지는 그 과정은 멀미하는 듯, 쉽지만은 않았다.      




주어진 일을 하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늘 나의 꿈으로 여겨지는 그림과 글을 만들어내며 시간을 보내고, 주변인들과의 관계를 건강하게 맺고, 나의 몸과 마음에 더욱 관심을 가졌다. 일을 하고 돈을 벌고 그 돈으로 필요한 물품을 사고, 병원비를 내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선물을 하고, 쉬는 시간에는 아무 생각 없이 넷플릭스를 떠돌며 30분을 영화를 고르다 끝내는 고르지 못하기도 하고...     


‘나를 위한 시간’이 나를 현실에 멀어지게 한다는 생각이 들어 철저히 돈과 겉보임에 집중하여 그렇게 살기도 했다. 인생을 어차피 끝날 도박 게임처럼 대하기도, 단 한 편의 시처럼 소중히 짚어가며 보내기도 했다. 돈을 내고 맛있는 음식에 기뻐하다가 반복됨에 무료하고 거만해지기도 하고, 더 많은 돈을 벌어 ‘괜찮은’ 의식주를 충족하기 위해 진지하게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그러다가 바보같이 오늘 하루를 버릴까 봐, 소중한 이들을 뒷전에 두어 후회할까 당장에 집중해서 충만감을 얻으려 노력도 한다.     



어느새 찾아온 20대 중후반의 나이에 스스로 놀라며 반성도 하고 질책도 하고 그동안의 성과에 소소히 칭찬도 해준다. 다양한 이유로 울고 싶었던 날이 반, 웃으면 복이 온다니 씨익 웃어보는 날이 반. ‘아, 이제 남들이 다 따르는 것에 나도 따라 대중에 섞이고 싶다.’는 마음과 ‘아, 이제는 정말로 용기를 내어 심장이 뛰는 곳으로 달려가야지.’하는 마음. 자세히 뜯어보면 비슷해서 의아한 다짐들을 반복하며 나날들을 보냈고, 여전히 보내고 있다.      


그래, 결국 나의 화두는 ‘방향’이다. 이렇게 저렇게 보낸 하루들이 돌이켜보니 어디로 향하고 있었는지를 자꾸만 눈치채는 나날들. 오늘은 1미리가 다르지만, 1년 뒤에는 100미터로 벌어져있는 방향. 그동안 어떤 방향으로 달려왔는지를 알아채고 세밀하게 조정이 필요함을 느끼고 있다. 그냥 오늘 하루 밥이나 먹고 주어진 일이나 하고 자고 일어나고 싶지만,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해야 하는 고통의 과정이 필요함을 알고 있다.

나는 이렇게 지금까지 위에 쓴 글의 흐름처럼 요즘, 살아가고 있다.     


여러분의 근황은, 어떠한가요?

매거진의 이전글 누군가에겐 자유롭고, 누군가에겐 자유롭지 못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