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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

005.I Need a Dollar-Aloe Blacc

by JDC

사진 조수 시절을 끝내고 친구들과 스튜디오 겸 작업실만들었던 때였다. 사당동 안쪽에 엄청난 경사로의 끝 지하 낡은 태권도장이었다. 바닥을 뜯어내고 조명을 달아놓으니 작업실 같아졌다. 감 좋고, 목소리 굵은 그래픽 디자이너 형과 사진과 동기 친구, 셋이서 작은 작업실을 시작했다.


돈도 없고, 일도 없던 그때 각자 작업모니터로 함께 보던 드라마가 있었다. [How to Make It in America]였다. 뉴욕에서 브랜드를 론칭하려는 청춘들의 분투를 그린 이야기였다. 가진 것 없는 우리들의 모습과 왠지 모르게 이어져 있다고 생각했다. 매일 오르락내리락거린 사당동은 첼시며, 리틀이태리, 소호, 브루클린이었다. 그 드라마 오프닝에 Aloe Blacc의 'I Need a Dollar'가 나왔다. 영상도 기가 막혔지만, 음악 역시 기똥찼다. 감옥 죄수들의 'Chain Gang Song'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했다. 실제로 Aloe Blacc은 공연 중에 1달러를 자주 받기도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지금도 그 친구들과는 잘 지낸다. 감 좋은 감형은 Y로 시작하는 굴지의 연예기획사에서 일을 하기도 했고, 다른 친구는 공예 작가로 활동한다. 셋이 함께 끝까지 팀으로 가지 못했던 건 젊은 시절의 아쉬움이었다. 우리들의 이야기 같았던 [How to Make It in America]도 우리의 짧은 작업실 기간만큼이나 아쉽게도 시즌2도 못 가서 종영되었다.


드라마가 멋진 엔딩으로 이어지길 바랐지만 볼 수 없어 뒷이야기는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청춘을 바친 꿈과 아름답게 이별하는 법을 보여주지 않았을까 한다. 최선을 다해 실패한 삶도 괜찮다고, 다음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고 말해주는 것도 꽤 괜찮은 엔딩이 되었을 것 같다.


자주 못 보더라도 가끔 뜬금없는 안부전화 한 통, 일 년에 손가락 숫자만큼 밥 한 끼는 하는 사이로 잘 지내줘서 고맙다.


‘하우투 메킷 인 코리아’ 어렵다. 친구들 화이팅


https://youtu.be/BAd4JXiFAfk?si=s_VMvujI_KQgFI6Q

How To Make It In America intro clip



https://youtu.be/iR6oYX1D-0w?si=qhNWrQ1YdopSV7K9

I Need a Dollar-Aloe Bla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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