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힐링의 도시
무사히 그라나다에 도착했다. 그라나다를 가려고 했던 이유는 드라마의 영향이 컸는데 촬영지가 아니었던 것 같다. 드라마 배경과 전혀 다른 풍경이었다.
숙소로 가려는데 뭐 탈까 고민하다가 한국인의 친절한 후기 덕분에 택시를 탔다. 도착해서 짐 대충 풀고 저녁 먹으러 가는 길에 한글이 들려서 돌아보니 “아가씨 예뻐요!”라고 말했는데 가게 주인의 호객행위였다. 장사 잘하셔 정말. 배만 안 고팠어도 뭐 샀다.
저녁 먹으러 가서 스페인어 공부한 걸 써본다고 당당하게 이야기했는데 메뉴판을 스페인어로 적힌 걸 줬다. 아 그거 아니라고 영어 메뉴판 달라고 했더니 웃었다. 세탁기 쓸 때도 단어 찾다가 한참 걸렸는데, 너무 배고파서 계속 잘하는 척할 수 없었다.
다음 날은 알함브라 궁전에 갔는데, 하마터면 또 못 갈뻔했다. 하루에 방문 가능한 인원 제한이 있었고 티켓도 미리 끊어야 가서 못 들어가는 상황이 안 생긴다고 했다. 다행히 몇 장 안 남았을 때 예약해서 갈 수 있었다. 초록 초록한 정원이 있었고, 그라나다 풍경을 높은 곳에서 볼 수 있었다. 꽤 넓어서 다 보는데 다리도 아프고 그랬지만 힐링했던 관광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