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부쩍 기분도 안 좋고 우울한 이유도 뭐 때문인지도 모르겠고 체력도 안 좋아지고… 그런 매일의 연속이었다.
오랜만에 중학생 때부터 친했던 친구들을 만났다.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만났으니까 헤아려보니 26년 차이다.
“야 벌써 우리가 알고 지낸 지 26년이 됐네.”
“우리 나이가~;;;“
“근데 40살이 되면 뭐라도 될 줄 알았지!”
“우리가 뭐 어때서… 넌 가정을 이뤘ㄱ…”
“그게 뭐냐..”
이런 얘기들을 웃으며 주고받고 닭꼬치와 생맥주를 먹고는 헤어졌다.
40살이란, 그저 지나가는 연속적인 숫자의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오늘 내 나이를 되뇌어보니 정말 아무것도 이룬 게 없는 것이 아닌가…
어떤 사람들은 40살에 기업 오너가 되고, 최고의 톱스타가 되고… 그러는 사이 나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고 거울을 보면 깊게 파인 팔자주름이 웃을 때마다 더 깊어 보인다. 나의 건강했던 부모님은 이제 여기저기 쑤시고 아프시고, 낮에는 회사, 밤에는 어린이들과 지지고 볶다 보면 또 그렇게 하루하루가 지나간다. 내가 어릴 때 40살의 나를 상상해 보면 이런 모습이 아니었는데 하며 쓴웃음을 짓고 만다. 나의 꿈을 이루기에는 너무 늦은 나이가 아닌가? 아니 대체 나한테 꿈이란 게 있기는 한 걸까? 등등 다양한 생각이 몰려올 때쯤… 또 어린이들이 나를 찾는다.
뭐라도 될 줄 알았던 14살의 우리는
그렇게 회사원 1, 회사원 2, 회사원 3이 되어 만나,
우리와 같이 나이가 들어가는 밴드의 근황을 궁금해하고, 어릴 때 먹던 떡볶이 집에 가서 사장님 건강을 걱정하고, 말도 안 되는 유머를 던지며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