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gnes Park Jan 15. 2018

젖병 안녕 기저귀 안녕

아이들이 20개월 때에 가족이 다 모여 한 지붕 아래에 함께 살게 되었다.


그즈음 나는 독박 육아가 두려웠다.

사실 그럴 것이 나는 아이들이 20개월이 될 때까지 딸아이 한명만 오롯이 케어 해왔기 때문에 (물론 중간중간 홀로 두 아이를 케어할 때도 있었지만) 정말 아무런 도움 없이 홀로 두 아이를 본다는 것에 겁이 났었다.


딸아이는 나와 생활하며 생활리듬이 나랑 잘 맞아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아들은 나와 떨어져 생활하다 왔으니 서로가 적응하는데 힘든 것도 있었다.


그래서 어린이집을 알아봤던 것 같다.


다행하게도 이사오기 전 어린이집이 정해져서 아이들을 무사히 입학시키고 등원시킬 수 있었다.


아이들을 첫 등원시키는 날 남편과 함께 아이들을 들여보내고 조금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조금은 마음 졸이며 휴대폰을 손에 꼭 쥐고서 아이들 옷을 사러 갔던 것 같다.


하원 시간에 맞춰 어린이집에 왔을 때 날 보고서 우는 딸아이를 보고 나도 덩달아 엄청 울었던 기억도..


아이들 등원은 23개월 때 이루어졌는데 사실 아이들이 그때까지 젖병을 물고 있었다.


유축으로 모유수유를 완모하고 분유로 갈아타서 낮잠 자기 전 밤잠 자기 전 두 번을 먹이고 있었다.

어린이집 등원 준비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밤잠 자기 전 젖병은 떼기 성공했다.


당시 흰 우유보다는 분유가 그래도 영양가 면으로 좋다고 일부러 억지로 뗄 필요 없다는 육아맘 카페 글들이 많아서 더 느긋하게 뒀던 것 같기도 하다.


어린이집에 등원하면 적응기간이라 점심 먹기 전 돌아오니 아이들은 집에 돌아와 점심을 가볍게 먹고 200ml 젖병을 한병 다 비우고 잠이 들곤 했었다.


등원 일주일 후 아이들은 어린이집에서 점심을 먹고 오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젖병도 완전히 이별하게 된듯하다.


언어 구사도 잘 못했었고 단어들로 표현하고 말귀만 알아들을 정도였지만..

어린이집 다니면서 갑자기 아이들이 뭔가 질서 있어지고 표현이 많아지는 걸 보면서..

엄마가 아무리 잘 케어해주어도 친구들이랑 직접 부딪히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순식간에 해가 넘어가 아이들은 4살이 되었는데..

느긋한 엄마는 아이들 기저귀를 아직 채우고 있었다.

주변에서 알려주는 방법을 사용해봤지만 둥이들에게는 정말 하나도 먹히지 않았다.


그냥 자연스럽게 기저귀 떼기를 기다리며 변기에 앉기도 시도하고 했었던 어느 날부턴가 딸이 밤에 기저귀를 하고 자면 아침에 눈을 뜰 때까지 기저귀가 너무나 뽀송했다.

며칠을 뽀송한 아침 기저귀를 만나다 보니 슬슬 아침에 눈을 뜨면 변기에 앉기도 시도하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기저귀 제일 늦게 뗄 것 같았던 딸은 그렇게 순식간에 기저귀 떼기에 성공했다.

그게 32개월이다.


아들은 그로부터 한 달 가까이 뒤 기저귀랑 이별했다.


아이가 한 명이었으면 쉽게 젖병도 기저귀도 이별시킬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무수히 많이도 했었지만 어느샌가 기저귀 뗀 아이들을 위해 속옷을 사며 다 잊어버렸다.


변기에 앉으면 빠질것 같은지 앉기 싫어해서 유아용 변기도 구입해 사용했었는데..

아이들이 볼일보고 날때마다 비우고 씻는게 정말 여간 귀찮은게 아니였다.

정말 최대한 내가 조금 덜 힘들고 화장실에 냄새 덜 나게 하려고 별의 별 방법을 다 생각 해봤던것 같다.


외출 할 일이 생길때에는 아이들 화장실이 더 큰 문제였기 때문에 항상집을 나서기전 화장실 나가서도 화장실이 눈에 보이면 꼭 화장실에 갔던것 같다.

그리고 휴대용변기를 구입하면서 조금 더 마음이 편해졌던것 같기도하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지만 정말 유용하게 사용 잘 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가족이 모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