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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리수리 마수리 Oct 11. 2018

헨리 8세와 여인들

헨리 8세와 영화 <천일의 앤>



"최고의 망나니를 프랑스에서 데려왔습니다"

"내 목은 얇은데..."


그 말을 남기고 '엘리자베스 1세'의 어머니 '앤 불린'은 천일 간의 왕비 자리를 내놓고 단두대로 향한다.


* 잉글랜드 왕 헨리 8세(1491~1547)는 부인이 6명에, 수많은 정부가 있었다. 앤 불린은 두 번째 왕비였는데 그렇게 되기까지 헨리의 마음을 가장 애태운 여인이었다.

"나는 정부로는 살고 싶지 않아요. 나를 갖고 싶다면 왕비로 만들어주세요. 그럼 아들을 낳아드리죠."

앤 불린이 이렇게 말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앤의 언니가 바로 헨리 8세의 정부였고 결국에는  외면받는 모습을 가장 가까이서 보았기 대문이다. 사실, 헨리가 앤을 처음 보게 된 것도 정부인 메리 불린(앤의 언니)를 만나러 가서였다. 결코 마음을 주지 않는 앤을 곁에서 보기 위해 왕비인 '캐서린'의 레이디(시녀)로 궁에 오게 하지만 앤은 여전히 도도하기만 하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단 하나. 정식 왕비가 되는 .


문제는, 왕비인 캐서린이 막강한 에스파냐의 공주라는 것이다. 에스파냐는 16세기를 호령했던 나라이자 이혼을 금지하는 독실한 가톨릭 국가.

헨리 8세가 왕비 캐서린과 이혼하고 앤과 결혼하기 위해서는 에스파냐의 눈치와 로마 가톨릭의 이혼 승인을 받아야 하는 상황. 교황이 이혼을 허락하지 않자 헨리 8세는 가톨릭을 버리고 영국만의 종교를 만드는데,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영국  '성공회' 다.  


헨리 8세와 앤의 결혼식 장면에서는, 둘을 조롱하기 위해 시민들이 'HA'라고 적힌 양탄자를 길에 깔고 HA -HA- HA(하-하-하, 조롱)를 외친다. Henry와 Anne의 첫 글자를 따서 비웃은 것이다.


앤을 얻기 위해 국교까지 바꾼 헨리 8세. 그러나 앤과의 결혼 생활은 천일만에 끝난다. 앤이 아들을 낳지 못하자 크게 실망하고는 '제인 시모어'라는 여인에게 눈을 돌리고 앤에게 근친상간의 누명을 씌워 참수형에 처해버린다.


헨리 8세는 아들에 대한 집착이 강했던 것 같다. 하지만 수많은 여인들과의 사이에서 아들은 딱 한 명.

앤을 처형하고 11일 만에 결혼한 세 번째 부인 제인 시모어 가 낳은 에드워드 6세(마크 트웨인의 소설 '왕자와 거지'의 모델). 그렇지만 그는 젊은 나이에 죽고 만다.


이리하여 왕관은 첫 번째 부인(캐서린)이 낳은 '메리 1세'에게 돌아가는데, 성공회에서 가톨릭으로의 복귀를 꾀하면서 엄청난 피의 정치를 하게 된다. 그래서 그녀를 '피의 메리'라고도 부른다. 

그녀는 왕이 되기까지 인고의 세월을 보냈는데 앤 불린의 방해로 부모를 만나지도 못했으며 왕위 계승 자격을 박탈당하기도 했다.

앤은 자기가 낳은 딸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싶었던 것이다.


메리 1세도 재위 기간(1553~1558)이 길지는  않았다. 그녀가 죽은 후, 왕관은 엘리자베스가 받는데 그녀가 바로 영국이 사랑하는 '엘리자베스 1세'이자 앤 불린의 딸이다.


연산군은 어머니 '폐비 윤 씨'의 죽음을 정략적으로 이용한 측면이 있는데 반해 엘리자베스 1세는 죽을 때까지 어머니 앤 불린의 이름을 한 번도 입밖에 낸 적이 없다고 한다.


* 우리가 영국이라고 부르는 나라는 '브리튼 왕국'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스코틀랜드, 잉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이렇게 네 나라로 이루어져있는데 보통 스코틀랜드 합병(1707) 이전의 역사는 잉글랜드로 쓰고 그 후의 역사는 영국이라고 부른다.


헨리 8세+첫 번째 부인 캐서린=메리 1세
헨리 8세+두 번째 부인 앤 불린=엘리자베스 1세
헨리 8세+세 번째 부인=에드워드 6세


<영국 튜더 왕조>
헨리 7세-헨리 8세-에드워드 6세-(제인 그레이)-메리 1세-엘리자베스 1세

엘리자베스 1세가 후사 없이 죽자 가장 가까운 혈족인 스코틀랜드 왕 제임스 6세가  영국에 와 제임스 1세가 되면서 스튜어트 왕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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