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영쩜영이 Sep 03. 2017

'80% 안심계란' 포기하게 한 20% 살충제 계란

정직한 농가에 대한 피해보상은 소비자 신뢰를 돌려주는 것

지난 8월 초,

우리집 냉장고 속 계란에

위험 경보가 떴습니다.


네이버 뉴스 탑기사들

‘살충제 계란’ 논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국산 계란’은 안전한다는 말과 달리 살충제가 검출된 계란이 ‘일부’ 발견됐기 때문인데요. 살충제 계란이 연일 포털사이트 실시간검색어를 뜨겁게 달구자 계란 구매를 포기하거나 냉장고 속 계란을 몽땅 버린 분들이 많았지요.

실제 소비자들의 반응. 소비를 아예 포기하거나 생산지역을 의미하는 08등에 대한 숫자를 8일 생산일자로 오인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산란계(계란) 농장 중 위험물질인 ‘피프로닐’, ‘비펜트린’, 살충제가 검출된 농가는 불과 20%에 못 미칩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80% 안심 계란을 포기하게 만들었을까요?


 살충제 계란의 파동을 되짚어보고 우리집 냉장고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방법을 같이 고민해볼까요?


# 우리 식탁을 떨게 한 살충제 계란 속 피프로닐, 비펜트린은 무엇?

지난 2월 유럽산 계란에서는 피프로닐과 비펜트린이 검출됐습니다.


이 두 물질은 해충방제에 사용되는 물질로, 체내에 축적되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개와 고양이’에게만 사용가능하며, 식용으로 사용되는 ‘가축’에 사용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이번 사태의 경우 ‘일부’ 양계농가에서 닭 진드기, 와구모를 방제하기 위해 이 위험한 살충제를 ‘혼용돼 있는지 모르고’ 사용했다고 합니다. ‘진드기 방제에 좋더라’라는 입소문을 듣고 이 물질이 섞인 진드기 방제제를 공수했기 때문에 ‘고의성’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피프로닐과 비펜트린 검출 계란이 확인되고 식약처에서 대대적인 검사에 들어가자 전국의 산란계농가는 모두 두려움에 떨어야 했습니다. 검출된 농가조차 자신이 사용한 진드기 방제제에 ‘피프로닐이나 비펜트린이 섞여 있는지’ 몰랐기 때문에, ‘우리 농가도?’라는 불안감이 확산됐습니다.


# 동물복지와 감가삼각비

이에 앞서 “아니 닭에 진드기는 왜 발생한거여!?!?”라는 궁금증도 생기는 분들도 참 많습니다. 일단 언론에서 송출한 기사를 정리하면,

닭진드기. 농업현장에선  일본어인 와구모로 통칭됨.

1. 닭은 원래 진드기 생기는 거 맞는데 방목해서 키움, 모래 목욕해서 지네가 알아서 없앰.근데 산란계 농장은 엘리베이터 식 좁은 케이지에 닭을 넣고 밀식 사육함. 방목해서 넓은 공간에서 키우됨. 동물복지 실현하라!


2. 닭이 밀식사육땜에 스트레스 쌓여서 서로를 공격할까봐 무려!!! 닭 부리를 자름. 헐 잔인해 동물복지!!!!ㄱㄱ


3. 육계는 넓은 공간에서 키워서 진드기 없음, 모래목욕도 함, 위생관리 철저함! 치느님 짱짱맨 치킨먹자!


인데요ㅋㅋㅋ 팩트는 체크합시다 ㅋㅋㅋ


<Fact cheak>

1. 밀식사육 < O > 한 알 천원 괜춘?

감가삼각비로 좁은 공간에서 밀식사육합니다. 그래요 넓게 키우고 모래목욕하면 좋죠.

근데 그러면 부지가 넓어지고 감가삼각비로 경영소득은 떨어지게 됩니다. 좁디좁은 한국의 땅값, 그렇다면 계란 값은 자연스레 올라가겠네요. 한 알에 ‘천원’으로 팔더라도 지불하고 먹을 수 있는 선진적인 소비자 의식이 있어야 가능하겠어요 ㅠㅠ 누군가 싸게 먹는다면 누군가의 희생이 따르는 법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겠네요.   


2. 닭 부리 절단 <O> 개체 간의 안전을 위해

닭은 원래 밀웜같은 곤충을 쪼아 먹기 좋도록 부리 끝이 날카롭게 발달돼 있습니다. 이 때문에 개체 간, 닭 자체의 안전을 위해 이 부분을 자르는 겁니다. 학대 아니에요 ㅠ.ㅠ


3. 육계는 살충제 안 뿌린다<O>...사육기간 달라

닭고기로 사용하는 육계는 보통 살충제를 안 뿌립니다. 하지만 이유는 모래목욕을 해서라기 보다 생후 ‘30일만’에 도축하기 때문인데요. 진드기가 생길 겨를이 없다고 하네요. 다만 산란계는 2년 이상을 키우는 만큼 진드기 발생률이 높은 거에요. 산란계 농가도 청결관리 열심히 합니다. 오해하지 말아주오~ 30일과 2년의 차이인것을!

  

맞다, 하지만 오해가 있다.
정도로 정리되네요.


# 정부 발표 오류 속출, 안심할 수 없는 “소비자 -> 안사요!”

무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정부가 계란의 살충제 성분을 전수조사한 결과 80%의 산란계 농장이 ‘비검출’된 것으로 확인되며, 사건은 이대로 일단락되는 듯!!!!..... 했으나,


80%의 착한 양계장을 뒤로하고 소비자들은 ‘불매’모드에 들어갔습니다. 일부 음식점에서는 계란이 사용되는 음식을 판매하지 않거나 계란을 다른 재료를 대체하기에 이르렀습니다.

http://naver.me/xrFKgitJ


정부에서 발표한 살충제 계란’ 난각코드에서 계속해서 오류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스튜핏!!)

농림축산식품부는 피프로닐이 검출된 전남 함평군 농가에서 생산된 계란의 난각코드를 ‘13나선준영’이라고 발표했다가 하루 뒤 '나성준영', 또 다음날은 '13나성준영'이라고 정정.

강원 철원군 살충제 계란의 난각코드를 '08NMB'라고 발표했다가 '08LNB'로 정정.

충남 아산시 살충제 계란은 '11무연'이라고 발표했다가 '11덕연'으로 정정하는 등


이번 사태가 불거진 첫 날부터 수차례 엉터리 통계잘못된 정보를 송출했고 끊임없이 오류 정정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살충제 계란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난각코드를 잘못 알린데에 그치지 않고 지난 8월 19일에는 전국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수조사에서 419개의 농가를 조사대상에서 누락했다고 발표. 추가 검사를 실시하는 등 착한 양계장들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마저 과감하게 깎아 먹어버렸으요ㅠㅠ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의 한 브런치 집은 해당사태 발생후 전 메뉴에서 계란을 뺐다.

정부의 정확하지 않은 정보의 송출는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극대화 시켰으며, 이는 소비자들이 ‘계란 구매를 아예 포기’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한 것입니다.



# 덩달아 피해보는 착한 양계농가는 누가 책임지나?

이 때문에 해당 살충제를 뿌리지 않은 착한 양계장마저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8월 20일기준 8월 계란 구매율은 평년대비 40%이상 감소했는데요. 이런 가운데 이낙연 총리는 ‘농식품부를 통해 농가조사를 철저히 하고, 식약처를 통해 유통상황을 확인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이어 잘못 송출돼 피해를 입은 농가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겠다고..했..습니다.


이 보상금이 농가의 피해를 어떻게 보상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잘못된 정보 송출은 소비자 신뢰를 붕괴시켰고, 피해는 착한 농가 모두가 입고 있기 때문이죠.


# ‘착한’ 소비 ‘착한’ 알림

정부는 착한 양계장에 대한 피해를 일축시켜야 합니다. 왜 살충제 계란만 알립니까! 소비자가 궁금한 것은 지금 우리집 냉장고 속에 있는 계란이 안전하냐, 안전하지 않으냐에 대한 것인데요. 정부는 한시라도 빨리 안전한 계란, 무항생제 계란 농가의 정보도 소비자들에게 공개해주길 바랍니다!


작가의 이전글 청년들은 '왜' 농촌으로 갔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