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온블리 Apr 23. 2021

코로나에 걸리는 것보다 무서운 건

이해 관용 공감 배려가 필요한 사회




코로나 확산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제가 사는 지역도 거대한 코로나 태풍이 한바탕 휩쓸고 갔습니다. 식당마다 문을 닫다시피 했고, 손님들의 발길이 끊어졌습니다. 손님이 바글바글하던 맛집도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특히 테이크아웃만 가능했던 카페는 더욱 피해가 컸습니다. 그럴수록 직원들의 고민도 깊어졌습니다. 이런 상황을 그저 외면하지 말자 했습니다. 사장님들이 잘 이겨낼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응원했습니다.


이전 포스팅: 코로나 시대에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도 복지관에 후원을 중단하지 않은 사장님이 있습니다. 심지어 지난달부터 복지관에 정기 후원금을 더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그 마음이 참 감사했습니다.


그런데 불과 며칠 전에 확진자가 그 가게를 다녀간 것입니다. 이틀 전부터 가게 문이 굳게 닫혀 있었는데, 알고 보니 사장님이 확진자로 인해 감염된 것이었습니다. 온종일 마스크를 쓰고 힘겹게 카페를 운영하고 있었을 텐데 이런 일이 생겼으니 사장님 마음이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감히 상상조차 하기 어렵습니다.


소식을 접하자마자 직원들에게 위로와 응원의 편지를 써서 가게 문에 붙이자고 제안했습니다. 직원들 한 명 한 명 마음을 담은 편지를 들고 굳게 닫힌 가게 문에 붙였습니다. 행여 바람에 날아가 버릴까 싶어 테이프로 한 번 더 붙였습니다.

가게 문에 붙인 응원 편지


늦은 밤 사장님 동생이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직원들이 쓴 편지를 읽고 가족들 모두 펑펑 울었다고 합니다. 온갖 억측과 소문이 무성해서 심적으로 너무 힘들었는데 직원들 편지에 큰 위로가 되었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커피만 판 것이 아니었음을 깨달았다며 고마움을 표현하셨습니다.




코로나에 걸리는 것보다 더 무서운 건 사람들의 곱지 않은 시선입니다. 죽을 만큼 힘들지만 어떻게든 버티고 버티며 희망을 버리지 않았는데, 다시 일어서기 힘든 거대한 파도처럼 느껴졌을 겁니다.


우리 집은 코로나가 터진 이후 단 한 번도 아이들과 외식한 적이 없습니다.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려고 노력하지만, 언제 어디서 어떤 경로로 감염될지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종종 이런 상상을 합니다.

만약 내가 코로나에 걸린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가족은 물론 아이들 학교와 직장, 아파트 주민들에게 폐가 될까 두렵습니다. 과연 이 엄중한 시기에 코로나에 걸리고 싶은 사람이 있기는 할까요? 당연히 없겠지요.


무릇 사람 사는 사회는 이해와 관용, 공감과 배려가 필요한데 지나치게 한쪽으로 몰아가는 이분법적이고 몰가치적인 시선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확진자가 누군지,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신상을 털고 멀리할 게 아니라 지금은 아픔을 공감하고 진심 어린 위로와 응원이 필요할 때입니다.


여러분, 우리 조금만 더 이해하고 여유를 갖고 살아요.

앞만 보지 말고 옆도 보고 뒤도 돌아보며 살아요.

다른 사람의 아픔에 공감하고 배려해요.

그렇게 우리 사람답게 살아요.


사장님의 쾌유를 빕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코로나 시대에 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