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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이코코 Jan 22. 2021

비행기를 2번이나 놓칠뻔한 유럽 배낭 여행기 8

두 멍청이

제가 더 잘 찍어드릴게요.. 정말로








유럽의 아침은 다들 조깅으로 시작하는 건지 아침에 유유자적 걷는 사람은 우리 둘만 있는 것 같았다.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보며 관광객 둘은 사진 찍으며 놀고 있었는데, 외국인 2명이 다가와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속으로 ‘아 뭐야~ 한국인이 사진 잘 찍는 거 벌써 소문난 건가’ 어깨를 으쓱하며 찍어주려는데, 화면 속 역광 가득한 사진이 보였다.


역광이라 얼굴이 잘 안 보이는데 괜찮냐고 물었지만 괜찮대서 2-3장 찍어주고 가는데, 왜 이렇게 미련이 남고 다시 더 잘 찍어주고 싶은 건지... 가면서 보니 외국인들이 한참 그 자리에 서있어서 또 괜히 다시 찍고 싶은 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


가우디 투어 한 다음날은 자유 일정이라 선물도 사고 쇼핑도 하고 그리웠던 한식도 먹었다. 컵밥이랑 라면도 캐리어 가득 가져갔지만 식당에서 직접 끓여주는 순두부찌개와 김치찌개 맛은 차원이 달랐다.

사실 한국에 있을 때보다 더 많이 한식 먹은 것 같지만 외국 나가면 다들 그렇지 않을까? 괜히 속 느끼하니 향수병 느끼고 쉽게 못 먹는 거에 대한 그리움이 넘쳐났다.


일정을 마치고 숙소에 와서 그라나다로 떠날 준비를 했다. 마지막으로 비행기 표 확인하고 자려는데 아니 세상에 날짜가 일주일 뒤로 찍혀있는 게 아닌가. 유일하게 시킨 일인데 화도 났지만 동생의 당황한 얼굴을 보니 그냥 조용하게 넘어가기로 했다.


다음 날 아침. 공항에 가기 위해 버스를 탔다. 뭔가 가는 길 풍경이 시골길이라 구글맵으로 내 위치를 보니 공항과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현실 부정하며 5~10분 정도 더 지켜봤는데 돌아가는 게 아니라 점점 더 멀어져 바로 내려서 택시를 탔다. 택시 기사님이 비행기 시간 늦었다고 하니 빠른 길로 가주셔서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다음은 또 무슨 일들이 일어날까? 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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