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금은요 Mar 27. 2020

비싼 인강이라고? 대학원 온라인 강의 들어보니 좋더라

샐러던트 라이프 #3.

내 방이 강의실이 된지 2주차.

"대학원 강의를 온라인으로 한다니, 세상에서 제일 비싼 인강인걸?!"

하지만 나는 오히려 Zoom 라이브로 진행되는 지금 강의가 마음에 든다. 그래서 적어보는


온라인 라이브 강의를 좋아하는 이유 5가지

1. 이동시간이 줄었다
회사-학교 왕복 2시간을 길에서 보낼 필요가 없어졌다
시간을 벌게 되니 업무에도 학업에도 더 집중할 수 있다.

2. 수업의 질은 떨어지지 않았다
보통 교수님의 발표 위주로 수업이 이뤄지지 않나. 그것을 온라인으로 옮겨왔을 뿐, 교수님의 수업 전달력에는 변함이 없다. 물론 교수님마다 Zoom에 익숙한 정도에 따라 진행의 매끄러움이 달라지긴 하지만, 2주차에 접어들어 대부분 툴에 잘 적응하신 것같다

3. 오히려 인터랙티브 해진 것같기도?
대화창을 통해 질문과 대답이 은근 활발하다. 우리가 라이브 방송에 익숙한 세대라 그런가손을 들고 대답하는 부끄러움과 눈치보기가 없으니 더 편하게 반응하는 것같다. 몇몇 교수님은 학생들의 리텐션을 위해, 질문을 던지고 가장 먼저 대화창에 답을 쓰는 학생에게 가산점을 주는 묘안을 쓰기도 한다. 또 퀴즈를 내고 풀 시간을 준 후, 학생들이 자신의 화면을 공유해 발표하게 하기도 한다. 이 교수님은 수업 첫주 아이스브레이킹도 아주 자연스러우셨는데, 학생들마다 카메라 너머로 보이는 풍경이 다른 것을 보고 어디서 수업을 듣고있는지 물어보며 분위기를 푸셨더랬다.

4. 강의자료에 집중할 수 있다
오프라인 강의실은 자리에 따라, 또는 앞사람 때문에 프로젝터가 잘 안보이기도 한다하지만 온라인은 내 모니터로 발표자료를 큼직하게 볼 수 있어 그럴 걱정이 없다. 발표자료가 잘 안보여서 찡그리며 봐야할 필요가 없어서 오히려 강의내용에 집중할 수 있다.

5. 피로가 줄었다
강의실에서는 긴장을 하게 된다. 소리를 내지 않으려 행동이 조심스러워지고, 같은 자세로 장시간 강의를 듣다보면 피로가 쌓인다. 온라인으로 들으면 내가 편한 장소에서 강의를 들을 수 있다. 중간중간 스트레칭도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비디오를 켜놓고 수업에 참여하는데, 음소거를 해두면 부스럭 소리가 나서 사람들에게 피해가 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화장실이 급해져도, 블루투스 이어폰을 끼고 수업을 들으며 다녀올 수 있으니 편하다!하루는 수업이 연달아 있어 제대로 저녁식사를 하지 못했는데, 카메라 위치를 코 위로 해놓고 간단한 식사를 하며 수업을 들을 수 있어서 살았다. 아니었다면 나는 밤 11시가 되어서야 저녁식사를 했을 것이다...


오프라인 강의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온라인의 한계도 명백히 존재한다. 예를 들어, 수업이 끝난 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어울리는 시간은 오프라인이 아니면 힘든 것처럼. 그래서 대학교 신입생 친구들이 학교에 나가지 못하는 지금의 상황을 아쉬워하고 실망하는거겠지. 그렇다고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강의를 무조건 '비싼 인강'이라 하며 비난할 수는 없다. 강의 장소가 바뀌었을 뿐이지 내용과 수준엔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못 가르치시는 교수님은 온라인으로도 못 가르치시고, 잘 가르치시는 교수님은 온라인으로도 잘 가르치신다

온라인 라이브 강의의 퀄리티엔 교수님의 '의지' 중요한 것같다. 온라인 툴 상용법을 익히고 학생들에게 오프라인과 같은 경험을 주고자 하는 의지. 우리 대학원은 교수님들의 온라인 툴 활용 수준이 높은 편이다. 대학원은 등록금이 비싼데다가 직장을 다니는 파트타임 학생들이 많아서인걸까, 아니면 우리 대학원이 IT 관련 전공이어서 그럴까. 큰 불편함이나 불만 없이 강의를 잘 듣고 있다. 그러나 학부에 다니는 내 동생의 사정은 나와 전혀 달랐다. 교수님이 수업을 과제로 대체해버리거나, 녹화된 강의를 다운받아 듣게 하기도 했다. 내가 옆에서 보기에도 이건 확실히 등록금이 아까웠다. 최소한의 상호작용도 없는 수업진행이라니



온라인 수업 진행이 4월 둘째주까지 연장되었다는 메일을 받았다. 나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라, 연장을 기념하여 온라인 라이브 강의의 좋은 점을 포스팅해보고 싶었다. 물론 제일 좋은 것은 어서 우리를 괴롭히는 이 전염병이 끝나, 한데 모여 만나서 서로의 거리를 좁힐 수 있는 날이 오는 것이지만!



엄청 길어졌다. 결론은

이번 학기도 무사히...

매거진의 이전글 직장인의 대학원 등교 3주차의 기록 그리고 큰 후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