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의 인류는 어느 때보다 이념과 종교, 인종의 문제가 수면에 떠 오른 시기였다. 두 번의 크나큰 전쟁을 치렀고 그러한 전쟁은 과학과 기술의 빠른 발전의 계기를 마련해 준 아이러니한 역사 속에서 인류는 그동안 가려진 현실의 모순과 부조리의 깊은 수렁을 봤다. 이러한 20세기는 산업화, 세계화로 인해 세계정신을 개인의 내면세계로 돌리게 한 계기가 되었고 각 개인이 살아가는 현장에는 ‘이것도 저것도’ 해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오직‘이것이냐 저것이냐’의 선택만 있을 뿐이라는 실존주의가 정립된 시기였다.
이렇게 인류는 과거와는 다르게 개인의 내면세계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철학과 예술은 그러한 인간 개인의 내면에 집중하며 발전되었다. 이러한 20세기를 지나 정보화 시대라 불리는 21세기에는, 더욱이 4차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새로운 혁명이 예견된 시기에, 특히 인공지능 시대를 맞이한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세계정신은 개인의 내면세계를 보다 독립적이고 주체적으로 형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독립적인 형성을 위한 방법으로 개인 내면의 창의성은 필요 불가피한 요소일 것이다.
이미 우린 빠른 디지털 정보화 시대로 접어들었고, 과거 물류나 자원, 유통에 의한 기업보다는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과 같은 창의성을 무기로 등장한 기업들이 세계 경제의 축을 바꾸고 있다. 이는 제품의 효용, 생산 효율, 품질관리 등이 기업의 승부를 좌지우지하는 요소가 아니란 증거이다. 또한, 개인의 내면을 바라보던 시대정신이 디지털 미디어에 의해 빠르게 확산함에 따라 기업은 인간의 본성에 호소하는 전략이 무엇보다도 중요해지고 있다. 따라서 일부 기업에서는 기술의 평준화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예술적 지능지수인 예술지능(AQ - Artistic Quotient )의 향상을 핵심적인 직원 교육으로 구성해 새로운 경쟁력을 구축하기도 한다.
문화예술교육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문화와 예술에 대한 각각의 정의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우선, 예술은 인간에게 아름다움을 제공하고 형성시키려는 인간의 창조 활동을 의미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음악, 미술, 문학과 같은 것을 들 수 있다. 하지만 문화는 그보다 더 넓은 범위를 포괄하고 있다.
문화는 한 사회 구성원 간 공유하는 삶의 방식 및 가치관을 의미하는 행동 양식이나 상징 구조이며 인간의 지적·정신적·창의적 활동의 결과물과 같이 넓은 분야를 포함한다. 그러므로 ‘문화예술교육’이란 단어는 단순히 문화와 예술이 합쳐진 단어가 아니라 예술을 중심으로 문화를 교육하자는 의미이다.
예술은 20세기를 기점으로 개인 내면의 문제를 바라보는 방향으로 가장 빠르게 혁신한 분야로써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문화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며 이는 곧, 감수성 계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문화와 예술은 과거 개인의 지식만을 향상하려는 능력에서 사회 구성원 간 가치를 공유하고 융합할 수 있는 능력으로써 21세기를 대처할 가장 경쟁력 있는 능력이라 할 수 있겠다.
흔히 사람들은 예술은 내 안의 주제를 밖으로 표현하는 것이라 하고, 디자인은 내 밖의 문제를 제품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라 말한다. 이처럼 미술과 디자인의 차이를 해결하려는 문제와 대상으로 보는 게 일반적으로, 디자인은‘제품을 통해’라는 중간 매체가 있음이 큰 차이이다. 즉, 예술인가 디자인인가의 구분은 창의적 사상을 표현하는 대상과 효과로 나눠 이해할 수 있는데, 그 창의적 생각이 캔버스, 혹은 오브제를 통해 표현되어 사상만을 표현하고 전달하는가…. 아니면 제품을 통해 창의성이 발휘되어 제품으로 사용하게 하여 그 창의성이 투영되는가로도 구분 지을 수 있다.
즉, 창의성이 ‘인간의 심미적 아름다움만을 전달하기 위해 사고하는 것’과 ‘사용을 통한 심미적 아름다움을 위해 사고하는 것’으로 그 목적을 달리한다고 볼 수 있다.
예술을 생각하면 ‘그림을 그리고’, ‘노래를 부르고’, ‘무용 동작’ 등의 표현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리고 그러한 표현력은 창의성을 발휘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이 둘은 분명 다른 관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본 장에서 얘기하려는 창의력 계발을 위해 표현력에 너무 갇혀 본질에서 벋어 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표현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또 나름의 노력과 일부 기술적 요소가 필요하며 많은 예술가는 그 표현을 수만 번의 연습과 실패를 통해 이룬 결과니 말이다.
‘창의성’은 ‘비판적’, ‘사회적’, 때론 ‘초인지적’ 사고이며, 그것은 생각의 진보를 통한 행동의 변화나 의사결정 등과 같은 여러 가지 실천적 행위의 총체적 결합으로 영향을 주는 사고능력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이렇게 창의성은 인간의 인지와 지성의 총체적인 결합으로 발현되는 것으로, 창의성을 계발한다는 것은 어떠한 구체적이고 명확한 방법론으로 정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창의성 계발을 위해 누군가를 교육한다는 것에는 많은 어려움을 안고 있다. 하지만 “창의성 격차(Creative Divide)가 국가와 개인의 행복을 결정짓는 시대”라 주장한 J.P.Guilford, 심리학 박사의 말처럼 창의성은 미래의 기업이나 개인에게 가장 큰 경쟁력이 될 것이 분명하기에 개인의 창의성을 계발하기 위해서는 우선하여 창의성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는 작업부터 해야 할 것을 제안한다.
아래는 ‘에드워드 드 보노’가 제시한 창의성에 대한 선입견에 대한 설명이다.
창의성에 대한 선입견 10가지
1) 오직 한 가지 정답만 있다고 생각한다.
2) 그것(창의성)은 논리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3) 규칙을 따라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4) 현실적이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5) 모호함을 피하려고 한다.
6) 실수를 저지르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7) 놀이는 경박스러운 것이라고 여긴다.
8) 그것(창의성)은 나의 영역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9) 어리석은 행동은 말고 순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10) 난 창의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개인이 창의성을 발현한다는 것에 불필요한 선입견을 없애게 되었다면, 창의적 인재양성과 관련한 문화예술교육의 사례를 통해 개인, 혹은 기업에서의 창의성을 향상하는데 조금이나마 이해를 돕고자 한다.