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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리수리 마수리 Oct 17. 2018

두 나라의 국왕, 제임스 1세

제임스 1세와 영화 <브이 포 벤데타>

내 뒤를 이을 사람을 스코틀랜드의 제임스 스튜어트로 정하노라


엘리자베스 1세는 이 말을 남기고 숨을 거두었다.

스코틀랜드의 제임스 6세가 잉글랜드의 제임스 1세가 되는 순간이다(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 동시 통치).   




왕과 종교의 관계를 알아두면 영국 역사를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종교로 불거진 갈등과 반목이 내란, 혁명, 전쟁을 불렀고 그 역사를 통해 영국만의 '의회 민주주의'가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제임스 1세가 즉위했을 때, 잉글랜드는 가톨릭 신자, 국교회(성공회) 신자, 청교도(Puritan) 이렇게 세 집단으로 갈라져 있었고 각자 왕에게 바라는 기대치가 달랐다.


헨리 8세 엘리자베스 1세 시절 탄압을 받던 가톨릭교도들은 어머니(메리 스튜어트, 엘리자베스 1세의 사촌동생))가 가톨릭 신자인 제임스 1세가 즉위하자 가톨릭 부흥을 꿈꾸었다.  

그리고 청교도들은 국교회가 가톨릭 교회의 흔적을 지우고 더 깨끗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청교도를 가리키는 Puritan이 정화한다는 뜻의 purify에서 나왔다).


그러나 제임스의 정책은 어느 집단도 만족시키지 못했고 절망한 가톨릭교도들은 그의 암살을 시도한다.

'가이 포크스'가 주축이 된 '화약 음모 사건'(1605).

의회 의사당을 폭파시키기 위해 지하에 화약을 쌓아두고 실행을 코앞에 두었지만 밀고자로 인해 거사(예정일은 11월 5일) 이전에 발각되어 암살이 실패로 돌아간 사건이다.

당시 의회는 청교도와 국교회 주도였는데 1606년에 11월 5일을 기념일로 지정한 것이  '가이 포크스 데이(Guy Fawkes Day)’의 기원이다. 영국 현지에서는 그날을 기념해 짙은 콧수염이 상징인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쓰고 불꽃 축제를 한다.  'guy'가 이 이름에서 나왔다.


사실, 가이 포크스는 자신의 종교 세력을 위해 암살을 시도한 거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유, 혁명, 무정부주의, 권력에 저항하는 인물로 자리매김되었다.

대한항공 시위 현장에서도 이 가면이 등장했다.




영화 <브이 포 벤데타, V for Vendetta>에서 주인공 '브이'는 가이 포크스의 가면을 쓴, 저항과 무정부주의의 상징이다.


3차 대전이 일어난 후, 2040년 영국.

정부에 반하는 이들은 어디론가 끌려가 사라지고 거리는 온통 감시 카메라와 녹음 장치 투성이다. 철저히 정부의 통제 아래 움직이는 전체주의 사회. 그러나 사람들은 인식하지 못하고 평욘한 삶을 이어간다. 이런 때에는 응당 영웅이 나타나는 법. 바로 브이(V)다.

가이 포크스의 가면을 쓰고 홀연히 나타나 위험에 처한 소녀 '이비(EV)'를 구해주고 그녀와 함께 압제와 폭력에 맞서는 혁명을 시도한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혁명을 완수하기 위해 브이에 의해 저질러지는 폭력과 공포. 이 지점에서 브이와 이비는 견해차가 생기고 영화는 내내 '신념'에 대해 이야기한다.

히틀러도 신념은 차고도 넘쳤다. '
태극기 부대'도, '촛불 부대'도  상대 진영에서는 이해 불가겠지만 자신들의 신념이 있었을 것이다.


브이와 이비의 관계는 <좌와 벌>의 라스콜리니코프와 소냐를 생각나게하고,  브이는 영화 <배트맨 다크나이트>를 떠오르게 한다.




제임스 1세 재위 기간에는 에스파냐가 남아메리카로부터 엄청난 부를 축적하고 있었다. 이것을 보면서 제임스는 북아메리카의 금에 눈을 돌려 '디스커버리호' 등 세 척의 배를 보냈고 그때 건너간 사람들이 정착한 곳이 지금의  미국 버지니아주 '제임스 타운'이다. 왕의 이름을 딴 그 도시는 최초의 영국 식민지가 되었다.

이때의 이야기가 애니메이션 <포카혼타스>인데 제임스타운의 지도자 존 스미스가 인디언에게 잡혔을 때 구해준 이가 바로 추장 딸인 포카혼타스. 포카혼타스는 나중에 제임스타운의 또 다른 지도자인 롤 로프와 결혼한다.


시간이 흘러 1620년, 또 한 부류의 사람들이 배를 타고 북아메리카로 갔으니, 그들이 바로 '메이 플라워 호'를 타고 간 청교도들이다.


영국 국교회(옹호)
 헨리 8세, 엘리자베스 1세, 제임스 1세, 찰스 1세

가톨릭(옹호)
 메리 1세(피의 메리), 찰스 2세, 제임스 2세

<영국 튜더 왕조>
헨리 7세-헨리 8세-에드워드 6세-(제인 그레이)-메리 1세-엘리자베스 1세

<영국 스튜어트 왕조>
제임스 1세-찰스 1세-찰스 2세-제임스 2세-메리, 윌리엄 3세-앤 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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